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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꾼 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

가슴으로 꾼 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

: 박지성을 글로벌 스타로 만든 아버지의 특별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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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6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51g | 153*224*20mm
ISBN13 9788926390931
ISBN10 892639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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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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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는 수원 산남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축구부에서 활동했다. 처음엔 아이가 축구를 시작하려 한다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내가 평소에 공부 열심히 하라고 강조했기 때문에 지성이로선 자신이 축구를 한다고 말하면 아버지에게 혼날 것이란 의식이 잠재돼 있었던 모양이다.
하루는 지성이가 학교에서 가정통신문 같은 걸 가져왔다.

“아빠, 여기 도장 찍어주세요. 축구부가 창단된대요. 그래서 부모님 도장을 받아오라고 하는데요.”
지성이의 설명에 의하면 학교에서 축구부를 창단하려고 하는데, 학부모들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도장을 받아오라는 것이었다. 난 지성이 말만 믿고 내용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찬성과 반대 칸 중에서 찬성에 도장을 찍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통신문은 축구부 창단이 아니라 지성이가 축구부에 입단하는 걸 허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서류였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부모님 서명 칸에 도장을 찍어버린 것이다. 지성이한테 절대 허락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이미 축구의 재미에 흠뻑 빠진 아이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지성이가 내 말을 듣지 않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지성이가 축구를 시작한 이후 아내와 아이는 토요일마다 집 바로 옆에 있는 학교 운동장을 찾았다. 축구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아내는 골키퍼가 되어 지성이가 페널티 킥을 연습하는 걸 도왔다.
아내가 이운재 선수처럼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에 단순히 골문 앞에 사람이 한 명 버티고 서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지성이는 엄마가 골문을 지키고 있는 걸 좋아했다. 친구들보다는 체격이 크기 때문에 엄마가 서 있는 게 연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아내도 골키퍼를 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아들과 점점 머리싸움을 했다. 지성이가 왼쪽으로 공을 찰 것 같으면 미리 몸을 움직였고, 가운데로 킥을 한다고 판단되면 중앙에서 움직이질 않았다. 지성이는 이런 엄마의 생각을 읽고는 늘 아내의 움직임과 반대로 공을 찼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일요일에는 내가 지성이의 연습 파트너로 나섰다. 이때는 운동장을 누비며 공을 차고 놀았다. 지성이는 이상하게 나와 연습할 때는 승부 기질을 발휘했다. 나 또한 아들한테 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뛰어다녔다. 평소 무뚝뚝하던 나도 이때만큼은 아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 시간들이 일요일마다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일요일을 기다리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지성이가 명지대 1학년에 다닐 때 축구부에서 ‘오픈 하우스’ 같은 행사를 열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숙소에 여자 친구들을 초대해 같이 놀고 즐기는 이벤트였다. 여자 친구가 있는 선수들은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이성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지성이는 그 ‘오픈 하우스’가 ‘웬수’같이 보일 지경이었다.
지성이와 또 한 명의 여자 친구가 없는 선수가 큰 결심 끝에 축구부 감독을 찾아갔다고 한다. 선배들이 여자 친구를 데려 오지 않으면 맞을 각오를 하라고 했다면서 감독한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선배한테 SOS를 쳤다간 더 혼날 것 같고, 다른 과에 아는 사람 한 명 없던 두 사람으로선 감독을 찾아간 게 최선의 방법이었는지 모른다.
두 사람의 상황을 재미있게 지켜보던 감독은 결국 다른 과 학생을 통해 여학생 두 명을 소개시켜 줬고, 지성이와 또 다른 선수는 두 여학생과 함께 ‘오픈 하우스’에 참석해 선배들로부터 매를 맞지 않을 수 있었다.
지성이가 조금이라도 주변머리가 있었다면 어렵게 축구부 행사에 얽혀든 그 여학생에게 밥을 사주거나 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며 감사를 전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성이는 그 여학생을 데리고 가선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선배들이 준비한 식사만 같이 하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지성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이학종 선생님은 지성이에게 나이키 축구화를 선물했다.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거라면서 자신과 발 사이즈가 같은 지성이에게 건넨 것이다. 그러나 지성이는 그 축구화를 방에 고이 모셔두고 신지 않았다. 아니 못 신었다. 너무나 갖고 싶었던 축구화였지만 감히 그 축구화를 신고 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빠, 나도 그 축구화 신고 싶은데 그거 신고 뛰면 몸이 이상해질 것 같아. 너무너무 좋아서. 그냥 원래 있던 낡은 축구화를 신는 게 더 마음이 편해요.”

그때 지성이는 어디서 듣고 왔는지, 외국의 유명 축구 선수들은 나이키에서 공짜로 축구화를 지원받는다면서 마냥 부러워했었다. 설마, 박지성이란 아이가 몇 년 후 그 유명한 나이키로부터 엄청난 액수의 후원금과 차고 넘칠 정도의 용품 지원을 받을 거란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까. 꿈조차 못 꿀 일이었다. 정말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인 것 같다.

…하루는 맨유 선수들 몇 명이 클럽으로 술을 마시러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지성이가 나한테 운전기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때 처음으로 픽업한 선수가 루니였다. 솔직히 한국 정서로는 지성이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선수가 선배한테 차를 태워달라는 말은 ‘감히’입 밖에도 꺼낼 수 없는 일이다. 영국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지성이 또한 전혀 개의치 않는 자세로 루니를 태워줬다.
맨유 선수들을 차에 태워 준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주로 선수들이 차를 두고 클럽으로 놀러가거나 외국 원정 경기를 마치고 맨체스터로 돌아올 때, 내가 운전을 하고 집이 같은 방향인 에브라, 테베스, 리오 퍼디낸드, 루니 등을 태워주는 일이 다반사였다.
재미있는 건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웨인 루니나 지금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공항으로 직접 픽업 나오는 가족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아들을 태워주려고 공항까지 나가는 아버지는 나밖에 없었고, 선수들 대부분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선수들이 내 차를 이용하려고 줄을 섰고, 차를 타고 가며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아갔다.
가끔 운전을 하다 보면 등골이 서늘해질 때가 있다. 내 차에 탄 선수들의 몸값을 합산해 보니 무려 1천억 원대가 넘는 것이었다. 순간 아찔했다. 부주의로 사고라도 난다면? 운전대를 잡은 손이 덜덜 떨릴 때도 있었다. 지성이는 그들 중 몸값이 가장 저렴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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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함께 즐기던 ‘공놀이’가 이젠 제 인생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아버지, 제가 어렸을 때 동네 학교 운동장에서 저랑 같이 축구했던 거 기억나세요?
아버지가 공을 차면 제가 쫓아다니며 태클을 걸고, 제가 공이라도 뺏으면 아버지가 열심히 수비를 하셨던 모습들이 잊히지 않아요. 그때 저한테 축구는 놀이였어요. 아버지랑 유일하게 같이 할 수 있는 놀이가 축구였으니까요.
그때나 지금이나 아버지는 항상 대하기 어려운 분이시지만, 이상하게도 축구를 할 때만큼은 아버지가 달라지시더라고요. 웃음도 많아지고 저한테 별로 화도 안 내시고, 더욱이 축구할 때 아버지가 하신 지적들은 감독님 못지않게 정확하셨어요.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제 인생의 중심에는 항상 아버지가 존재했습니다.
아버지가 계셨기에 제가 축구를 포기하지 않았고, 아버지를 떠올리며 힘든 것도 참고 이겨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한때 아버지의 불같은 성격이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었어요. 그러나 아버지의 그런 완고함이 실수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려는 '선수 박지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아버지가 안 계셨더라면 축구 선수로의 삶이 제대로 완성돼 가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도 아버지는 경기가 끝날 때마다 항상 저한테 전화를 해주시죠.
제가 벤치만 지키다가 들어올 때도, 언제나 전화로 용기와 격려를 해주십니다. 물론 가끔씩 쓴소리도 하시지만, 어느 순간부터 경기 후엔 아버지의 전화를 기다리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오지 않는다면, 그때는 아마 제가 유니폼 입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니지 않을 때겠죠.
박지성의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거,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숱한 말과 말들 속에서도 절 지켜주시고, 잘 이끌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아버지 성격 닮아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투르기 그지없지만, 지금은 아낌없이 모든 걸 꺼내 보이고 싶어요. 아버지의 존재가 박지성한테는 큰 힘이 된다고 말이죠.
박지성(축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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