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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린다

나는 달린다

: 지지 않는다, 화해하지 않는다

윤효 | 이룸 | 2009년 12월 0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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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23g | 148*200*30mm
ISBN13 9788957074718
ISBN10 895707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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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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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니? 졌니? 어느 쪽이야?”
그때서야 나는 사태를 명확하게 깨달았다. 나는 이겼기 때문에 잘못한 게 아닌 것이다. 적어도 이 집에선. 당연히 지금 이 순간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답이 나왔다. 나는 거만한 표정으로 뻐기듯이 말했다.
“이겼지. 당연히.”
엄마의 얼굴이 빛무리를 머금은 듯 환해졌다. 엄마는 암사자처럼 덤벼들어 나를 끌어안았다.
“아이구, 내 새끼. 잘했다. 잘했어!”--- p.58

“말도 안 돼. 약한 새끼일수록 보호해줘야 하잖아요?”
“동물원 우리에 갇힌 호랑이들도 제 부모나 조부모가 산에서 살던 시절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다더라. 어차피 허약한 새끼는 사냥할 줄 아는 어른으로 크질 못하고 다른 짐승에게 잡아먹힐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아. 남에게 먹히는 걸 보느니 자기가 먹어주는 거야. 즉 엄마 뱃속으로 도로 집어넣어주는 거지.”
“에이, 말도 안 돼!”
“어렵지? 그래, 이해하지 마라.”
그러나 모처럼 내 등을 다독거려주는 아버지 손의 온기도 내 마음을 덥혀주진 못했다. 곧 아기 비둘기라는 새 식구들이 생길 거라는 데 생각이 미쳤을 때야 비로소 기분이 조금 나아졌던 것 같다.
결국 위로받기를 포기한 나는 엄마에게서 멀리 떨어져 화단의 가장 큰 돌 위에 주저앉았다. 갑자기 추워졌다. 입안에서 이빨들이 저희끼리 딱딱, 부딪혔다. --- p.60

비둘기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까 봐 아버지와 어미 새들 몰래 비둘기 알들을 내다버리곤 하는 엄마도 새 부부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광경만큼은 최고로 쳐주었다. 엄마는 아버지 쪽을 힐긋 보며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들을 만큼 크게 말했다.
“어쩜, 새가 사람보다 낫네. 암컷이 혼자 삼 주 동안 알 낳고 품고 하며 고생하는 걸 못 봐 젖을 같이 먹여주다니. 아무래도 하느님이 사람들 보고 좀 배우라고 저렇게 별나게 만들어놓은 것 같애.” --- p.112

나는 돌아서서 달렸다. 한참 뛰다 돌아보니 여전히 오늘의 권력이 두려운 문식이가 허둥지둥 종수를 쫓고 있었다. 나는 뾰족한 돌멩이 하나를 그쪽으로 차버렸다.
사태는 간단했다. 토미는 종수와 나를 같은 방식으로 꺾은 뒤 상대의 공포와 수치심을 이용해 착취를 해온 것이다. 어쩌면 내가 싸움을 걸었다고 생각한 최초의 사건도 사실은 그에게 유도당한 것인지도 모른다. 종수도 제 싸움의 결과가 알려져 힘을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더 웃기는 건 토미가 우리를 위협했다기보단 우리 스스로 묶여 노예 노릇을 자청했다는 것이었다. 그런 우리의 주인은 바로 공포였다. 공포에 지배당해 종수도 나와 똑같은 덫에 치었을 거라는 뻔한 사실을 짐작도 하지 못한 것이다.
--- p.264
서른 살 이전엔 인생은 추억할 만한 영화처럼 느릿느릿, 선명하게 흘러갔다.
세상에 별 보탬도 안 되면서 세상을 두 어깨에 짊어지기라도 한 듯 인상을 쓰고 다니기도 했다. 실체가 이 할이면 환상은 팔 할쯤 되는 연애를 하다 그 환상에게 채여보기도 했다. 환상에게 얻어맞았다고 아픔이 덜한 건 아니었다.
봉인을 뜯고, 깊숙이 들어가고, 기어이 달콤한 맛 너머 쓴 맛을 보고, 돌아 나오는 길을 잃어버려 헤매는 청춘. 그 무모함에 넌더리를 낸 적도 있으나 이젠 모두 아름답고 그리운 것이 되었다. 그것들마저 없었더라면 내 젊음이 얼마나 시시했을지 아찔한 걸 보면 난 오래 전에 어른이 돼버린 것 같다. 어린 왕자가 한심해하던 ‘진부한 어른’ 말이다.
성장 소설을 하나쯤 쓰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소녀가 아닌 소년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이 소설은 누군가에게 오십 마리의 비둘기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서 시작되었다. 그 많은 비둘기들이 식구처럼 살다 버려지고, 기어이 주인과 옛 친구들을 찾아 돌아오고, 소년과 한 시절을 보내다 떠나는 이야기……. 나는 무언가가 그렇듯 온전하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반해버렸다.
그 사람이 내게 그 이야기를 가져가도 좋다고 허락했을 땐 내가 자신의 ‘찬란한 유년의 왕국’을 복원시켜주길 기대했던 것 같다. 평소에 별로 해준 것이 없던 나도 그러고 싶었다. 그런데 소설이란 게 아무리 가벼운 척해도 좀 심각한 것이다 보니 결국 소년이 호되게 세상을 배워가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또 약속을 못 지켰다.
그뿐인가. 아이들이 자라기 전에 동화를 한 편씩 써주겠다고 했던 약속도 못 지켰다. 이 소설로 대신하기엔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이지만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면 그 애들에게 주고 싶다. 언제부터인가 내 인생보다 너희의 꿈과 설렘, 짱구 머릿속의 귀여운 전략들을 훔쳐보는 게 훨씬 즐거워, 하고 고백하면서.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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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우리 사회는 수천 년 전래해온 농경문화 사회에서 산업화, 도시화로 넘어오던 과도기였다. 이농 대열이 줄을 이었고, 목포발 서울행 야간 보통열차는 이농자 가족의 이삿짐 보퉁이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미래는 가능성을 예견하며 열려 있었고, 그들 가슴은 열정으로 부풀어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 박수형과 그를 둘러싼 '작은 어른' 일당의 성장기야말로 현대사의 축소판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현실과 이상은 하나의 접점에서 모아지지 않듯, 그들은 불완전한 경험으로 60년대를 좌충우돌하지만, 그 시대는 미래로 전진하는 열린 공간이기도 했다. 2000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내가 달렸던' 60년대는 비록 반세기가 지났어도 오늘 다시 곱씹어야 할 학습 공간임을 이 성장소설은 일깨워준다.
김원일(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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