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는 결혼하면 부모님이 신경 안 써요. 자식들이 스스로 알아서 결정해요. 근데 여기는 안 그래요. 부모님이 무조건 간섭해요. 그거 진짜 이해 안 돼요. 남편에게 이야기하니까 남편은 “한국에서는 옛날부터 그랬어!”라고 해요. 근데 (다른 사람) 이야기 들어보니까 나만 그런 게 아니에요. 내 시동생은 한국 사람과 결혼하여 따로 살고 있는데, 그 사람(동서)에게도 어머니가 똑같이 그렇게 해요. --- p.52, 「프롤로그: 솔깃한 아시아 가족문화」 중에서
그래서 여성가족부가 결혼이민자 실태조사를 했을 때 한국 여성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아시아 여성의 지위보다도 낮다고 평가했나 보다. 이런 결과를 보면 한국의 잘난 여성들도 국회의원이 되기 힘든데, 언제 우리 차례까지 오려나 하고 맥이 풀리기도 한다. …… 현재 한국은 영주권을 갖고 3년 이상 거주한 자에게는 지방자치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국적을 취득하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선거권, 피선거권을 다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우리 여성들이 정치 무대에 서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금은 힘이 없지만 다섯 쌍 중의 한 쌍이 국제결혼을 하는 2015년이 되면, 그래서 국민의 20%가 다문화가정이 되는 때가 온다면 우리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선거에 참여해 한국의 미래에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 p.95, 「여성: 힘들어요, 그러나 이겨내고 새로운 꿈을 꾸어야지요」 중에서
음양오행설이 베트남에 들어올 때 베트남의 고유문화에 섞여서 본래의 음양오행설과는 조금 달라졌다. 전통 혼례복식으로 신부들은 보통 빨간색 전통의상을 입는데, 빨간색은 행복의 상징색이기 때문이다. 일생에서 소중한 예식인 결혼식에서 빨간색은 매우 뜻 깊은 색채이다. 베트남에서 흰색은 한국과 몽골과는 달리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백색이 서쪽의 상징색이기 때문에 죽음을 표현하여 장례식에 입는 의상의 색채는 흰색이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 색채에 대한 전통 관념이 바뀌었고, 서양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결혼식 때 신부들은 전통적인 빨간 아오자이 대신 흰색 웨딩드레스를 주로 입는다. --- p.114, 「의복: 다양한 의복의 숨은 상징」 중에서
베트남 사람들은 특히 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 과일, 향불, 이 세 가지는 베트남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이것만으로도 베트남이 얼마나 아름다운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문화는 경제적인 척도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력과 상관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화는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낸다. --- p.139, 「꽃: 국경을 넘어 피어나다」 중에서
인종과 언어, 문화가 다른 인간들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어느 때보다 좁혀져 있지만 그 사이에는 이해의 다리보다는 장벽이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제결혼은 성의 상품화에 노획되어 있고 이주노동은 저렴한 노동력 수탈의 포로가 되어 있다. 그 한가운데에서 인종주의는 맹렬하게 발달하고 있다. 이주자에 대한 문화적 몰이해는 인종주의적 태도의 자연스러운 결과인데 역설적으로 문화적 이해의 지평을 확대함으로써 인종주의적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 의복이나 음식, 주거 또는 다른 어떤 문화와 달리 과일은 세계화된 존재이다. 과일과 이주자는 세계를 유랑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이주지에서 대개는 좀처럼 그 내면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같다. …… 과일을 둘러싼 내밀한 속살을 이해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이주자들의 낯선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작은 통로 하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170, 「과일: 유랑하는 과일을 통해 다가온 낯선 문화」 중에서
인간이 생활하는 자연환경에 따라 주택의 형태를 생각했고 만들었으며, 그 자연환경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바로 주택을 만드는 재료가 되었다. 그러므로 어떤 지역이든지 그 지역의 토속주거인 전통주택은 그 지역의 기후와 지리적 형상 그리고 재료를 반영한다.
--- p.202, 「주거: 너와 나의 공간, 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