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자자가 똑같이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개인별로 노력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장중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이 6시간 30분 동안 전력으로 가능한가, 아닌가에 따라 주식투자 전략이 크게 달라진다. 장이 열려 있는 시간 내내 전부 매매에 집중할 수 있다면 전업투자자이고, 거의 집중할 수 없다면 직장인 투자자일 것이고, 그 중간형이라면 아마도 프리랜서 투자자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주식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 특히 개장시간 중에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전업투자/프리랜서/직장인이라고 타입을 나눌 수 있다. 그 타입에 따라 각기 다른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 p.23
‘주식투자’는 가치상승에 투자한 것이므로 그 기업의 투입 대 산출이 효율적 활용으로 이루어지는지 늘 감시하고 체크해야 한다. 재무제표와 리포트, 심지어 기업탐방을 통해서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반면에 ‘주식매매’는 주식시장에서 그 기업의 주식수요가 증가하고 있는지, 어떤 매매주체가 순매수를 하는지 매매동향을 체크해야 하고, 왜 사려고 하는지 재료를 파악해야 하며, 주가의 변동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차트연구를 해야 한다. 이 모든 활동은 가격변동을 예측하기 위함이지, 가치변동을 예상하기 위함이 아님을 명심하자. --- p.58
추세분석에도 여러 가지 기법과 판단이 있다. 하지만 가장 잊지 말아야 할 핵심은 추세분석이 가치가 아닌 가격의 움직임을 분석한다는 점이다. 3장에서도 말했지만 가치와 가격은 다르다. 다만 가치를 분석한다는 것은, 가치와 가격이 다르므로 가치에 비해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저평가 가치주를 발굴해 적정가격으로 수렴하는 것을 기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도 맹점이 있다. 첫째, 일정 정도 벌어진 가치와 가격의 차이가 시간이 지나도 수렴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둘째, 가치와 가격의 차이가 수렴한다 해도 시장 전체의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가치와 가격이 모두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금리, 환율, 물가, 천재지변 등 회피할 수 없는 수많은 체계적 위험이 벌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 p.83
통상적으로 투자기간이 짧은 투자자, 상승장만 경험한 투자자, 투자금액이 적은 투자자, 나이가 젊은 투자자 등이 집중투자를 선호한다. 물론 투자금액, 투자성향, 매매타입에 따라서 집중투자를 선호할 수 있으나, 선호하는 것과 맹신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선호라는 것은 집중투자의 단점을 정확히 알고 내 계좌가 깡통이 되어 시장퇴출 위험이 존재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집중투자의 최대장점인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집중투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반면에 맹신하는 것은 집중투자가 분산투자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집중투자가 그렇게 위험한 투자가 아니라고 막연한 믿음을 갖는 것이다. 집중투자는 분명히 시장퇴출의 위험이 존재하며, 대상은 누구라도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p.124
같은 날 시가총액을 비교해보자.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34조원이고, 롯데칠성 시가총액은 1.8조원이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롯데칠성보다 약 20배 가까이 더 큰 기업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롯데칠성의 주가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고 거래소에서 손꼽히는 초우량 기업임에는 틀림없지만 말이다. 참고로 SK하이닉스와 롯데칠성의 주가 및 시가총액을 비교한 이유는 동일자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우리나라 증시 시가총액 2위 기업이며, 롯데칠성이 주가 2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왜 주가로 기업 간 비교를 하면 주가차이에 대해 설명할 수 없을까? 이는 ‘주가’가 원래 비교 가능한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가가 유의미한 정보인 경우는 단 한 가지, 한 기업의 과거가격 변화를 비교함으로써 미래가격을 예측할 때이다. 과거주가 흐름을 검토하여 현재주가에서 미래주가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판단하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서로다른 기업들끼리 주가를 비교검토해 어느 기업의 주가가 싸고, 어느 기업의 주가가 비싼지를 검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p.144
필자는 “턱걸이 20개를 하려면 턱걸이 1개를 하면 된다”는 말을 좋아한다. 이 말처럼 주가가 1년 동안 1,000% 오르려면 하루에 10% 이상 여러 번 올라야 한다. 1년 동안 가장 크게 오를 종목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그날그날 가장 크게 오른 종목을 검색해보고 왜 올랐는지 연구해야 한다. 차트분석하고 재무제표 분석하고 재료분석을 하면 된다. 그런데 그 당연한 것이 하기 힘들다. 한 종목당 10분, 30종목이면 300분, 하루 5시간을 투자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하루 10분이 걸리던 한 종목 분석이 점점 익숙해지면 하루 5분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종목당 5분이면 150분, 즉 2시간 30분이면 가능해지는 순간이 온다.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달인들이 장기간 숙련을 통해 눈감고도 요리하듯이 말이다. --- p.195
S경제학의 근원인 미시경제학에서도 최고 이론들은 결국 ‘가격’이 중심이다. 일찌감치 아담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으로 가격의 중요성을 간파했으며, 알프레드 마샬의 가격론은 미시경제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수요공급 곡선이 가격을 축으로 움직이고 있고 거시이론들도 물가를 축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을 한다면, 주식시장 이전의 근원시장인 상품시장에서는 가치보다는 가격에 포인트를 맞춘 이론들을 발전시켰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식의 가격인 주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주가의 다양한 개념들을 생각해보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주가는 결국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의견이 합치된 가격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수요자를 매수자, 공급자를 매도자로 표현하며 균형을 이루어 거래된 가격을 체결가격이라고 한다. 그 체결가격이 소위 말하는 시장가격, 시가가 되는 것이다. --- p.253
단기매매자들은 매일 투자일지를 작성해야 한다. 부지런하고 노련한 투자자라면 장전, 장중, 장마감, 3번의 투자일지를 작성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하루 3번 투자일지를 쓰는 투자자라면 단기매매에서 절대 지지 않는 실력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단 한 번도 투자일지도 쓰지 않은 투자자는 단기매매가 아닌 중장기투자를 하는 투자자라고 생각한다. 먼저 장전투자일지는 아침 장 시작 전 단기매매를 위해 준비하고 분석하는 내용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간단하게 요약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초보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훈련이 되고 학습이 되는 것은 증권사데일리를 정독하고 정리해보는 것과 HTS상에서 꼭 체크해야 하는 해외지수나 예상체결가 조회 등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 p.296
장하성펀드라고 장하성 교수가 제안한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가 있었다. 지배구조가 모범적인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펀드를 표방하여 투명경영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출범하였었다. 장하성펀드는 경영참여를 선언하는 5% 이상 투자를 지향했는데, 이 펀드의 1호 종목이 대한화섬이었다. 1호 대한화섬이 발표된 이후 주가추이를 보면 8월 23일부터 65,400원에서 출발하여 상한가 5방에 성공했으며, 9월 20일에는 거의 한 달 만에 고가 230,000원을 찍으며 거의 3.5배 상승률을 보여주었다. 장하성펀드는 지배구조개선과 소액주주권리강화를 목적으로 앞으로 유사종목에 계속 투자하여 2호 종목, 3호 종목을 계속 공개하겠다고 했다. 1호를 선취매한 사람들은 3.5배, 아니 꼭지에 못 팔았어도 2~3배는 벌었던지라 다음 종목인 2호 종목을 어떻게 알아낼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 p.329
저평가된 중소형 음식료주로 접근하는 재무제표를 중시하는 가치투자가라면 기업분할에 의한 주가변동과 관계없이 Buy & Hold 장기투자가 가장 훌륭한 전략이 될 것이다. 차트를 중요시하는 차티스트들은 4만원대 초반(비추세매매)이나 5만원 돌파시(상승추세매매)에 매수가담이 가장 훌륭한 전략으로 보인다. 재료를 중요시하는 재료분석가들에게는 이번 기업분할을 샘표식품 입장에서 호재냐 악재냐로 고민해본다면, 당연히 호재로 분석된다. 다만 분할정지가 변수이기 때문에 분할정지를 앞두고 정지전에 매도하겠다는 매도세가 정지기간을 버틸 자신이 있으니 매수하겠다는 매수세보다, 강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분할 정지일인 6월 28일 종가매수가 그 위험을 덜 수 있을 것이다.
--- p.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