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81쪽 \| 37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734226
ISBN10	898573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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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
서울시 문화재위원. 월간 <이상건축> 편집주간. 서울대 건축학과 학사 및 공학박사. 영국 AA 건축대학원 수료. '조선시대 사찰 건축의 전각구성과 배치형식 연구' 등 불교 건축 관련 논문 30여 편. 『한국의 건축』『서원건축』『법주사』『화엄사』『시대를 담는 그릇』『앎과 삶의 공간』『이 땅에 새겨진 정신』『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등의 저서.

김진애
건축가/(주)서울포럼 대표.
도시건축웹진 아크포럼(www.archforum.com)운영, 서울대 건축학과 학사 및 미 MIT 건축석사 및 도시계획 환경설계학 박사. ‘선농테라스, 산본 신도시, 인사동길’ 등의 설계 작업. 『김진애의 우리도시 예찬』『이 집은 누구인가』『자라기』『건축은 중요한가』『서울性』『메타우먼』『21세기엔 이런 집에 살고싶다』 등의 저서.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
서울대 건축학과 학사 및 공학박사. 대한주택공사 주택연구소 근무. 서울시 및 용인시 건축위원. 주거학 및 공동주택에 관련된 20여 학술논문과 30여 연구개발 프로젝트 수행. 『도시집합주택의 계획 11+44』, 『한국 공동주택 16제』『7개 키워드로 읽는 일본의 현대하우징』『21세기엔 이런 집에 살고싶다』등 7권의 저서.

최진원
연세대 생활과학대 주거환경학과 교수
정보디자인학회 이사, 한국 가상현실협회 이사 및 과학재단 가상현실센터 연구교수. 부산대 건축학사 및 미 오하이오 주립대학 건축 석사 및 박사. 미 버클리대 연구 펠로우 및 아주대 건축과 교수 역임. 건축 가상현실 및 GIS 시스템 연구. 『정보화 사회의 건축가』 역서 및 『건축전산학』『건축조형학 디지털 모델』 등의 저서.

함인선
건축가/(주)AI 건축 대표.
서울대 건축학과 학사 및 석사. 한국건축가협회 구조분과위원장. 현재 건국대 및 한양대 겸임교수. 명지대 및 경기대 건축전문 대학원 겸임교수 역임. ‘성락교회’로 서울시 건축상 금상을 수상했고 ‘우노꼬레, 청학빌딩, 태신빌딩’ 등의 작품으로 서울시 건축상 및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 『구조의 구조』『수직의 건축 수평의 건축』『건축은 반역이다』 등의 저서.

황두진
건축가/황두진 건축사사무소 대표
서울대 건축학과 학사 및 미 예일대 건축 석사. 재미건축가 김태수 문하에서 8년간 일하고 2000년 독립하여 자신의 직업을 하고 있다. “전쟁, 성(性)” 등의 주제를 통해 건축을 새롭게 들여다보려 한다. ‘열린책들 사옥, 해냄출판사 사옥, KS 정형외과병원’ 등의 주요 설계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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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비즈니스, 建築 >> 3대 인간조건 '衣食住' 중 '食'을 그리 즐기고 ?衣'를 꽤나 탐하건만, 우리는 놀랍도록 '住'에 무관심하다. 인구 1/4이 건축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모든 시민이 건축 속에 살면서도 말이다. 매일매일 그저 짓고 그저 살뿐이다. 마치 '왜 사는가'에 별 관심 없이 그저 동물처럼, 기껏 몸이나 가리는 정도로 산다고나 할까? 3대 조건 중 하나가 빠졌으니 재미있을 리 없다. 사람 사는 맛이 날 리 없다. 우리의 현주소다. 물론 지난 반세기의 건축장면은 혁혁하다. 그 거대한 외형 변화에 우리도 세계인들도 놀라워한다. 단층 한옥에서 이제 2-3층은 기본, 15층-25층 아파트로, 63타워로, 그리고 100층 넘는 초고층 타워도 꿈꾼다. 나라 인구는 3배 늘었지만, 도시인구는 100배 늘었다. 서울은 정확히 10배가 되었다. 반세기동안 지은 건물들이 그 이전에 지은 규모의 몇천 배는 족히 될 것이다. 참 엄청나게도 지어댔다. 고층건물은 번영의 상징이요, 고속도로는 발전의 상징이요, 아파트와 백화점은 풍요의 상징이라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 일제강점기를 이기고, 전쟁을 이기고, 가난을 이기고, 분단을 이기고, 독재를 이기고, 올림픽을 치르고 우리는 행복한가? 이제 월드컵을 치르고 경제위기를 이긴들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까? ‘행복'이란 참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1950-60-70년대의 '잘 살아보세!"는 단순무쌍한 행복이었다. 80-90년대의 '한번 놀아보세!"는 거품 행복이었다. 당장 벌어지는 '다시 뛰자!"는 과연 행복으로 이어질까? 새천년의 구원은 어디에 있는가? ?문화, 환경, 사람관계' 뿐이다. 경제의 ?제로섬 게임'과 달리 문화의 무한성장 가능성, 사는 환경을 정성 들여 만들고 가꾸는 무한한 즐거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뜻있고 정답게 하는 무한한 가능성. 이것이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유일한 열쇠다. '건축'은 '문화, 환경, 사람관계'를 접목하는 인간행위다. 결코 사고 파는, 돈으로 맘대로 하는, 남이 지으면 그대로 들어가 사는, 인허가 민원이나 시공관리의 골치덩이 뿐이 아니다. 건축이란 문화를 담는 그릇이자 문화를 표현하는 상징이다. 정치, 경제, 사회, 기술, 예술이 건축에 녹아있다. 건축을 쓰고 보고 느끼며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 또한 남의 문화에 감동하고 삶의 의미를 새삼 찾는다. 건축이란 비록 인간이 자연에 대해 저지르는 죄악이지만 또한 자연을 축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연을 느끼고 생명을 이어가고 땅에 뿌리내린 건축 만들기란, 그래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한한 재미거리다. 건축은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끈을 보이는 끈으로 만들어 주는 행위다. 만남과 헤어짐, 소통과 교류, 대화와 타협, 질서와 자유, 연애와 결혼, 탄생과 죽음, 설레임과 감동이 이어지는 휴먼터치의 장소가 건축이다. 건축의 이러한 본 뜻을 살릴 때 우리는 행복을 기대할 수 있다. '무한경쟁'의 세계가 사람살기를 더욱 피곤하게 할 21세기에도, 건축은 '무한행복'의 삶의 가능성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인간행위다. 행복 만들기가 건축의 존재이유인 것이다. << 아파트시대는 끝났다! >> 한국건축 50년의 최대 히트상품, 아파트. 한국사람 둘 중 하나는 산다는 아파트. 모든 사람이 욕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은? 넌센스 퀴즈가 아니다. 정답은 '아파트'. 금세기를 통틀어 아니 한국 오천년 역사를 통틀어 아파트 만큼 많은 욕을 먹은 건축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역사를 통틀어 아파트 만큼 많은 사람들의 선호를 받은 건축물도 없다. 왜 아파트인가. 정부도, 건설업체도, 수요자들도 왜 그리들 아파트에 집착할까? 왜 집하면 아파트이고 아파트 하면 다 고층아파트인가? 왜 아파트는 다 아파트단지인가? 아파트단지는 빈약한 도시기반시설투자 속에서 주택공급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었다. 아파트단지는 자기 땅에 자기 돈으로 도로와 주차장과 놀이터를 확보하는 주택이니 정부가 기반시설투자 없이 주택공급을 늘리는 데에 안성마춤이다. 수요자들이 그토록 아파트단지를 선호하는 것 역시 빈약한 도시환경이 빚어낸 일이다. 주차전쟁터가 되어버린 골목, 옆집 벽에 맞닿다시피한 창문, 어디 쯤에 있는지 모를 멀고 먼 놀이터. 그나마 주차 걱정 없고 한뼘의 풀밭과 놀이터를 찾을 수 있는 곳은 아파트단지 뿐이니 말이다. 5층아파트가 15층으로 높아지고, 다시 20-30층의 초고층아파트가 상식화된 것은 '한 채라도 더"라는 주택정책의 욕심과 주택사업의 욕심을 '그래도 아파트단지가 더 낫다"고 수요자들이 용인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아파트시대는 열악한 도시환경이 빚어낸 필연이다. 아파트단지는 사막같은 도시환경 속에 자기 돈 들여서 주차장과 놀이터와 풀밭을 갖춘 오아시스인 셈이다. 그런데 왜 아파트시대를 끝내야 할까? 고층아파트를 탓하고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단지를 비판하는 이유는 그것이 보기 싫고 도시를 번잡하게 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보다 크고 보다 중요한 문제는 그들이 우리네 삶터를 닫힌 집으로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닫힌 아파트 짓기는 쉽고도 편리하다. 기반시설투자 없이 입주자 부담으로 주택건설을 늘릴 수 있는 정부는 정부대로, 주변이 논두렁이건 산기슭이건 골치썩을 일 없이 한 층이라도 더 높이고 한 채라도 더 짓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건설업체는 업체대로, 덤핑 설계비에 울며 도면 한 장으로 설계를 끝내고파 하는 설계자는 설계자대로. 모든 이들이 닫힌 집 짓기를 편리해 하고 모든 건축법규와 분양제도는 닫힌 집 짓기에 맞추어져 있다. 닫힌 아파트의 시대는 끝내야 한다. 자신만의 오아시스를 찾아 아파트를 좇는 시대도 끝내야 한다. 이제 열린 아파트, 열고 살 수 있는 아파트를 꿈꾸어야 한다. 마당이 있고 이웃과 골목이 있는 아파트, 담장 대신 이웃 동네와 도시에 열린 아파트, 나만의 오아시스가 아니라 이웃과 주고받는 오아시스를. 정작 일을 방해하는 것은 몸에 굳어버린 '닫힌 아파트 짓기'의 관성이다. 기껏 만든 발코니 마당을 철문으로 막도록 강요하는 소방법, 1층집 앞마당 꾸미는 일을 막는 관리사무소, 공용면적 줄이기에 급급할 뿐 살만하고 팔릴만한 공용공간은 엄두도 내지 않는 업체들. 더더욱 어려운 일은 단지를 도시로 여는 일이다. 담장 없는, 이웃에 열린 아파트를 만들자는 데에는 모두들 주춤거린다. 방범문제, 관리문제 등 반대 이유도 만만치 않다. 기왕에 있는 출입구 마저 한두개만 남기고는 막아버리기 일쑤다. 열린 아파트가 있기 위해서는 열고 살기를 권할만한 도시가 있어야 한다. 새천년. 또 다시 우리의 도시를 닫힌 아파트로 채우는 대신에 도시의 거리와 집 앞의 골목골목들을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쉽디쉬운 닫힌 아파트 짓기 보다야 몇곱절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열린 아파트를 권하는 도시와 그 열린 집으로 하여 더욱 살만해지는 도시. 우리네 도시가 그렇게 가꾸어질 때 아파트의 시대가 끝날 것이다. 담장 안에 아무리 훌륭한 녹지가 있은들 여전히 사막 속에서 욕먹기 마련일 닭장의 시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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