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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예찬

무미예찬

: 고요함의 멋과 싱거움의 맛, '담백한' 중국 문화와 사상의 매혹

산책자의 에쎄-05이동
리뷰 총점9.3 리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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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top100 1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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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10쪽 | 362g | 140*207*20mm
ISBN13 9788901105369
ISBN10 8901105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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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우리를 얽어매지만, 맛없음은 우리를 풀어주는 것이다. 전자는 우리를 사로잡고 몽롱하게 하며 예속시키는 반면, 후자는 우리를 외부로부터의 압력이나 감각의 흥분, 모든 허탄하고 일시적인 강렬함으로부터 해방한다. 그것은 우리를 덧없는 매혹들로부터 자유롭게 하며 우리를 소모시키는 그 모든 소란을 침묵케 한다. 세계의 무미함(淡)을 파악할 줄 아는 내면성은 동시에 정적과 평온을 되찾으며, 그것을 통해 그만큼 더 자유롭게 성장한다. …이것은 세상을 등지고 사는 고독한 자들만의 윤리가 아니다. 그 교훈은 우선적으로는 정치적 차원에서 가치가 있으며 사업의 경영에 관계된 것이니 말이다. ---p.33

“중용의 덕은 어떤 전형적 표지도 지니지 않으며 뚜렷한 ‘맛’이 없으므로 사물의 정상적인 상태와 혼동되기 마련이다. 진부한 덕이라고나 할 것이다. 그것은 가장 가치 있는 동시에 가장 흔한 것이니, 모든 것이 그것을 통해 실현되지만, 그것은 결코 눈에 뜨이지 않는다. 중용의 덕은 인간 행동이라는 견지에서 가장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이지만, 그래도 그것은 여전히 가장 흔한 이상, 보통 남자나 여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이상이다.”---p.41

“군자의 사귐은 물같이 담백하지만, 소인의 사귐은 단술처럼 달콤합니다. 군자의 담백함은 우의를 더하게 하고, 소인의 달콤함은 우의를 끊습니다.” …담담함이야말로 일체의 의도가 배제된, 있는 그대로도 결코 모자람이 없는, 진정한 순진함의 보증인 것이다. 반대로, 사회적 관습을 위시하여 문명이 부과하는 모든 거짓 가치들은 우리 안에 순전히 인위적이고 따라서 극히 부박한 욕망들을 자극한다. 소인과의 교제가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그런 자극에 의존해 있기 때문이며, 그 맛은 분명 인공적이다. ---pp.48-49

맛의 체험도 마찬가지이다. 특별히 엄숙한 제사일수록(왕실의 조상들에게 드리는 봉헌제처럼) 제례는 극히 단순하다. 생선은 익히지 않고 탕은 간을 맞추지 않는다. 그런 단순함은 그 자체로 엄숙함의 표시일 뿐 아니라, 가장 드러나지 않는 맛 ― 간을 맞추지 않은 맛 ― 일수록 가장 풍부한 맛의 가능성을 지니기 때문이다.---p.63

각자가 사로잡혀 있는 함정에서 개인적 역할을 떨쳐버리고, 삶의 다른 차원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족하다. 더 이상 개인적 야심의 저편에 투영된 삶이 아니라, 세계와의 즉각적 조화 가운데 발견되는, 자연의 물과 바람뿐 아니라 사람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그야말로 ‘휴가’ 같은 삶으로 말이다. 공자도 그런 삶을 꿈꾸었음직하다. ---p.74

‘무미(淡)한’ 음이란 그렇듯 멀어져 가는 나직한 소리, 아주 천천히 사라져 가는 소리이다. 아직 들리기는 해도 거의 들리지 않는 그 소리는 갈수록 어렴풋해지면서, 그 너머에 있는 정적을 한층 더 부각시킨다. 그럴 때 우리가 듣는 것은 음의 소멸, 무차별화된 근본으로의 회귀이다. 그 잦아드는 소리는 우리로 하여금 들리는 것으로부터 들리지 않는 것으로 차츰 나아가게 하며, 그 연속적인 이행을 감지하게 한다. 그 소리는 청각적 물질성에서 차츰 벗어나, 우리를 침묵의 문턱으로 안내한다. 모든 조화의 뿌리에 있는, 충만한 침묵으로.---p.78

투명하고 냉정함은 나무의 본성에서 오는 것이니
고요함과 초연함이 인간의 마음과 잘 맞는다
여음이 이어지며 ― 모든 움직임이 그친다
음률이 그친다 가을 밤은 깊어간다.(백거이)

세상의 무수한 움직임이 그치고, 연주되는 음률마저 그친다. 여운이 잦아들면서 음은 스스로 거르고 맑아져 명상으로 이어진다. 음악과 정적의 이 틈새에서, 음의 담(淡)은 내적인 ‘심화’의 문턱 구실을 하며 밤의 발견을 부른다.---p.86

…꽃잎이 떨어진다 ― 말 한 마디 없이
사람은 담담하고 초연하기가 국화꽃 같다.(사공도)

…세계는 가을, 그것도 서리 맞은 국화의 꽃잎들이 떨어지는 깊은 가을로, 한 해의 마지막 빛깔들이 지워져 가되, 이 지워짐은 스스로 물러남으로 이루어진다. 평정하고 명상적인 상태에 이른 사람은 이런 귀환의 논리를 이해하며 거기에 쓸데없는 의미나 비장한 영탄을 덧붙이기를 삼간다. 위의 두 시행을 놓고 한 주석자는 “말 없이도 이해할 수 있을 때, 맛은 한층 더 오래 간다”고 풀이했다. 모든 말은 지나침이다. 그것은 잉여를 나타내는, 무용한 동작이 될 것이다. 담(淡)에 대해 가능한 유일한 주석은 ‘할말 없음’이 될 것이다. ---p.100

당(唐)의 위대한 시인 두보는 젊은 시절에는 ‘화려’했으나, 나이가 들면서 ‘평담’해졌다. 표현되기를 열망하는 새로운 힘들이 넘쳐나는 격정적인 시기가 지나면, 이런 힘들이 가라앉고 내면화되는 시기가 온다. 담(淡)이라는 것이 이처럼 차후에, 이전의 왕성함이 지양된 자리에 들어선다는 것은 그 충만퓇의 보증이 되며, 그것과 자칫 혼동될 수 있는 안이함이나 부실함과는 다른 것임을 분명히 한다.---p.102

담(淡)은 인위적 욕망의 기대를 무산시키고 손쉬운 만족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며 우리로 하여금 관심의 범위를 넓히게 한다는 점에서 건전하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을 넘어서게 한다. 바로 그 점에서,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노력하게 하는 열심의 원천이다. ---p.106

‘맛을 분별할 줄 안다’는 전통적인 표현은 그런 맥락에서 다분히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 그것은 단순히 시거나 짜거나 한 맛들을 구별할 줄 안다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맛 안에서도 그 맛의 거칠거나 진하거나 투박한 것을 구별하고, 더 나아가 그 맛 너머의 맛을 분별할 줄 안다는 것이다. 최초의 감각적 충격으로부터 걸러지는 이 맛 너머 맛은 차츰 연장되면서 결국에는 그 맛만이 남게 된다. 이런 맛의 접촉은 그 자체로서는 진짜 체험의 영도(零度)에 불과하며, 진짜 체험은 상대적인 부재(먹기를 멈출 때)를 가로질러 전개되는 만큼 한층 더 의미심장하다. 이것이 다시 시 쓰기(詩作)의 이상이 된다.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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