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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0년 03월 26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82쪽 | 282g | 128*188*20mm |
| ISBN13 | 9788996413400 |
| ISBN10 | 8996413402 |
무릎 위의 아티스트
김무균 저
|
Paper Pen(페이퍼펜)
|
2010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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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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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해 두겠네. 꼭 대화를 나눠보고 머릿속의 가치들을 끄집어내 봐야만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네. 말을 하지 않아도 깊은 사고를 하고, 어떤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품위’ 같은 것이 있지. 그런데 잘 보게. 저 예쁘고 멋진 친구들을 봐. 그런데 품위가 없잖나. 치장하고, 연애하고, 즐기는 데 모든 걸 써버리는데 어떻게 품위라는 게 있을 수가 있겠어. 아! 성형수술도 해야지."
……
"음…… 오늘 하루 동안 여기 앉아서 지켜보세. 지나가는 사람이건 이 카페에 오는 손님이건."……
"품위란 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범위를 정하는 거야. 문학에 관한 얘기나 아니면 미술, 뭐라도 좋아. 그리고 그 범위에 드는 대화를 하는 여자를 발견한다면 내가 자네에게 천만 원을 주겠네. 또한 그 대화를 한 여성들에게도 천만 원을 주지. 만약 오늘 하루 동안 지켜 본 어떤 여성도 그런 얘기를 안 꺼낸다면 자네가 내게 천만 원을 주게."
……
"까뮈를 입에 올리다니. 언제나 내 가슴속을 휘젓는 그 알베르 까뮈를."
그는 흥분해 있었다. 나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까뮈였다. 그의 입에서 까뮈가 나올라 치면 그는 벌써 주먹을 꽉 쥐고, 나를 바라는 보지만 눈앞엔 까뮈가 있는 듯 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하찮게 만들어 버리는 작가. 평생을 바쳐도 그가 한 하루치의 고민밖에는 할 수 없을 거라고 그를 좌절하게 만드는 문호. 그에게 까뮈는 그런 존재였다.
"우리 내기 아직 안 끝나지 않았나? 자네 이 돈 받게. 자네가 이겼어. 나는 어서 저들과 까뮈를 이야기하고 싶네. 자 받아."
그는 내게 던지다시피 사천 만원을 건네고 까뮈의 여성들에게 우적우적 걸어갔다. 그의 손에는 그들에게 상금처럼 건넬 이천만 원이 쥐어져 있었다.
……
"자네도 알겠지? 내가 왜 그냥 왔는지."
그가 내게 물어 왔고 나는 고개를 끄덕하고는 말을 받았다.
"모를 수가 있나요."
"그렇지? 내가 돈을 주지 않은 것, 잘한 거 맞지?"
…… --- 「가로수 길」중에서
"아 그거! 난 또 전쟁이라도 났나 했네. 변기가 고장 났어."
데니스는 다시 태연해져서는 대답했다.
"그걸 누가 몰라? 변기에 ‘고장’ 이라고 써 붙여 놓은 건 뭐야. 여기가 공원 화장실이야?"
"고장이 났으니까 고장이라고 하는 거지. 당신이 모르고 쓸 수도 있으니까."
제시카는 어이가 없었다.
"이 집에 우리 말고 누가 살아? 저렇게 써 붙여 놓으면 관리인이라도 와서 고쳐준대? 아니면 킴벌리가 저걸 보고 변기 고칠까? 당신이 그 더러운 걸 싸놓고 고장이 났으면 고쳐야 할 것 아니야."
"난 당신 생각해서 붙여 놓은 거야."
"그러니까 ‘고장’ 이라고 종이 쪼가리를 붙이지 말고 내가 오기 전에 고쳐 놨으면 될 것 아니야."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나 그 이후로 변기 안 썼어. 쓸 사람이 고쳐야지."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니? 내가 일 끝내고 오면 저걸 고칠 사람도 일 끝나서 집에 갔을 텐데 어떻게 고쳐."
"나는 아직 일 하는 중이야. 일 끝난 당신이 어떻게 해. 아니면 다른 화장실 쓰면 될 거야. 그렇게 화 낼 필요 없어.
…… --- 「고장」중에서
"명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퀸시 씨와는……"
미스터 조의 입에서 퀸시라는 이름이 나오자 갑자기 국장의 얼굴이 밝아졌다.
"정말 대단한 여자야. 하마터면 죽을 뻔 했네. 이건 과장하거나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정말, 정말 죽을 뻔 했어. 굉장했지. 그날 밤 만으로도 모자라 주말까지 함께 보냈어. 가족이고 뭐고 세상을 잊게 만드는 여자였어. 그 황홀함에 이끌려 이렇게 녹화장까지 온 것 아닌가!"
국장의 동공은 커져 있었고, 입술은 붉어져 있었다.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자의 황홀해 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흉해 미스터 조는 고개를 돌려 버렸다.
"저 국장님…… 이 말씀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
……
미스터 조는 퀸시의 양 어깨를 잡고 세차게 흔들었다. 퀸시는 미스터 조의 손을 천천히 떼어 내고는 한걸음 물러섰다. 한쪽 눈썹을 약간 치켜 올리고 입을 삐죽 내밀고 어깨를 올렸다 내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나는 변한 거 없어. 너만 그렇게 천박한 속물로 변한 거야. 내가 여기 이런 모습의 껍데기로 서 있는 건…… 이렇게 말해 두도록 하지. 같은 남자로서 구역질나는 남자들이 너무 싫어서, 라고. 아! 하나 더 있다. 재미있을 것 같기도 했어. 내 예술적 실험의 일종이랄까?
……
"음…… 오늘 하루 동안 여기 앉아서 지켜보세. 지나가는 사람이건 이 카페에 오는 손님이건."……
"품위란 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범위를 정하는 거야. 문학에 관한 얘기나 아니면 미술, 뭐라도 좋아. 그리고 그 범위에 드는 대화를 하는 여자를 발견한다면 내가 자네에게 천만 원을 주겠네. 또한 그 대화를 한 여성들에게도 천만 원을 주지. 만약 오늘 하루 동안 지켜 본 어떤 여성도 그런 얘기를 안 꺼낸다면 자네가 내게 천만 원을 주게."
……
"까뮈를 입에 올리다니. 언제나 내 가슴속을 휘젓는 그 알베르 까뮈를."
그는 흥분해 있었다. 나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까뮈였다. 그의 입에서 까뮈가 나올라 치면 그는 벌써 주먹을 꽉 쥐고, 나를 바라는 보지만 눈앞엔 까뮈가 있는 듯 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하찮게 만들어 버리는 작가. 평생을 바쳐도 그가 한 하루치의 고민밖에는 할 수 없을 거라고 그를 좌절하게 만드는 문호. 그에게 까뮈는 그런 존재였다.
"우리 내기 아직 안 끝나지 않았나? 자네 이 돈 받게. 자네가 이겼어. 나는 어서 저들과 까뮈를 이야기하고 싶네. 자 받아."
그는 내게 던지다시피 사천 만원을 건네고 까뮈의 여성들에게 우적우적 걸어갔다. 그의 손에는 그들에게 상금처럼 건넬 이천만 원이 쥐어져 있었다.
……
"자네도 알겠지? 내가 왜 그냥 왔는지."
그가 내게 물어 왔고 나는 고개를 끄덕하고는 말을 받았다.
"모를 수가 있나요."
"그렇지? 내가 돈을 주지 않은 것, 잘한 거 맞지?"
…… --- 「가로수 길」중에서
"아 그거! 난 또 전쟁이라도 났나 했네. 변기가 고장 났어."
데니스는 다시 태연해져서는 대답했다.
"그걸 누가 몰라? 변기에 ‘고장’ 이라고 써 붙여 놓은 건 뭐야. 여기가 공원 화장실이야?"
"고장이 났으니까 고장이라고 하는 거지. 당신이 모르고 쓸 수도 있으니까."
제시카는 어이가 없었다.
"이 집에 우리 말고 누가 살아? 저렇게 써 붙여 놓으면 관리인이라도 와서 고쳐준대? 아니면 킴벌리가 저걸 보고 변기 고칠까? 당신이 그 더러운 걸 싸놓고 고장이 났으면 고쳐야 할 것 아니야."
"난 당신 생각해서 붙여 놓은 거야."
"그러니까 ‘고장’ 이라고 종이 쪼가리를 붙이지 말고 내가 오기 전에 고쳐 놨으면 될 것 아니야."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나 그 이후로 변기 안 썼어. 쓸 사람이 고쳐야지."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니? 내가 일 끝내고 오면 저걸 고칠 사람도 일 끝나서 집에 갔을 텐데 어떻게 고쳐."
"나는 아직 일 하는 중이야. 일 끝난 당신이 어떻게 해. 아니면 다른 화장실 쓰면 될 거야. 그렇게 화 낼 필요 없어.
…… --- 「고장」중에서
"명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퀸시 씨와는……"
미스터 조의 입에서 퀸시라는 이름이 나오자 갑자기 국장의 얼굴이 밝아졌다.
"정말 대단한 여자야. 하마터면 죽을 뻔 했네. 이건 과장하거나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정말, 정말 죽을 뻔 했어. 굉장했지. 그날 밤 만으로도 모자라 주말까지 함께 보냈어. 가족이고 뭐고 세상을 잊게 만드는 여자였어. 그 황홀함에 이끌려 이렇게 녹화장까지 온 것 아닌가!"
국장의 동공은 커져 있었고, 입술은 붉어져 있었다.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자의 황홀해 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흉해 미스터 조는 고개를 돌려 버렸다.
"저 국장님…… 이 말씀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
……
미스터 조는 퀸시의 양 어깨를 잡고 세차게 흔들었다. 퀸시는 미스터 조의 손을 천천히 떼어 내고는 한걸음 물러섰다. 한쪽 눈썹을 약간 치켜 올리고 입을 삐죽 내밀고 어깨를 올렸다 내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나는 변한 거 없어. 너만 그렇게 천박한 속물로 변한 거야. 내가 여기 이런 모습의 껍데기로 서 있는 건…… 이렇게 말해 두도록 하지. 같은 남자로서 구역질나는 남자들이 너무 싫어서, 라고. 아! 하나 더 있다. 재미있을 것 같기도 했어. 내 예술적 실험의 일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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