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점에서 볼 때,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은 다양한 경제, 사회 영역의 신자유주의화 함께 개인을 (교육)소비자로서 다양한 선택뿐 아니라 무한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신자유주의적 주체로 호명했다고 볼 수 있다. 사교육비의 가계 부담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고 유아부터 초등생, 중고생, 대학생, 취업준비생, (재)취업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쟁 속에서 ‘자기계발’의 주체로서 스스로 자신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사교육시장의 교육소비자로, ‘자기계발 문화의 소비자’(서동진 2005)가 되고 있는 것이다. --- p.41~42
계급은 개인의 집합이나 집단이 아니라 개인 사이의 그리고 계급 간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Kelleher 2003: 155). 미국 인류학자 오트너(Ortner 1991: 175)가 지적했듯이, “계급은 다른 계급을 단지 적대적인 집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미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의 이미지로서 인식한다.” 이러한 계급에 대한 관계적 관점(relational approach)에서 볼 때, 여기서 주목하는 어머니들의 공간적 위계수사는 이러한 “자신의 삶과 미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의 이미지”로서 타계급을 인식하고 생산관계에서가 아니라 일상의 경험 속에서 드러나는 계급 정체성을 드러낸다. --- p.70
다세대주택에 사는 어머니들은 주거 형태 차이의 수사를 동원하면서 자신들보다 경제적인 자원과 문화적인 자원이 풍부한 아파트엄마와의 사회적 관계에서 자신들이 배제된다는 것과 그들과 자신 사이의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상대적인 박탈감과 빈곤을 드러낸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아파트 거주 여성들의 내러티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 동네의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준규 엄마는 앞에서 언급한 민호 엄마를 연구자에게 소개해주면서, 민호 엄마의 경우 자신과 자녀교육에 대해 스타일, 방법, 태도가 완전히 다르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 p.84
강북에 사는 중산층 여성들은 이렇게 다양한 가능성을 저울질하면서 강남 대 강북이라는 지역적 위계수사를 통해 자신의 계급적 불안과 상대적인 박탈감을 표현한다. 또한 준규 엄마나 지민 엄마의 예에서 보듯이, 강남 그리고 강남엄마의 이미지는 강북어머니들의 자녀교육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 p.100
막상 학생들은 심층면접에서 자신의 연수 경험이 그들의 동기나 기대와 달랐다는 점을 드러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영어가 중요한 해외연수 동기 중 하나였지만 영어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면서 ‘영어가 목적이 아니라면 교환학생은 가볼 만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또 다른 예는 외국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었지만 막상 외국 친구를 사귈 기회가 많지 않고 여러 가지 한계를 느꼈다는 경우도 꽤 있었다. --- p.127
학생들은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재면서 한국 사회와 문화를 재평가할 뿐 아니라 세계 속의 자신의 위치 또는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한국을 벗어나 미국 또는 다른 외국에서 살고 싶은 욕망과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국과 그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서 전략적으로 더 유리한 자기 미래 삶의 장(들)을 가늠하고 배치하고, 또 다른 이동을 계획하고 있는 희진과 정욱의 사례는 아이워 옹(Ong 1998)이 말하는 ‘유연한 시민권’ 협상의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p.158
한국 대학은 대학의 국제화전략의 일환으로 외국인 유학생, 특히 중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지만, 한국 대학의 위계서열 구조에서 다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B대학과 C대학은 각기 다른 유치동기를 가진다. 서울 소재 유명 사립대인 B대학은 외국인 학생 수를 늘려 국제화지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음으로써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는 점에서 대학평가가 주요한 유치동기이다. 이에 비해 지방 사립대인 C대학은 입학자원의 부족에 따른 경영위기를 타개하는 한 방법으로 대학재정을 위해 일찍부터 중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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