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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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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95쪽 | 168g | 130*210*15mm
ISBN13 9788962530629
ISBN10 89625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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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권현형
1966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출생, 1995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강릉대 영문과 졸업,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 석사, 박사를 수료하였으며 시집 『밥이나 먹자, 꽃아』 등을 펴냈다.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수혜받았고 제2회 미네르바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poettree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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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슬픔

그녀의 두개골 속엔 반쯤 닫히다만 검은 서랍이 끼어 있는 듯했습니다 아귀가 맞지 않아 바람불 때마다 낡은 풍금을 켜대던 서랍, 그 덕에 어릴 적 나는 약방문을 닳도록 들락거렸지요 골이 울린다고 날카롭게 쇳소리가 골을 긁는다고 눈깔사탕 사러 보내듯 심심찮게 보내던 할머니의 두통약 심부름길, 주머니 속 동전을 잘그락거리며 댕동댕동 잘도 뛰어다녔지요

어느새 심부름 길은 저물어
할머니도
끝없이 뇌신을 채워 넣던 서랍도
그 길 위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할머니? 어쩌자고
이젠 …뇌신이 …제게 뇌신이 …필요해요
어릴 때부터 닦아놓은 길
악마 같은
슬픔에 중독되어 버렸거든요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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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형의 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그의 시가 소외된 것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 즉 휴머니즘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리라. 그의 시에는 상처받은 인생, 불운한 삶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삶의 중심부에서 밀려나고 잊혀져 있으면서도 조용히 운명을 긍정하며 들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응시와 애정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젊은 나이의 시인으로서 삶의 나아갈 길을, 그 운명의 표정성을 순간적으로 날카롭고 섬세한 직관으로 꿰뚫어 보는 힘을 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김재홍(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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