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혈기린 외전 세트(전3권)

혈기린 외전 세트(전3권)

좌백 | 시공사 | 2003년 06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0 리뷰 1건
정가
39,000
판매가
35,1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쪽수확인중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2731777
ISBN10 895273177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도 졸장부다.”
정이봉이 눈살을 찡그렸다. 호연삼강이 말하는 것도 오랜만에 들을 뿐 아니라 그 오랜만에 한 말이 매우 묘했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대답을 기대하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놀랍게도, 호연삼강은 그 말에 보충해 대답했다. 왕일을 노려보고 있어서 시선은 분명치 않았지만 명백히 그에게 하는 대답이었다.
“저도 억울한 일은 참지 못하며, 은혜를 잊지 못하니 졸장부란 말씀입니다. 이 친구는 저와 동류의 사람이니 이해가 가는군요.”
“하하하하하하!”
손부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전혀 웃음을 터뜨려 어울릴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그의 웃음은 높고 맑게 울리며, 호탕한 기운이 배어 있어 듣는 사람의 기분을 유쾌하게 했다.
―1부 「협객」 중에서

이응의 구혼조가 왕일의 정면으로 뻗어 왔다. 왕일의 칼이 수평으로 휘둘러져서 구혼조에 부딪쳤다. 아니, 그럴 뻔했다. 구혼조와 칼이 부딪치기 직전에 구혼조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상상하지도 못한 공격이, 그러나 고수라면 절대로 당하지 않을 공격이 아래로부터 가해졌다. 이응의 발이 왕일의 배를 걷어차 버렸다.


내장이 진동하면 숨이 막히고, 구역질이 나고, 심한 경우 피를 토한다. 왕일이 지금 그랬다. 그는 눈밭에 길게 피를 토하며 세 걸음이나 날려졌다. 정원석에라도 부딪힌 듯이 등에도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눈앞이 가물가물해지는데 이응이 다시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아직 남아 있는 왼손의 네 가닥 손톱들이 그를 베어오고 있었다. 왕일은 힘없이 팔을 들어올려 얼굴을 가렸다. 생각을 하고 한 행동이라기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이응의 구혼조가 그의 팔뚝에 막혀버린 것이다. 무처럼 잘려버릴 줄 알았던 그 팔뚝에 두른 한 겹의 띠가 날카로운 구혼조를 막아내었다.
―1부 「미결」 중에서

“예전엔 말야, 어떻게 하면 그 지옥을 빠져나갈까 그 궁리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았어. 하지만 지금은 싸움에 끼어들지 않는 건 문제가 아니지. 지금은 어느 쪽이 이길까를 봐야 하는 거야. 만약 결정적인 실패를 한 게 맞고, 그래서 이쪽이 질 것 같으면 재빨리 빠져나가야 하는 거야.”
“그렇게 떠들던 강호의 의리는 어디 갔나?”
“강호의 의리?”
마달은 피식 웃었다.
“그런 게 한 근에 얼마나 나가나? 있으면 살 테니 내놔 봐. 나는 잘 먹고 잘 살려고 여기 온 거지 죽으려고 온 건 아냐. 그리고 내가 말한 건 강호인으로서의 자존심이지 의리는 아닐세. 요령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싸우는 것이 자존심, 질게 뻔해도 버티는 것은 의리지. 난 자존심은 지켜도 의리는 필요 없다네. 예나 지금이나 난 개죽음은 싫어. 난 그렇게 멍청이는 아니라구.”
―2부 「봉무」 중에서

임무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저 멀리 중원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승패와 그는 아무 상관없었다. 군호맹과 제룡련 어느 쪽도 그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그들의 싸움은 그들의 싸움일 뿐 그의 싸움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원정은 시작은 어쨌든 그 과정에서 그에게 하나의 의미를 던져준 것이다. 죽어간 상태극과 은도평은 그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워주었다. 이번 일을 완수하지 않으면 다시는 내려놓을 수 없는 짐. 아집이래도 좋고 어리석음이래도 좋지만 그들은 하나의 일을 하려 했고, 이제 그 일은 그의 어깨와 인내력에 달려 있다. 왕일의 한 몸에 죽어간 자들의 믿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임무는 상관없었다. 그러나 믿음을 배신할 수는 없다. 죽어간 자들의 믿음은 더욱 그랬다.
―2부 「갈등」 중에서

“이 싸움에 당신이 건 가치는 무엇이오. 이겨야 할 이유는 무엇이오. 나는 그걸 모르겠소. 아마도 아는 건 당신뿐일 테니 당신이 결정하시오.”
이호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 웃음은 점점 커지더니 이윽고 너털웃음으로 변해 취의청 안을 흘렀다. 허탈하고, 씁쓸하고, 자조적인 웃음이 잠시 이어지다가 그쳤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옳은 말씀이오. 결정은 내가 할 일, 책임도 내가 질 일이오. 그래서 결정했소.”
그는 눈빛을 빛냈다.
“나는 끝까지 싸우려오. 지금 포기하면 그동안 죽어간 사람들에게 죄스러워서 안 되겠소. 귀하에게 할 부탁도 이거요. 이 싸움에서 내가 이기도록 전심전력으로 도와줄 것.”
혈기린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수락하오.” ―3부 「약속」 중에서


“나는 창주 무사 왕일이다! 이 중에는 나를 아는 자도 있을 것이다!”
유곰보가 뒤로 넘어갔다. 그는 한 마디만 거듭해서 신음처럼 중얼거렸다.
“저 녀석이……, 저 녀석이……!”
왕일이 다시 외쳤다.
“나는 또한 이대 혈기린이자 삼대 현무신군이고, 대종사 상산거사 이후 사대 금단문의 문주다. 누구든 부정하는 자 있으면 내 손으로 증명해 보일 것이다! 나설 자 있는가?”
그는 백호왕을, 그리고 청룡왕을 노려보았다. 백호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청룡왕은 양손을 벌려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태도를 취해 보였다.
“짐작은 했네. 젠장!”
왕일은 남봉황을 향해 섰다. 그의 눈에 살기는 아닌, 그러나 무력하지는 않은 정광이 번뜩였다. 그는 이제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나는 왕일이고, 혈기린이기도 하지. 당신 말대로야. 진짜니 가짜니 따질 필요도 없이 그냥 나는 왕일이고, 혈기린이었던 거야. 지금까지 그걸 부정했던 건 그렇게 된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야.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선택되었다는 게 싫었지. 하지만 이젠 아냐. 나를 위해 죽어간 사람들, 내 손에 죽어간 사람들, 그 길고 고통스러운 살육의 여정이 나를 혈기린으로서, 왕일로서 존재하게 만들어준다는 걸 알았어. 나는 이제 진심으로,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어. 이게 나야. 나는 왕일이고, 혈기린이야!”
자리에 앉아 있던 마달이 이 순간 중얼거렸다.
“처음부터 넌 왕일이고, 혈기린이었어. 뭐가 어려워.”
―3부 「비무」 중에서
.

관련자료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좌백, 왼편으로 바라본 세계
(전략)대도오는 결코 무림의 대협(大俠)이 되지 않는다. 그는 처음에도 낭인 무사였고 끝에도 낭인 무사일 따름이다. 그는 무림 사회의 기성 질서에 내포된 허위와 속물성을 비웃으며(대도오의 시선은 그 비웃음의 시선이어서 기성 질서에 편입되어 있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든다), 낭인 무사라는 하층의 삶의 존재 방식이 갖는 독자적 가치를 실현한다. 김현이 분석했던 대만의 주류 무협소설이 사회의 기성 윤리와 기성 질서에의 편안한 적응에 대한 이야기라면 『대도오』는 그 적응을 거부하고 그 적응의 이야기가 갖는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폭로하며 그 적응 바깥에서 가능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야기이다. 종래의 무협소설이 중산층의, 그리고 중산층 지향의 무협소설이라면 『대도오』는 하층, 소외된 자, 주변, 소수자의 무협소설이라 할 수 있다. (중략)
이 이야기는 미묘한 양면성 위에 세워져 있다. 애당초 그가 소림사에서 쫓겨난 것은 그의 박투술이 소림 무술의 법식으로부터 일탈한 것이기 때문인데, 그 박투술이 ‘생사박’이라는 이름을 얻으며 소림 외가 36종의 하나로 인정받는 순간 그는 자신의 무공을 상실한다. 그의 일탈과 그 일탈을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은 소림사의 견고한 규범과 질서에 대한 항의이고 도전이다. 그러나 그 일탈이 인정받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일탈이 아니고 규범과 질서 속으로 흔적 없이 흡수되어 버린다. 그가 무공을 상실하는 것은 일탈의 불온성이 거세되는 것이다. 여기서 거세 없는 귀환은 없다. 그는 거세되고, 소림사의 규범과 질서는 도전받기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진다. 그의 이야기는 소림사의 권위의 근본적 정당성을 입증해주는 전설이 되어버린다. 그가 소림사 밖에서 자신의 질서를 세우지 못하고 소림사 안으로 흡수되어 버린다는 의미에서 『생사박』은 『대도오』에 비해 후퇴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다른 한편으로 소림사 안의 세계와 소림사 밖의 세계의 대립 구조 위에 짜여져 있고 여기서 전자는 후자의 부정성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한다. 이 점에서 보면 『생사박』은 소외된 자의 삶의 실존적 의미를 묻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세속적 세계의 부정성(자기중심적이고 영악하며 교활하고 잔인한 금룡장의 후계자 소운의 광기가 이를 대표한다)을 심문하는 종교적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무협소설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심문이기도 하다.(후략)
―성민엽, 「한국 무협소설의 문화적 의미」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전략)나는 좌백의 거의 모든 작품을 읽으며 오랜만에 행복한 독자로서 소설 읽기에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다. 그의 소설에는 매혹적이고 힘찬 이야기의 세계가 막힘없이 펼쳐져 있었고 인간과 세계에 대한 독특한 이해가 잠복해 있었으며 그리고 소설이 지녀야 할 탄력 있는 살결마저 갖추어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벽초의 ‘임꺽정’ 이후에 한국소설에서는 사라져가던 야성의 세계가 새롭게 거침없이 펼쳐지고 있었으며 인간의 땀 냄새가 회복되어 있었다. 나는 지금 설레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한국소설에 곧 이야기의 문예부흥 시대가 열리리라는 예감 때문이다. (후략)
― 조해일(소설가, 경희대 교수)

(전략)주인공 왕일과 그가 만나는 강호의 인물들이 고민하고 토로하는 ‘협’은, 케케묵은 당위가 아니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마주치지 않을 수 없는 모순까지도 거부하지 않는 것이다. 어이없게도 그들이 가장 협과 일치하는 순간은 스스로를 졸장부라고 선언하는 바로 그때다.
‘무’가 진화하고 있는 동안 팽개쳐져 있던 ‘협’. 혈기린외전은 <무협>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진 현판에서 먼지가 덮여 보이지 않던 글자인 ‘협’을 정성껏 닦아내 햇빛 아래 드러내게 만든 손이다.
―우지연(소설가)
.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