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는 거의 모든 것을 돈이라는 잣대로 평가한다. 그렇다면 돈에 대한 교육은 필수여야 마땅하다. 제일 중요한 주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막상 그러한 과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 과목에서 일부 다뤄지긴 하지만 수박 겉핧기다. 경제라는 과목도 돈 자체하고는 또 다른 얘기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너희들은 몰라도 된다’고 하는 듯하다. --- p.6
미리 분명히 말하지만 “어디에 투자하면 돈이 된다”는 식의 얘기는 이 책에 없다. 경매나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주가 되는 방법도 나오지 않는다. 그게 관심이라면 아예 지금 책을 내려놓는 쪽이 낫겠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돈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가를 알고 이러한 돈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다루고 싶은 경우라면 끝까지 읽어보길 권한다. 돈에 대한 기초 이론과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 p.9
정리해보면 돈에는 세 가지 측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일 먼저 ‘돈을 버는 법’, 그다음으로 ‘돈을 불리는 법’, 마지막으로 ‘돈을 쓰는 법’이다. 이 세 가지 중,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 답하기가 쉽지 않다면, 다시 욕조의 물을 상상해보자. 말할 것도 없이, 셋 다 중요하다.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거나, 다른 어느 하나가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얼마나 물을 새로 채울 수 있느냐, 담겨 있는 물을 어떻게 잘 지키고 늘려나갈 것이냐, 그리고 물이 얼마나 흘러 나가느냐의 세 가지가 합쳐진 결과가 욕조 안의 물이다. 욕조의 물에 대한 세 측면의 영향은 전적으로 동등하다. 따라서 돈 공부는 세 가지 측면에서 행해져야 한다. 벌고, 불리고 쓰는 것을 동시에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 p.40
불확실성을 가슴속 깊이 새기는 사람은 참으로 드물다. 하지만 돈의 네 개의 좌표 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이걸 뽑겠다. 불확실성은 돈에서 그 정도로 중요하다. 돈의 불확실성은 모든 가능성을 겸허하게 인정하자는 의미다. 그 말은 곧 조심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불확실성의 본질은 델피의 신전에 쓰여 있던 저 유명한 문구 ‘그노티 세아우톤(gnothi seauton)’을 닮았다. 그 뜻은 ‘너 자신(의 무지)을 알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