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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떼르넬 쇼콜라

에떼르넬 쇼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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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34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1028953
ISBN10 895102895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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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의 눈빛에는 경계가 섞여 있었다. 두 사람을 완전히 믿을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믿지 않을 수도 없다는 눈빛이었다.
“두 분이 여기는 무슨 일이세요?”
“할 얘기가 있어서 왔습니다.”
“변명을 하러 온 거예요? 아니면 진실을 말하려 온 거예요?”
진영은 똑 부러지게 말하고 있었지만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는 진실을 말하려 왔습니다.”
현호가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그가 앞으로 한발자국 다가오자 진영은 한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인지 더 이상 구별할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모두가 할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처럼 보였다.
“이 사건 때문에 진영 씨가 두렵다는 거, 믿을 수 없다는 거 잘 압니다.”
“아뇨. 전 이 사건 때문에 두려운 게 아니라 당신들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두려운 거예요.”
“저희를 믿어야 합니다.”
“왜요? 왜 제가 두 사람을 믿어야 해요?”
“저희를 믿지 않는 것은 故 이한수 씨를 죽인 범인이 정혁찬 씨라고 믿는 것과 같은 소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현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말이 백번이고 옳았기 때문에 진영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진영이 고개를 돌렸다. 현호의 뒤에 서 있던 수지가 앞으로 한발자국 나왔다. 그녀가 진영의 어깨를 잡았다. 진영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진영 씨가 이러는 거 충분히 이해해요. 우리 이야기가 듣고 싶지 않다면 듣지 않아도 좋아요. 다만 이것만은 알아뒀으면 해요.”
진영이 다시 뒤로 주춤 물러났다. 수지의 손이 힘없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사랑이라는 건요,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했다, 스스로 말하기 전까지는 그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믿는 거예요.”
진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수지는 그녀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제일 먼저 눈치 챘다. 수지가 한발자국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진영은 제자리에 서 있을 뿐 더 이상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전 정혁찬 씨를 믿고 있어요. 그건 이 사건에 개입되었기 때문도 아니고 정혁찬 씨를 사랑하기 때문도 아니에요. 저는 그냥 제 직감을 믿고 정혁찬 씨를 믿는 거예요.”
“…….”
“저는 여자의 직감 하나로 정혁찬 씨를 믿고 있는데, 진영 씨는 사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혁찬 씨를 믿지 못하는 거예요?”
진영의 고개가 좌우로 움직였다.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으나 그녀는 작은 움직임에 혁찬에 대한 믿음을 담았다. 수지가 다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좋아요. 이제 우리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됐어요?”
“그럼 먼저 이 갈색 서류 봉투에 대해 얘기해줘요.”
진영이 남자에게 건네받았던 갈색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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