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03쪽 \| 12818830mm
ISBN13	9788992596374
ISBN10	8992596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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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화의 개척자이자 시대극화의 거장. 1927년 교토에서 출생, 1945년 교토회화전문학교에 입학하였으며 1954년 「붉은 땅」을 발표하며 만화가로 데뷔했다. 이후 1956년 「눈물의 수평선」과 1958년 「엄마 찾아 삼만리」을 발표, 「엄마 찾아 삼만리」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으며 이 작품은 우리 만화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마음의 왕관」, 「황금가면」, 「앵무새 왕자」, 「조국」, 「도망자」 등 숱한 인기작품을 발표하며 초기 우리 만화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하였다. 2001년 별세하였고 보관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김종래가 만화가의 길로 든 것은 스물일곱의 나이로 막 제대를 했을 무렵이다. 제대 후 뚜렷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무렵 한 출판사 사장이 찾아오게 된다. 그가 제대하기 직전 작전국의 주문으로 그려낸 반공만화 「붉은 땅」이 출간되어 독자 반응이 좋자 이를 보고 찾아왔던 것이다. 1955년 「어사 박문수」를 발표하고, 이어 「눈물의 수평선」을 발표하며 김종래는 인기작가로 올라선다. 그의 장점은 탁월한 스토리텔링이다. 거칠고 무서운 인생역경에 부딪힌 주인공들이 혼신을 다해 싸워나가는 강렬한 이야기는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1958년 나온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엄마 찾아 삼만리」는 엄청난 인기 속에 재판을 거듭하며 장안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10판이 출간되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 만화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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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에 첫 출간된 김종래의 〈엄마 찾아 삼만리〉는 공전의 인기를 끌며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던 한국 만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술과 노름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는 아버지 탓에 팔려간 엄마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아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출간 당시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고 달래주었던 시대의 명작이다.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다 아버지와 찾아 나선 일곱 살 금준의 인생은 파란만장 그 자체이다. 고향을 떠난 구월산 고갯길에서 아버지를 비명에 보내고 어린 아이는 산적들 소굴에 들어간다. 금준을 죽이려는 산적들과 곧이어 들이닥친 관군들과의 일전.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금준은 허기를 달래려고 들어간 어느 집에서 의문의 한 사내를 만난다. 그는 사연 많은 인생으로 양반들을 혼내고 힘없는 백성들을 돕는 의적으로 알려진 복면태산 유국달이다. 유국달은 뒷날 금준이 팔도 암행어사가 되자 그를 그림자처럼 보필하며 따른다. 금준은 꿈에도 그리던 엄마를 일찌감치 만나는 듯하다. 초판은 상하 두 권으로 돼 있는데, 상권의 마지막 장면에서 금준은 극적으로 엄마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포도감 관직의 부인자리에 앉아있는 여인을 엄마라고 생각한 것은 금준의 오해이다. 이 여인은 엄마와 피를 나눈 사이인데, 부인 스스로도 그 사실을 모른다. 악랄한 이 여인은 금준을 이용해 먹으려하고 이 때문에 금준은 자신의 가슴에서 엄마를 지워야 하는 고통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진짜 엄마를 만났을 때는 냉정하게 고개를 돌리고 만다. 불가에 몸을 담았다 천재적인 머리로 장원급제한 금준이 암행어사가 되고서도 엄마에 대한 사무치는 마음은 떨치지 못한다. 금준은 어떻게 그리운 엄마를 만나게 될 것인가. 〈엄마 찾아 삼만리〉는 이야기 진행이 아주 빠르다. 이야기는 소설처럼 글에 따라 빠른 속도로 달리고, 그림이 뒤따라가며 극적인 장면을 보여 준다. 이야기는 한 페이지가 넘어 가면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고, 다음 페이지에서는 새 인물이 등장할 만큼 극적으로 내달린다. 이 극적인 장면을 그림이 잡아내고, 이어지는 칸에서는 동양화의 한 폭 같은 배경이 펼쳐진다. 초판본 책 표지에 ‘그림 소설’이라는 설명글을 달고 나온 〈엄마 찾아 삼만리〉는 요즘 만화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극화 만화의 초기 형태를 극명하게 잘 보여 준다. 한 페이지에 그림칸을 아래 위 두 단을 기본으로 연출하고 있고, 무엇보다 글(지문)이 대단히 많다. 요즘으로 치면 소설에 삽화가 많은 정도에 가깝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는 단순한 삽화가 아니다. 분명히 만화이다. 극적인 장면을 생동감 있게 잡아 주고 있고, 인물의 표정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동양화를 전공했던 작가의 그림 실력은 인물의 절망과 놀라움 등 감정의 표현을 사실적으로 살려냈다. 다만 요즘 같은 만화적 과장은 아직 시도하지 않을 때다. 만화 메타언어도 칸과 말풍선 정도의 사용에 한정돼 있을 때다. 따라서 극화만화가 발전해 온 어느 지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우리 만화 최초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우리 만화는 해방 직후 쏟아져 나온 신문, 잡지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를 잡게 되고, 어린이 만화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만화책은 보통 몇 십 쪽 정도의 적은 분량에 그쳤고, 전국적인 히트작이 있지는 않았다. 이 중에 1952년 일본만화를 모방한 〈밀림의 왕자〉가 나와 크게 성공하게 되고, 1956년에는 만화잡지 〈만화세계〉가 창간돼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이 기세를 전국적인 만화 베스트셀러로 이끈 것이 바로 〈엄마 찾아 삼만리〉이다. 거의 두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작품이라, 기록이나 들리는 말로만 접했을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는 것이 이번 복간의 의미일 것이다. 이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10여 차례나 판을 갈아 나왔는데, 그러면서 작가는 초기 원고에 그림을 고쳐 그려서 만화적 그림체로 변화시켜 나갔다. 그래서 글자가 줄어들고 만화체로 바뀐 〈엄마 찾아 삼만리〉를 기억하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실제 작가의 원고는 고쳐 그리기를 여러 번 한 흔적이 묻은 최종 그림이 남아 있는데, 만화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 복간 작업에서는 1958년 초판본을 복간했다. 초판본은 친필 원고로는 남아 있지 않고, 전국의 소장가들이 몇 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판본은 세월의 흔적에 따라 빛이 바래고 찢겨 나가 온전하지 않은데, 이를 조심스럽게 디지털로 복원한 것이 이번 복간사업의 결과이다. 우리 만화 역사에서 극화만화가 본격적으로 태동하는 한 지점을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고, 1950년대 시선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만화 선각자가 담은 조선시대 풍경이 이미지로 남은 소중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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