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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eBook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 EPUB ]
설흔 | 예담 | 2010년 05월 0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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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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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05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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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5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만자, 약 3.1만 단어, A4 약 63쪽?
ISBN13 9791163441281
KC인증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선생은 배순의 얼굴을 살펴본 뒤 마지막 설명을 덧붙였다.
"이 군의 설명을 요약해 말하자면 우주와 인생의 이치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가 되겠지요. 공부는 단순히 남에게 자랑하고 풍족히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돌석은 선생과 이함형의 설명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성인에 못 미치기 마련이지만 성인의 예를 따라 꾸준히 공부해나가면 언젠가는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았다. 미욱한 머리로 결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보니 돌석의 가슴이 뿌듯해졌다.
공부란 그저 천자문을 줄줄 외우고, 적절한 때에 논어, 맹자를 인용해 잘났음을 과시하거나, 과거에 급제해 평생을 고생 없이 사는,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삶의 이치를 깨닫고 그 깨달음대로 평생을 살아나가는 지난한 과정이라는 사실, 그것이 바로 선생이 태극도설을 통해 배순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었다. --- pp.44-45

"『중용』에 이런 말이 있느니라. '천하국가는 고르게 할 수 있고, 높은 벼슬도 사양할 수 있고, 서슬 퍼런 칼날도 밟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중용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바로 너의 마음이란 뜻이다. 너의 마음을 제대로 갖추면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수기修己와 치인治人 중 중요한 것은 수기이나 그렇다고 치인을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수기하면서 치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처럼 공부해야 하는 사람이 직면한 어려움이니라."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일이 나라를 다스리는 일보다 더 어려우니 수기를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은 수기뿐만 아니라 치인까지도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서 더 가중된다. 공부하는 이로서 세상을 올바로 살아가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 p.129

"아침저녁으로 책읽기에 몰두하고, 경전을 제대로 해석해낸다 해서 과연 공부를 잘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네. 공부를 하고도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른다면 그건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이 아니네.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기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인의 마음, 사랑의 마음, 공부한 자의 마음일세. 그 인이 어디 멀리 있던가? 주변에서 능숙히 비유를 취할 수 있다면 인의 길에 접어든 것이지. 이 군, 자네는 지금 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자네 주변에서 능히 취할 수 있는가? 정말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 p.142

노래의 힘은 대단했다. 느릿하고 무덤덤하게 흐르는 노랫가락을 달빛과 강물에 실어 보내노라면 가슴속에 쌓여 있던 앙금들이 깨끗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때로는 노래를 부르다 말고 주책없게 눈물을 찔끔거린 적도 있었다. 달빛과 강물만 알고 있는 돌석의 비밀이었다.
흥에 겨워 노래를 마친 선생은 이번에는 이함형에게 노래를 불러보라고 권했다. 그러자 그가 목청을 가다듬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춘풍春風에 화만산花萬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萬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어약연비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찌 끝이 있으랴

이함형은 도산십이곡 중 제6곡을 불렀다. 선생의 노래가 유장하다면 이함형의 노래는 기개와 열정으로 가득했다. 선생의 노래에서 오래된 매화의 향기가 피어난다면 이함형의 노래에서는 푸른 대나무 향이 뿜어져 나왔다. 선생의 노래가 느긋이 세상을 관조하는 노인의 것이라면, 이함형의 노래는 공부에 일로매진하려는 젊은이의 굳은 다짐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본문 170~171p)

"선생님, 이미 다 아는 내용을 그토록 반복해서 읽으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글쎄, 그 책에 나오는 문장은 다 안다고 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진정으로 안다고 하는 것은 문장의 의미를 아는 걸 넘어서 내 일상 자체가 배운 대로 행해질 때 가능한 것이야. 그런 면에서 볼 때 나는 아직도 그 책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느니라."
결국 오늘날의 선생을 만든 것은 재능이 아니라 끝없이 공부에 매진하는 미련함과 끈기였다. 돌석은 붓을 들어 '미련함으로 장애를 돌파하라'고 적었다. 선생의 지난 시절에 대한 회고를 듣고 돌석의 가슴속에서 불현듯 떠오른 구절이었다.
--- pp.219-22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나이 일흔의 퇴계 이황은 어느 날 제자들을 불러놓고 앞으로 나흘간 청량산에 머물며 공부에 관한 가르침을 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제자들은 극구 만류하지만 이황은 고집을 꺾지 않고 자신의 시중을 드는 돌석과 제자 이함형만을 데리고 청량산으로 간다. 이함형은 나이도 어린 데다 선생의 문하에 들어온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터라 다른 제자들은 불만을 드러냈지만, 이황은 평소와 달리 제자들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고 자신의 뜻을 완강하게 고집한다.

청량산으로 온 이황은 돌석에게 자신의 가르침을 기록으로 남긴 후 매일 밤 확인을 받으라고 한다. 남몰래 글공부를 해오기는 했지만 제자인 이함형도 있는데 자신이 그런 지시를 받자 돌석은 당황하고, 이황의 깊은 속내를 알 수 없기는 이함형 또한 마찬가지다.

이황은 평소 자신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편지를 보낸 수많은 사람 가운데 몇몇에게 청량산으로 오라고 했고, 이튿날부터 한 사람씩 방문객이 찾아온다. 처음 온 사람은 마을의 대장장이 배순. 이황은 옛 성현의 일화와 자신의 경험담을 곁들여 그에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고, 공부를 시작하고 싶은데 도무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을 알려준다.

이황이 평민인 배순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가르침을 주고 제자로 삼기까지 하는 모습과, 돌석이 이황의 지시대로 최선을 다해 그날의 가르침을 정리하는 것을 본 이함형은 양반가의 자제로서 갖고 있던 학문과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진심으로 돌석에게 사과한다.

다음 날 돌석은 누가 찾아올까 궁금해하며 문밖만 바라보는데 뜻밖에도 최 의원의 무남독녀 최난희가 들어선다. 이황은 그녀에게 공부의 고비를 맞았을 때 이겨내는 법과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일깨워준다. 이날 이함형은 돌석에게 선생의 아들과 며느리 이야기를 듣고 선생이 왜 수많은 제자 중에서 자신을 이곳에 데려왔는지 깨닫는다. 이렇게 가르침을 듣고 이를 기록하며 하루 이틀 흘러 나흘째 되는 날, 돌석은 마지막 날의 주인공이 누구일까 궁금해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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