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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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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겠지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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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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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0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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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98.7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9.6만자, 약 3.1만 단어, A4 약 61쪽?
ISBN13 9791187858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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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평지로 이어졌지만 궤도 이탈은 꿈도 못 꾸는 태양과의 전쟁이 계속되었다. 더위가 극에 달하는 순간, 버려진 나무 마차가 눈에 띄었다. 그 마차 위로 나이를 알 수 없는 무지무지하게 큰 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마차 옆에 작은 연못만 갖춰진다면 영락없이 영국 화가 존 컨스터블의 그림 〈건초 마차〉다. 태양을 피해 그곳으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던 순례자들은 옹기종기 앉아 허기를 달래자마자 마차 위에 제멋대로 드러눕기 시작했다.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이 헬리콥터를 타고 그 장면을 찍는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전쟁 가운데 휴전만큼이나 행복했다. 웬 전쟁이냐고. 나는 태양과 내 안의 나와 전쟁 중이었으니까, 완전 틀린 말은 아니었다. --- p.66~67

생 콤 돌트에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아주 훌륭한 숙소가 있다. 르 퓌 길에서 보기 드문 현대식인데다 새로 정비를 마쳐 아주 깨끗했다. 수녀, 신부, 순례자 무리가 식사 시간이 되어 모이면 수용 인원이 꽤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용료는 기부제인데 자원봉사자에 의하면 보통 프랑스 길에서는 10~20유로 정도가 기본이고 주머니 사정이 좋은 사람은 이왕이면 많이 지불한단다. 프랑스에서 이것이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아침과 저녁 식사가 포함된 가격이다. 밭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와 달걀, 치즈로 이뤄지는 식사인데 분위기가 맛을 돋운다. --- p.116

걸음걸이가 남달리 재빠르거나 서두르는 순례자들, 특히 젊은이들이 주로 무릎을 다치거나 인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왠지 무리해서 사는 사람들의 인생길과 유사하지 않은가. 출셋길에 질주하는 사람들, 모든 일이 쉬워만 보이는 사람들,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 아직 육체의 한계를 느껴보지 못한 젊은이들…… 상처받기 쉬운 여린 속살과 섬세한 인대는 누구에게든지 존재한다. --- p.188

아침 6시에 르 페크를 출발했다. 가랑비가 흩뿌리는 잿빛 하늘, 비가 내리는 이런 날에는 발의 통증은 없지만 습도로 인해 쉽게 지친다. 아뿔싸! 순례자에게 문제가 없는 날은 결코 없다. 인간의 삶과 닮지 않았는가. 순례자 저마다 크고 작은 문제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삶 가운데 지칠 때면 때때로 우리는 현실을 피하고자 여행을 가기도 한다. 그러나 여행으로 보상받진 못한다. 우리를 바꾼다는 건 더욱 꿈도 꾸지 않는 게 좋다. 여행은 우리를 바꾸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알게 해준다.
그런데 순례 도보 여행은 다르다. 우리를 바꿀 수도 있다. --- p.207

오즈의 숙소는 여행 안내소에서 도맡아 하고 있었다. 성당이 있는 중앙 광장에 안내소가, 그 맞은편에 순례자 숙소가 있다. 숙소의 배정된 침대에 샤워를 마친 뒤 누웠다. 그러다 같은 방의 프랑스 여인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한참 동안 배를 깔고 처음 보는 사람과 케케묵은 친구처럼 떠들었다. 나는 그때 제목도 기억이 안 나는 예전에 본 영화 속 대사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휴가지에서 만난 낯선 사람에게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방금 만난 사람인데도 속마음을 몽땅 털어놓게 되니 말이죠.”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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