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기기를 접하기 어렵다 보니 기사나 블로그 등의 간접 경험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VR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가지거나, 반대로 부정적인 사례를 보고 지레 걱정하는 사람들을 종종 접한다. 제일 안타까운 사례가 VR 기기들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토론이 아닐까 한다. VR은 기기의 성능, 콘텐츠에 따라 경험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남의 경험담이나 느낌을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자신이 직접 접해보고 판단하기를 권한다. 기기를 경험하는 방식은 모바일 기반이냐, PC·게임기 기반이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p.4
2012년 오큘러스 리프트의 등장 이후, HMD 방식의 가상현실 기기들은 다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은 업체들이 앞다투어 투자를 하고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 결과 PC 기반의 VR용 기기들은 300~600그램 내외의 무게로 줄었으며, 모바일 기반의 제품들도 별도 연결선이 없어도 실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조차도 아직은 부족하기에 2017년 CES에서는 좀 더 가볍고, 좀 더 정확하며, 무선으로 동작이 가능한 수준의 기기와 액서서리들이 등장한 상태다. 모바일 기반의 VR로는 삼성과 오큘러스가 협업하여 개발한 기어VR이 2017년 1월 기준 500만 대를 출하한 상태인데, 구글은 ‘안드로이드 7.0 누가Nougat’ 기반의 VR 플랫폼 데이드림Daydream을 내놓고 지원 제품들을 차츰 늘려가면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 p.40
세계적 금융 전문 기업인 골드만삭스에서는 2025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시장 규모를 대략 800억 달러(약 96조 원)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데스크탑 PC 시장과 맞먹는 규모다. 그만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분야는 앞으로 콘텐츠뿐 아니라 하드웨어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의 시장 전망치인 800억 달러 중 소프트웨어가 35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고, 다시 그 중의 161억 달러는 일반 소비자용이 아닌 기업용이나 공공용이 차지할 것으로 봤다. 그리고 남은 189억 달러 상당의 가상현실·증강현실 소프트웨어는 모두 게임과 엔터테인먼트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 중 비디오 게임의 비중이 116억 달러로 전망된다. --- p.57
나이트워크를 선보인 구글은 역시 예상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2016년 11월 16일, 구글 어스Google Earth VR을 발표한 것이다. 이미 구글은 구글 어스를 통해 오래 전부터 세계의 지리와 건물 정보를 PC와 모바일을 통해 제공해왔다. 항공 및 위성을 통해 촬영 수집한 이미지 정보를 분석하고 역시 위성 GPS 정보 등을 결합해 제공한 것이다. 구글은 PC와 모바일에서 제공하던 구글 어스 서비스에 가상현실을 더해, 구글 어스 VR을 내놓았다. 구글 어스 VR을 즐기기 위해서는 가상현실 디바이스가 필요한데, 당장에 사용 가능한 하드웨어는 HTC 바이브뿐이며(향후 다른 디바이스로 확대 가능) 해당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곳 역시 HTC 바이브와 협력관계인 밸브 사가 운영하는 가상현실 플랫폼, 스팀Steam이다. 구글어스 VR 앱은 구글이 스팀 플랫폼에 두 번째로 출시한 앱이다(첫 번째는 VR 그림 툴인 구글 틸트브러시Google Tilt Brush). --- pp.82-83
소니도 2016년 10월 PS VR을 출시하면서 ‘섬머레슨’이라는 게임을 동시 발매했다. 주인공 캐릭터의 가정교사가 되어 정해진 기간 동안 과목별로 수업을 시키고,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일주일 동안 시험을 준비하게 된다. 프린세스 메이커 류의 육성 게임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2014년 최초 티저 영상 공개 이후 엄청난 화제를 모았는데 발매 후 공개된 영상이나 리뷰를 보면 흥미로운 콘텐츠이지만 콘텐츠 볼륨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향후 후속작이나 DLC로 캐릭터 추가나 이벤트를 늘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리즈가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궁금해지는 콘텐츠라고 하겠다. --- p.101
데이트뿐만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끼리 만남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기술들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2016년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F8 컨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은 가상현실에서 셀카를 찍는 기능을 선보이며 소셜 VR 시대가 다가왔음을 알렸다.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가상 공간에 모여서 함께 셀카를 찍는
데모는 소셜 VR의 특징인 ‘자유로운 공간 이동’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 p.103
글로벌 업계는 가상현실을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생각하는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등의 기업이 중심이 되어 가상현실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콘텐츠 제작 및 유통 분야가 가상 현실을 전략적으로 키우려는 정부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으나, 관련 기업은 아직 실질적 대응을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주로 실사 영상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가고 있고, 일부 중소 게임사는 가상현실 게임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결국 가상현실이 산업 전반의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빅씽Big thing’으로 이해가 되면
서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 등의 전 영역에서 기업들의 활동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 p.114
오큘러스의 한국 지사장을 지낸 볼레크리에이티브VoleR Creative 서동일 대표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가장 주목받는 VR 사업자로 VR헤드셋 제조와 플랫폼을 같이 제공하는 오큘러스, HTC/밸브, 소니, 구글을 꼽았다. 삼성의 기어VR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유통 플랫폼의 부재로 설명한다. 과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태계에서도 ‘삼성 갤럭시앱스’라는 유통 플랫폼을 추진했지만 활성화에는 실패한 바 있다. 이러한 플랫폼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상현실 분야에서는 페이스북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의 플랫폼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구글은 고품질 모바일 VR플랫폼인 ‘데이드림Daydream’을 발표했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콘텐츠 사업자를 지원하거나 통신사업자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현실 분야의 경쟁자인 페이스북과 구글은 서로를 더욱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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