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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열리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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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열리는 나무

2010 연하도서이동
이혜선 등저 | 수선재 | 2009년 11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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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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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8쪽 | 83g | 120*180*15mm
ISBN13 9788989150602
ISBN10 8989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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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본에 가는 데 필요한 초기 비용 50만원을 구할 수 없었다. 50만원조차 융통할 수 없을 만큼 가난했었다.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저자는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했던 한 연구소의 박사님을 떠올린다. 가끔씩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아 맛난 것을 사준 분이었기에 돈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 찾아갔다.
“저… 저, 50만 원만 꿔주세요.”
그 박사님은 몇 분 정도 망설이다 어렵게 말을 떼셨다.
“음. 어쩌지? 나 돈 없어…. 생각보다 가난한 사람이야. 이걸 어쩌지?”
너무 당황스런 나머지 단어로만 이루어진 대답을 했다.
“네…, 괜찮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미안함과 뒤늦게 느껴지는 창피함, 그리고 이젠 어쩌지… 하는 당혹감이 뒤엉켜 나오는 눈물. 그분은 당혹한 표정으로 나가더니 손에 봉투를 하나 들고 돌아오는데.
“50만 원은 못해주겠지만, 얼마 안 되는 용돈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돈은 내가 그냥 주는 거야.”
잉여재산이라고는 없는 그 박사님이 바닥을 박박 긁어 만들어준 돈이었다. 그 돈을 기반 삼아 일본에 갈 수 있었다. 이제는 직장을 잡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된 저자. 소득의 일정부분은 아동후원과 사회적 나눔을 위해 쓴다고 한다. 하지만 몇 년을 기부해도 그 20만 원은 절대 갚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소득의 일정부분을 떼어 주는 것이지만, 그분은 바닥을 박박 긁어서 주신 돈이었기” 때문이다. --- 이혜선(36, 컴퓨터프로그래머), '나의 20대' 중에서

사고로 인한 사망자들도 많이 봐 왔으나 이렇게 직접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목격하기는 처음이었고 또한 이렇게 감동적인 장면은 없었다.
위기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난다고 했던가. 일촉즉발의 순간, 몸도 마음도 나와 정반대로 움직인 저 허름하고 후줄근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그렇게 위대해 보일 수 없었고, 온갖 고상한 관념과 모범생 콤플렉스를 자랑삼아 두르고 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 수만 가지 아름다운 가치와 지고한 의식들을 담고 있으면 뭐하나? 위기의 순간 내민 손길 하나에 여지없이 증발해 버리고 말 하찮은 것들이라면.
지금 저분의 등을 받치고 있는 사람이 나였어야 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언제나 실천이 아쉬운 초라한 나를 느끼며, 씁쓸한 마음으로 현장을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 날 따가운 8월 한낮의 아스팔트 위에서 이름 모를 어느 아저씨가 보여주었던 용기에 한없는 감사와 존경을 올리고 싶다.
그건 그렇고. 나 경찰 맞아? ㅠ.ㅠ
--- 김정완 (37, 경찰 공무원), '무늬만 경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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