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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도담 8

화공도담 8

촌부 | 청어람 | 2010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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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290g | 128*188*30mm
ISBN13 9788925121628
ISBN10 89251216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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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 변화(變化)

밤하늘 가득히 별빛이 아롱거렸다. 한풀 꺾인 달이 유난히 외롭게 느껴지는 고즈넉한 밤이었다. 짙게 가라앉은 고요함 사이로 타닥타닥, 모닥불 타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던 자명이 모닥불로 시선을 돌렸다. 그간 노숙을 한 적이 적지 않건만, 이처럼 신산스러운 경우는 처음이었다. 마치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만 같았다.
‘사천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낭왕의 말에 따르면, 암천은 너무 쉽게 사천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한다. 만약 그것이 신산자 제갈경의 계획이 아니라 암천 스스로가 원한 것이라면 사천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셈이었다.
자명은 문득 남해 어린도의 도주라던 노인을 떠올렸다.
‘여만후라고 했던가?’
노인은 수하들로 하여금 동귀어진(同歸於盡)의 수법으로 자신을 공격케 했다. 수하들의 몸에 벽력탄을 묶어 폭사(爆死)를 종용한 것이다. 육편이 되어버린 수하들의 시신을 내려다보던 노인의 시선에는 조금의 감정도 묻어 있지 않았다.
‘그와 같은 자들이 사천에 가득하다면…….’
사천에는 그야말로 지옥도가 펼쳐져 있으리라.
자명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꼬옥 쥐었다. 잔뜩 힘이 들어간 탓에 새하얗게 질린 손이 바르르 떨려왔다.
‘아니,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야.’
자명이 상념을 떨쳐 내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때였다. 모닥불 앞에 앉아 있던 낭왕이 무심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드시오.”
낭왕의 손에는 건량을 끓여 만든 죽이 들려 있었다. 자명은 가볍게 목례해 보이고는 나무 그릇을 받았다. 낭왕이 남궁화란에게도 죽을 건네며 말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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