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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해원도

무신해원도

윤재룡 | 청어 | 2009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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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27g | 153*224*30mm
ISBN13 9788993563597
ISBN10 8993563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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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희는 발꿈치를 널뛰기하듯 껑충껑충 춤을 추어댔다.
“내 딸아― 내가 왔다. 이 도량에서 신밥을 먹던 너의 어미란다. 너를 배고 추운 방에서 해산하여 애지중지 키웠다만, 몹쓸 인간에게 노리갯감이 되어 객사 혼신이 되었구나! 꿈에라도 내왕한들 어미가 온 줄 알며 가면 간 줄 알랴. 내 딸이 눈에 밟혀 한 구절 일러주고 가려니 맘 닦구 정성 닦어 악한 인연 멀리 허구 선한 인연 맺어 앞길 열구 살거라― 으흐흑!”
도희는 한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
박삼래와 노곡자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네눔이 무슨 권리로 이 도량을 팔아?”
“이 도량은 내 소유야.”
“근거 있어?”
“암, 있지.”
“자꾸 어거지로 귀찮게 하면 살인죄로 고발할 거야. 내 남편 조막손을 네눔허구 조코털 그리고 도레미와 여럿이서 솟대바위에서 목 졸라 죽여 벼랑으로 떨어뜨렸잖아.”
“그래, 말 잘했다. 니년이 죽이라구 애걸복걸할 때는 은제구, 이제 와서 누가 누굴 죽여?”

*
“이 도량이 누구 도량인디 뺏는겨. 내 남편이 삼 년간 고생해가며 이뤄놓은 도량인데 니들이 강제로 빼앗아? 이 천하에 천벌을 받을 놈들아!”
“뺏다니, 쌍년아. 나는 김 선생님헌티 거금을 주구 산 거란 말엿!”
“사다니, 남의 것을 무슨 증거루?”
신들래 보살은 악을 써댔다.
“증거? 흥! 똑똑히 봐두어.”
박삼래 법사는 계약서를 신 보살 앞에 바싹 내밀었다. 신 보살은 계약서를 빼앗아서 발기발기 찢었다. 박삼래는 신 보살을 보고는 씩 웃었다.
“흥! 내 이럴 줄 알구 계약서를 한 장 더 작성했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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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보면 ‘샤머니즘(shamanism)’이란, 자연 현상이나 인간사는 신의 의지에 의한 것이며, 주술사 곧 무당을 통해서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진다고 믿는, 선과 악의 두 신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신앙이다.
우리나라의 무당이 이에 속하며, 무속은 그들의 풍속이다. 어찌 보면 베일에 가려진 그들의 세계인데, 그 베일을 열어젖히고 그들의 내면을 보여준 것이 『무신해원도』이다.
김용운(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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