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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학자 1

대수학자 1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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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38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0505
ISBN10 89329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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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렌은 약 6미터 아래쪽, 가장 가깝고 멀쩡한 격벽에서 가느다란 엄니처럼 휘어지며 튀어나온 팔뚝 굵기의 돌출물 두 개에 엎드린 자세로 걸려 있었다. 일렌의 머리와 다리 한쪽, 팔 한쪽은 공중에 떠 있었다. 소매의 발광 패치가 옅은 청록색 빛을 뿜었다. 엄니 모양 돌출물 한 쌍의 부서진 끝 부분은 일렌의 옆구리 옆으로 겨우 몇 센티미터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엄니 한쪽으로는 8~9미터 간격으로 더 많은 엄니 모양들이 허공을 할퀴는 깡마른 손가락처럼 격벽에서 삐죽이 나왔다. 다시 그 아래로 칼날 같은 냉각 핀들까지는 거리가 50미터에서 60미터는 되어 보였다.
[……]
「혹시 밧줄 있어?」 테인스가 물었다.
살이 고개를 저었다. 「아, 하느님 맙소사, 아, 젠장할. 없어. 음, 있어, 하지만 저 아래에 두고 왔어.」 살은 우주선 더 깊숙이로 고갯짓했다. 팔로 몸을 감싸고 재킷 옷깃을 올리는 품이 마치 추워서 몸을 떠는 것처럼 보였다. 「모…… 모듭을, 매듭을 풀 수가 없었어.」
「빌어먹을! 일렌이 움직이고 있어.」 테인스가 말하고는 고개를 구멍에 박고 외쳤다. 「일렌! 일렌, 움직이지 마! 내 말 들려? 움직이지 마! 내 말 들리면 그냥 대답만 해!」 --- pp.109-110

드웰러 눈에, 퀵으로 산다는 것, 즉 삶을 그토록 황급하게 살다간다는 것은 스스로 요절하겠다고 자초하는 짓이었다. 삶은 피할 수 없는 궤적을 따라 자연스럽게 곡선을 그리며 흘러갔다. 진화, 발전, 진보. 모든 것은 지각력 있는 종족을 특정한 방향으로 밀고 가는 데 공모하고 있었고, 삶의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오로지 그 길을 달려갈지 어슬렁거리며 갈지를 선택하는 것뿐이었다. 슬로는 여유를 가졌고, 은하의 주어진 규모와 자연적 한계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우주에 순응하며 그 길을 갔다.
퀵은 지름길을 고집했고, 자신들의 광란적이고 성마른 의도에 맞추어 공간 자체를 구부리려고 단단히 결심한 것처럼 보였다. 퀵은 똑똑했기에 이런 쇠고집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엔 그로써 죽음만 더 앞당기고 말았다. 퀵은 빠르게 살고 더 빠르게 죽었으며, 갑작스럽고 영광스럽지만 빠르게 흐려지는 자취를 하늘에 남겼다. 드웰러는 다른 슬로 종족들처럼 오래 살길 원했고, 따라서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드웰러가 어째서 귀찮게 비밀스러운 웜홀 네트워크를 만들었겠는가는 그걸 어떻게 수억 년 동안이나 비밀로 할 수 있었는가만큼이나 수수께끼였다. 각 드웰러 사회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어느 정도 명백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 pp.17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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