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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보기의 즐거움

별보기의 즐거움

: 고수 별지기의 천체관측 실전 노하우

별지기 입문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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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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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4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21g | 152*200*16mm
ISBN13 9791186889084
ISBN10 11868890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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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조강욱
1978년 서울 출생. 오랫동안 천문학자를 꿈꿨으나, 그러다 굶어 죽는다는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의 설득에 ‘별 볼 일 없는’ 전자공학과에 진학하고서도 대학 시절 내내 별만 보러 다녔다. 직장도 별과는 별 상관없는 삼성전자에서 13년간 개발실과 영업팀을 거쳐 마케팅 기획 업무를 하다가 지금은 남십자성이 보이는 남반구에서 유학 중이다.

남쪽의 별들을 보기 위해 이미 호주로 세 차례 관측 원정을 다녀왔고, 중국과 일본, 호주, 북극에서 개기일식을 경험했다. 앞으로도 두 다리가 멀쩡한 이상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닐 예정이다.

또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메시에 마라톤 3연패를 이룬 뒤 지금은 메시에 마라톤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체관측 칼럼과 강연을 다수 진행했으며, 2016년엔 메시에 110개 전 대상의 관측 스케치를 완성했다. 지금도 유학을 빌미로 매일 밤 남반구의 별들을 감상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천체 스케치 개인전 상설 전시(천문인마을) 했고 ‘2012년 올해의 천문인’ 수상했다. ‘천문연구원 천체사진 공모전’ 최초로 그림으로 입상하고 ASOD에 한국인 중 가장 많은 스케치 게재(31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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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으로 오리온 대성운을 보면, 마치 한 마리 새가 날아가듯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에 백이면 백 모두 “아!” 하는 외마디 탄성을 지르게 된다. 지구별에 있는 우리와 오리온 대성운까지의 거리는 1,500광년. 1초에 30만km를 달리는 빛의 속도로 달려도 1,500년이 걸리는 거리이다. 우리가 지구에서 눈으로 보고 있는 이 성운의 빛은 실은 1,500년 전의 모습인 것이다.
밤하늘에는 천문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천체가 대략 헤아려도 약 1만 개가 넘는다. 1,500광년 밖의 오리온 대성운을 비롯한 성운, 성단, 은하 등, 평생을 봐도 다 못 볼 즐거움이 밤하늘에 숨어 있다. 우리는 그저 커다란 사탕 봉지에서 사탕을 하나씩 꺼내 먹듯이 정성 들여 하나씩 찾아서 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멀리 있는 애들만 볼 수 있을까? 시야를 조금 좁혀보면 우리 태양계에서도 행성과 위성, 혜성, 유성 등 많은 천체와 만날 수 있다. 그중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을 생각해보자. 맨눈으로 매일 달을 관찰하면 눈썹달에서 반달, 보름달로 이어지는 위상 변화를 확인할 수 있고, 망원경으로 확대해서 보면 운석과 충돌하여 만들어진 크레이터 하나하나뿐 아니라 그 사이를 흐르는 계곡과 복잡한 산맥들을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관측할 수 있다. 달 표면에서 관측할 수 있는 지형은 약 30만 개. 달 하나만 본다고 해도 평생 동안 봐도 다 보지 못할 숨은 그림들이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사람이 육안으로,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천체의 수는 분명 한계가 정해져 있지만, 그 한계점은 충분히 깊어서 평생을 열심히 봐도 흥미로운 대상이 충분히 남아 있다. 별보기가 지겨워져서 그만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별보기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 pp.19~20

유명한 밝은 은하 안드로메다(M 31)나 부자은하(M 51)를 본다 해도 아이피스로 처음 본 순간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희멀건한 솜뭉치밖에는 볼 수가 없다. 은하는 다른 대상들보다 훨씬 멀리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실망하고 멈춘다면 은하 관측의 깊은 즐거움은 영원히 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전가의 보도, 주변시(Averted vision)가 있다. 은하를 볼 때는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 주변시를 100% 활용해야 한다. 성운류도 비슷하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직시(Direct vision)로 봐도 잘 보이는 오리온 대성운 같은 아이는 은하 세계엔 없다.
--- p.173

북반구 산개성단의 최강자 중 하나인 쌍둥이자리의 M 35(사진 중앙)와 그 동생 2158번(좌 상단)은 겨울철 최고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그 자체의 아름다움도 물론 멋지지만 M 35는 많은 별칭을 가지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별칭은 ‘소금과 후추’ 성단일 것이다. 굵은 소금(M 35)과 가는 후춧가루(NGC 2158)가 하늘에 뿌려진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소금과 후추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공대 출신이어서 그런지 성단의 Star Chain들을 이어서 오메가(Ω) 모양이 주로 연상되는데, 별하늘지기의 이현호 님은 갈라진 Star Chain이 문어 소시지 모양으로 보인다고 관측 기록 대신 문어 소시지를 직접 만들기도 했고, 음악을 전공한 김남희 님은 종 모양으로 Star Chain을 그리기도 했다.
소금과 후추, 오메가, 문어소시지, 종…… 무엇이 정답일까? 물론 정답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거기서 나만의 답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별을 보는 즐거움을 더 깊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 pp.192~193

필자는 개기일식을 보기 전에 이런 얘기를 자주 들었었다. “개기일식을 보고 나면 인생이 바뀐다.” ‘대체 그게 뭐길래 인생을 바꾼다는 것일까’ 하는 순수한 궁금증에 2009년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가, 2012년 일본과 호주, 2015년 북극 스발바르 섬을 거쳐, 2017년 미국과 2019년 칠레까지…… 내 인생의 모든 해외여행은 이미 하늘이 다 정해놓았다. 필자는 죽기 전까지 일생의 모든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지구상 어느 곳이라도 태양을 가리는 달의 작은 그림자 안에 들어가 있기 위해 평생을 노력할 것이다. 이렇듯 개기일식은 결국 내 인생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 pp.275~276

실질적인 경험 없이 장비부터 사들이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는 실제로 별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망원경을 구입하기 전에 꼭 자신이 속하고 싶은 동호회의 관측회에 3회 이상 동참해보아야 한다. 그 정도면 내가 무얼 해야 재미가 있을지 감이 오게 된다.
지금은 고수가 되었더라도 누구에게나 초보 시절은 있었다. 그리고 별쟁이들은 대부분 초보에게 장비를 설명하고 천체를 보여주는 것에 호의적이다.
관측지에 한 번 가보지도 않고 인터넷에서 얻은 제한된 정보만을 가지고, 또는 망원경 판매 회사 직원의 얘기만 듣고(누구나 듣고 싶은 얘기만 듣는 법이다) 장비를 구입하거나, 중고장터에서 한 번 본 적도 없는 장비를 ‘덜컥’ 구입하게 되면 잠깐은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그 후의 미래는? 갖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고팔고 사고팔고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제대로 된 관측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돈과 시간만 축내다가, 천체관측의 즐거움은 제대로 맛도 보지 못한 채 별나라를 떠나는 사람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기본적으로 별 보는 취미는 ‘별을 봐야’ 재미가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 pp.3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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