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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밤

칠레의 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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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중남미소설 64위 | 스페인/중남미소설 top100 12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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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75g | 128*188*20mm
ISBN13 9788932910321
ISBN10 893291032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우석균
1965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했다. 페루 가톨릭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스페인의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중남미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집필 중 칠레 대학교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잉카 IN 안데스』,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 『라틴 아메리카를 찾아서』 (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침실로 올라오세요, 창문을 통해』(공역), 『사랑과 다른 악마들』, 『라틴 아메리카의 근대를 말하다』(공역),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열기』,『마술적 사실주의』(공역) 등이 있다.
그림 : 아후벨 Alberto Morales Ajubel
쿠바의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다. 1956년생으로 어린 시절 엄청난 독서광이었으며, 미학을 공부한 뒤 쿠바 일간지의 풍자 만화가로 활동하다 1991년 스페인에 아트 스튜디오를 열었다. 독특한 그림책 작품 『로빈슨 크루소』, 『자유로운 새』 등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스페인 아동 문학 최고 삽화상(2003), 발렌시아 시립 문화상 최고 삽화 부문(2007), 볼로냐 국제 도서전 최우수상(2009), CJ그림책상(2009) 등 전 세계 유수의 상을 50개 이상 수상했다. 쿠바, 불가리아, 폴란드,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100회 이상의 전시를 연 바 있다. (홈페이지 www.ajubel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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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죽어 가고 있건만 아직도 하고픈 말이 너무도 많다. 내 자신과는 평화롭게 지냈는데. 그저 묵묵히 평화를 누렸건만. 그런데 느닷없이 이 일 저 일 떠올랐다. 그놈의 늙다리 청년 탓이다. 나는 평화로웠단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평화롭지 않다. 몇 가지는 분명히 밝혀 둬야겠다. 그래서 팔꿈치에 몸을 의지하고, 덜덜 떨리기는 해도 고상한 머리를 꼿꼿이 쳐들고 기억을 낱낱이 더듬어 보련다. 내 자신을 정당화해 줄 행동들을 찾아서. 그놈의 늙다리 청년이 내게 일부러 흠집을 내려고 불과 하룻밤 사이에 퍼뜨린 말을 뒤엎을.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나는 평생 그리 말했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기 언행에 책임을 질 도덕적 의무가 있으니까. 심지어 자기 침묵, 그래 그 침묵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 침묵도 하늘에 계신 하느님에게 들리고, 오직 그분만이 침묵을 이해하시고 판단하시니까. 그러니 침묵에도 아주 주의해야 한다. 나는 모든 일에 책임지는 사람이다. 나의 침묵은 티 하나 없다. 다들 분명히 알았으면 한다. 특히 하느님이 분명히 아셨으면 좋겠다. 나머지 사람들이야 무슨 상관이람. 하느님은 상관있으시지만. 내가 지금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가끔씩 팔꿈치에 몸을 의지하고선 깜짝 놀란다니까. 헛소리를 늘어놓다가 잠들고, 내 자신과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내 이름마저 잊어버리니, 원. --- pp.9-10

페어웰이 내게 네루다가 어땠는지 물었다. 어떻다니요, 최고의 시인이죠. 내가 답했다. 잠시 우리는 침묵을 지켰다. 페어웰이 두어 발자국 다가서는 바람에 달빛에 비친 그리스 신 같은 그의 늙은 얼굴이 보였다. 내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페어웰이 내 허리를 잠시 잡았다. 이탈리아 시인들의 밤, 야코포네의 밤, 습작생들의 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자네 이탈리아 시인들의 작품을 읽어 보았나? 나는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신학교 시절 자코미노, 피에트로 그리고 본베신의 시를 언뜻 본 적이 있노라고. 그러자 페어웰의 손이 곡괭이에 두 동강 난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면서 허리에서 철수했다. 미소는 얼굴에서 철수하지 않았지만. 그럼 소르델로는? 무슨 소르델로 말씀이신가요? 음유 시인 말일세. 소르델 혹은 소르델로라고 부르는. 읽어 보지 못했습니다. 달을 보시게나, 페어웰이 말했다. 나는 달을 쳐다보았다. 아니, 그렇게 말고. 뒤돌아서 쳐다보게. 나는 뒤로 돌아섰다. 등 뒤에서 페어웰이 읊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소르델로, 어느 소르델로냐고? 베로나와 트레비소에서 각각 리카르도와 에첼리노와 술을 마신 소르델로, 어느 소르델로냐고?, (그때 페어웰의 손이 다시 내 허리를 누르는 거야!) 라몬 베렌게르와 앙주의 샤를 1세와 말을 달리던 이. 소르델로. 그는 겁이 없었다네, 없었다네, 없었다네. --- pp.24-25

침묵이 흐른다. 늙다리 청년은 대답이 없다. 멀리서 원숭이 떼가 한꺼번에 지랄 발광하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모포에서 한 손을 빼내어 강물에 담그고 이를 노 삼아 침대 방향을 힘겹게 튼다. 인도식 천장 선풍기처럼 네 손가락을 움직여서. 침대가 방향을 틀자 밀림, 본류와 지류들, 이제 회색빛에서 탈피한 눈부시게 푸른 하늘, 바람에 휩쓸려 가는 아이들처럼 내달리는 아주 작고 아스라한 구름 두 점만 보인다. 원숭이들의 수다는 사라졌다. 정말 좋군. 정말 조용해. 정말 평화로워. 또 다른 푸른 하늘을 떠올리기 적당한 평화, 바람에 휩쓸려 서쪽에서 동쪽으로 내달리는 또 다른 작은 구름들을 떠올리기 적당한 평화, 그리고 내 영혼에 일어나는 권태. 노란 거리와 푸른 하늘. 그에 순응하여 도심으로 접근하면 거리는 그 공격적인 노란 색깔을 잃어 가고 보도가 가지런히 깔려 있는 회색빛 거리로 변해 간다. 그 회색빛 바닥을 조금만 파내면 노란색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지만 말이다. 그 점이 내 영혼에 낙담과 권태를 불러일으켰다. 낙담이 권태로 변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 다들 알고 있지만 노란 거리와 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뿌리 깊은 권태의 시절이 분명히 있었고, 그 시절에 시인으로서의 나의 활동이 중단되었다. 아니 시인으로서의 나의 활동이 위태로운 변화를 겪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표현일 것이다. --- pp.71-72

마침내 내가 세계의 공항을 누비는 시절이 도래했다. 세련된 유럽인들과 진중한(게다가 피곤에 절은 듯한) 미국인들 사이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이탈리아와 독일과 프랑스와 영국의 멋쟁이 신사들 사이를 누볐다. 그들 사이를 나는, 신의 존재를 느낀 듯 갑자기 열리는 자동문 때문에 혹은 에어컨 바람 때문에 휘날리는 사제복 차림으로 다녔다. 펄럭이는 내 소박한 사제복을 보면서 모두들 말했다. 저기 세바스티안 신부가 가네, 정열적이고 그 빛나는 칠레인 우루티아 신부 말이야. 세계를 누비고 난 후에는 늘 그렇듯이 칠레로 돌아왔다. 돌아오지 않으면 그 〈빛나는 칠레인〉이 아닐 테니까. 신문에 서평과 평론도 계속 썼다. 무심한 독자들이야 문화에 대한 내 차별화된 태도를 거의 느끼지 못했겠지만, 그리스인과 로마인, 프로방스인, 돌체 스틸 노보로 된 작품들을, 스페인과 프랑스와 영국의 고전을 읽으라고, 휘트먼과 파운드와 엘리엇, 네루다와 보르헤스와 바예호, 위고를 읽으라고, 제발 톨스토이를 읽으라고, 더 많은 문화!, 더 많은 문화! 하고 소리 높이 요구하고 심지어 애걸하는 평론들이었다. 문화의 불모지에서 잘난 척 날뛰고, 때로는 처절한 비명으로 변하는 내 아우성은 내 글의 표면을 집게손가락 끝으로 후벼 팔 줄 아는 사람들, 많지는 않으나 내게는 충분한 그런 사람들에게만 들릴 뿐이었다. 삶은 계속되고 계속되고 계속되었다. 마치 알갱이마다 미세하게 풍경을 그려 넣은 쌀알 목걸이 같은 삶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런 목걸이를 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목걸이를 벗어 눈에 가까이 대고 알갱이마다 담겨 있는 풍경을 해독할 충분한 인내심이나 용의가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 pp.125-12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임종을 앞둔 칠레의 보수적 사제이자 저명한 문학 비평가 세바스티안 우루티아 라크루아. 그는 수수께끼의 그림자 같은 인물, 〈늙다리 청년〉에게 시달리며 피노체트 치하 칠레에서 보낸 일생을 회고하기 시작한다. 한때 비평가 페어웰을 문학적 스승으로 삼고 친분을 다지며 문학을 향한 열정을 불사르던 우루티아 사제는 잠시 유럽에 머물며 성당을 순례한 후 칠레로 돌아온다. 그리고 1973년 쿠데타 이후의 어느 날, 오데임과 오이도라는 정체불명의 두 남자에게 부탁을 받고 피노체트와 그 수하의 몇몇 장군들에게 마르크스주의를 강의한다. 10주간의 비밀스런 강의를 마친 후 우루티아 사제는 마리아 카날레스의 문학 살롱에 발을 내딛는다. 미모의 부유한 작가 지망생인 마리아 카날레스는 칠레의 여러 문인들을 집으로 끌어들여 파티를 여는데……. 이제 이 모든 과거를 뒤로 한 우루티아 사제는 죽음 앞에 서서 다시금 자신의 양심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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