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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키우는 남자

아내 키우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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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79쪽 | 49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7511008
ISBN10 895751100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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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명적인 만남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이다.

“진료 끝났어요?”
청이가 접수실 언니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간단한 대답이 들려왔다.
“네, 30분 후부터 김 선생님이 진료하실 테니 잠시 기다려주시겠어요?”
청이는 그 말을 그냥 흘려들으며 그대로 몸을 돌렸다.
내가 진료하러 온 줄 아나?
그의 진료가 끝났음을 확인한 그녀는 그가 기다리는 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 병원에서는 아무도 그들의 관계를 모른다. 얼마 전 대대적인 물갈이가 끝났기 때문에 지금은 수간호사 언니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긴, 워낙 조용히 치루었으니 다들 모를 수밖에.
내과 전문의 이류. 그의 문 앞에 서서 청이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1개월 하고도 보름. 결혼한 지 겨우 그거밖에 안 된 청이는 아직은 그가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녀는 다시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하고선 노크도 하지 않고 살며시 문을 열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 그의 뒷모습만이 그녀의 두 눈 가득 들어왔다.
어? 청이는 조금 얼굴을 찌푸렸다. 모든 병원의 규칙이었기에 그 역시 진료실에서는 절대로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의 입에는 담배 하나가, 정확히 말하면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 하나가 대롱거리듯 매달려 있었다. 조용히 그녀가 안으로 들어서자 뒤돌아서서 창밖만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가 그녀 쪽으로 빠르게 휙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이내 뭔가 초조해 하는 몸짓으로 그가 재빨리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손으로 낚아채는 모습이 그녀의 눈에는 자신의 그런 모습을 그녀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듯이 보였다. 그리고는 그의 찌푸려진 얼굴이 그녀를 보자마자 단박에 펴졌고, 서둘러 담배를 가운 위 호주머니에 집어넣으면서 그는 그녀를 향해 희미한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우리 오늘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언제나 그렇듯 온화한 목소리. 언제 화를 냈냐는 듯이, 완전히 딴사람 같은 그의 표정을 보며 청이는 잔뜩 치밀어 오른 화를 조금씩 풀었다.
“청이는 뭘 먹고 싶어?”
어느새 그녀에게 다가온 그가 그녀의 얼굴과 키를 맞추듯 몸을 약간 숙이며 다정하게 물어왔다. 청이는 희미하게 색이 들어간 안경 너머 숨겨져 있는 그의 두 눈을 잠시 응시하다 말고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그는 늘 이래.
그에게 이런 취급을 받을 때면 더욱더 자신이 어리게, 아니 거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느껴지곤 해서 이러는 그가 언제나 못마땅했다. 청이는 할 수 없다는 듯이 포기하는 듯한 한숨을 살포시 내쉬었다. 그가 이렇게 나오는데 그녀가 어떻게 따질 수가 있단 말인가. 그와는 전혀 싸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 팽팽하게 긴장을 하거나, 아니면 서로 강하게 나와야 언쟁이라도 시작할 텐데 그는 마치 오빠처럼, 아니 아빠처럼, 언제나 한발 물러서서 그녀의 투정이면 투정, 요구면 요구, 뭐든지 다 받아주었다. 아니 그녀의 아빠조차도 그녀에게 이렇게 자상하게 대해주지는 않았을 거다. 매번 이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청이에게는 자신에게 항상 배려하기만 하는 그와의 나이 차이가 피부로 절실히 와 닿았다. 오늘 세 번째로 그에게서 고함 비슷한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착각한 건 아닌가 할 정도로 그의 모습은 예전과 똑같이 온화하고 자상함 그 자체였다.
“오빠는 뭘 먹고 싶은데?”
그들이 합의한 그의 호칭. 처음에는 선생님이라고 하다가 아저씨라고도 하다가, 물론 그 두 가지 다 그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그의 요구대로 청이는 그를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생전 처음 가져보는 오빠였다. 그녀는 무남독녀이기 때문에 오빠가 어떤 존재일까 늘 궁금했는데, 이런 오빠라면 모든 여자들이 꿈에 그리는 오빠의 모습이 아닐까? 다만 다른 게 하나 있다면 친오빠가 아니라는 점이겠지. 아니, 나중에 아주 나중에, 결혼을 했으니까 그의 아기를 낳아야 된다는 게 여느 친오빠하고는 틀린 그들의 관계였다. 그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어떤 말도, 어떤 강요도 하지 않고 그녀를 항상 배려하면서, 어떨 때는 전혀 청이를 여자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그런 태도로 그녀를 그렇게 혼란스럽게 만들면서도 그는 그저 그것에 관해서는 침묵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 속마음을 확실히 잘 모르긴 하지만, 그가 여전히 그날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워낙 자기 표현을 안 하는 사람이라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그가 어떤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지, 그가 어떤 심정으로 자신을 생각하고 있는지, 그가 무엇을 바라는지, 그의 마음속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는 그의 감정들이 얼마만 한 깊이를 지니고 있는지, 아직은 자세히 알 수 없는 그녀였지만 한 가지만은 알 수 있었다. 그의 기다림이 언젠가는, 그날이 언제가 될는 지는 그녀 자신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 언젠가는 끝나게 되어 있다는 것을. 그녀가 그에게, 그가 그녀에게 약속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를 만난 건 정말이지 우연이었다. 그 일이 없었다면 그와는 아니, 그녀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그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건 운명이었을지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그녀는 점점 믿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3, 정확히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을 때였다. 고3이라 방학도 없이 매일 학교로 등교해서 자율 학습과 보충 학습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던 중, 그녀의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다. 벌써 일 년 가까이 이렇게 배가 살살 아파왔다. 하지만 청이는 그저 고3 병이 아닐까 하고 그저 가볍게 생각하고 말았다. 그런데 매번 그 아픔은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었다.
그런데 또다시 배가 아파왔다. 이번에는 다른 날보다 더 배가 당기면서 거의 허리를 필 수가 없었다. 배 중앙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갈수록 그 아픔은 더 예리한 통증을 동반하며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다른 날은 그렇게 조금 아프다가는 저절로 나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틀렸다. 저녁 늦게까지 교실에서 아픈 배를 움켜쥐고 참아보려고 애썼지만 어느새 그녀의 이마에는 식은땀마저 맺히고 있었다. 저녁밥도 먹지 못하고 그저 양호실에서 소화제를 타다 먹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체한 게 아닌 것 같았다. 화장실을 가면 나을 건가 생각도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친구들이 계속해서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고 옆에 있던 짝이 보다 못해 선생님께 알리러 교무실로 달려갔다. 그녀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담임 선생님의 전화로 그녀의 엄마가 급히 학교로 오시고 엄마와 함께 그녀는 그대로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청담 병원. 종합 병원보다는 그 규모가 조금은 작았지만 일반 병원 보다는 큰, 그녀의 집 근처에서 가장 큰 병원이었다. 야간 담당인 의사가 다가와 그녀에게 진찰대에 한번 누워보라고 지시했다. 잔뜩 겁이 난 얼굴로 옆으로 천천히 누운 그녀는 의사의 손이 오른쪽을 누르자 자신도 모르게 짧은 비명을 내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곧이어 간호사가 그녀의 피를 뽑았고 그걸 그대로 검사실로 가져갔다. 지쳐 있는 그녀를 그대로 두고 의사와 그녀의 엄마가 한참을 뭔가를 이야기하는 듯싶더니 곧바로 병실에 입원 수속을 밟았다. 맹장이었다. 그것도 만성이란다. 의사가 그동안 자주 아팠을 거라고 하면서 위가 비어 있어야 된다며 다음날 아침 일찍 수술 시간을 잡아주었다. 병실에 누운 그녀는 괜스레 눈물이 나왔다. 생전 처음 해보는 수술이라 겁도 났지만 너무나 힘든 고3 생활에 지쳐 있어서 그런가 마음까지 약해져 있었다. 그러는 그녀를 옆에서 엄마가 다독거려 주셨지만 그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그녀를 아침까지 괴롭혔다.
-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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