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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7

한강 7

: 제3부 불신시대

[ 양장 ]
조정래 | 해냄 | 2003년 08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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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79쪽 | 153*224*30mm
ISBN13 9788973375714
ISBN10 897337571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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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왜 이러지……. 약을 먹어도 갈수록 심해지니……. 이게 무슨 중병이 든 건가……?
정남희는 또 이런 생각을 하며 한 손으로 이마를 받쳤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러나 눈앞에는 노란 불똥들이 오락가락할 뿐 어지러움은 가시지 않았다. 한기도 어깨가 움찍거릴 정도로 심해지고 있었다.

약기운이 떨어져서 그래. 어서 가서 약만 먹으면 괜찮아져. 병은 무슨 병이댜. 일이 좀 힘드니까 그런 거지. 기운 내, 이것아! 넌 그래도 호강이야.

정남희는 다시 스스로를 위로하고 독려하며 눈을 크게 뜨고 어금니를 물었다. 그러나 어지럼증과 한기는 기세가 더 드세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어서 가서 약을 먹을 생각으로 걸음을 빨리 했다. 그러자 걸음걸이는 표나게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독일사람들이 그녀를 힘끔거리거나 유심히 쳐다보기도 했다.

얼굴이 창백해진 정남희는 심하게 비틀거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서기 바쁘게 책상 서랍에서 약병을 꺼냈다. 병뚜껑을 열면서도, 약을 손바닥에 받으면서도 그녀의 두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알약 네 개를 다급하게 입에 털어넣었다. 물을 마신 그녀는 의자에 털퍽 주저앉아 더디게 약병을 끌어당겨 뚜껑을 닫으려다가 멈추었다. 그녀는 힘없이 풀린 눈으로 약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병에 씌인 약 이름은 아스피린이었다.

이제 네 알 가지고는 안 되는 거야……. 약효가 빨리 떨어지니까 이래. 한 알을 더 먹으면 그만큼 오래 견디겠지. 근데……, 약 많이 먹으면 안 되잖아?

정남희는 천천히 병뚜껑을 닫았다. 그러나 다시 병뚜껑을 돌리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고 나서 곧 시작될 야근을 생각하고 있었다. 네 알을 먹고는 야근을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었다. 정남희는 아스피린 한 알을 더 먹었다. 그리고 저녁 식사까지 남은 30분을 생각하며 침대에 쓰러졌다.
--- pp.205~206
"채옥아, 너 고집 좀 부리지 마라. 무슨 기집애가 엄마 말을 그리도 안듣니 그래. 다 절 잘살리려고 그러는 건데. 미국에 가서 멋들어지게 폼잡고 살면 좀 좋으니."
임채옥의 어머니 황 집사는 한편으로 꾸짖는 척, 다른 한편으로 군침을 돌게 하며 딸을 살살 꼬드기고 있었다.
"엄마, 제발 그 말 좀 그만해요. 난 미국이 싫다구요. 그리고 난 시집간 출가외인이에요. 그러니까 날 데려갈 생각은 하지 마세요."
임채옥은 말만큼 싸늘한 기색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미국이 왜 싫어, 요런 맹추야. 미국이 사람 사는 천국이라는 거야 세 살 먹은 어린애들도 다 아는 일이잖아. 너, 이민 가고 싶어 환장을 하면서도 못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서 그래!"
황 집사는 소리를 빽 질렀다. 이아래턱이 이중으로 겹치도록 피둥피둥 살찐 얼굴에 노기가 드러나 있었다.

"엄마, 우리나라가 뭐가 모자라고 딸리는 게 있다고 이민을 가겠다고 그 야단이세요, 그래. 난 도대체 엄마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너 정말 바보 멍청이니? 모자라고 딸리는 게 없다니, 아니 세탁기가 있니, 청소기가 있니, 설거지 기계가 있니, 부라자·스타킹을 어디 하나 제대로 만드니? 이런 걸 일일이 다 말을 해야 알겠니? 물자 풍부하고 사람 살기 좋기로야 미국이 천당이고 우리나라는 지옥인 거야 두말할 것 없잖니?"
"어머, 엄마 참 이상하네요. 그런 물건들야 돈만 있으면 도깨비시장에서 얼마든지 구해다 쓸 수 있는 거야 엄마가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돈 많은 엄마가 척척 구해다 쓰면 될 걸 가지고 왜 딴 나라로 이민까지 가고 그러느냐구요. 미국에 가면 말이 통하기를 해요, 아는 사람이 있기를 해요. 무슨 재미로 살려고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구요."
--- pp.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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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작품에 이념이니 제도니 계급이니 따위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거기서 항상 '인간'과 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역사를 읽는다. 그래서 그의 책을 덮은 뒤 내가 괴로워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곤혹스런 질문이다. 이번 소설 『한강』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작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은 밖에서 참견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배경과 무대가 독자 대부분의 가시거리 밖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는 우리가 기억 세포를 어떻게 동원하느냐에 따라서 작가의 고뇌에-역사 해석에-동참하거나 '시비할'공간이 제법 열려 있다. 그 망외의 재미가 솔찮허다!
-- 정운영(경기대 교수, 중앙일보 논설위원)
숨가쁜 역사에서 부당한 권력들은 우리의 기억을 처단했고, 우리는 소금기둥이 되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내달려왔다. 그러나 조정래는 과감히 몸을 돌려 우리 근대사의 가시밭길을 혼자서 다시 걸었다. 이 고독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한강』은 '강철군화'밑에서 이루어진 근대화의 짙은 그늘을 샅샅이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분단이데올로기에 찢기고 천민자본주의에 시달리면서도 자기 길을 걸으며 역사의 빛을 만들어낸 이들의 삶을 뼈아프게 확인한다. 의태의 몸짓이 굳어져 망각의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고 여기는 이들에게도 『한강』은 경직과 마비를 풀어주는 축복의 강이 될 것이다.
-- 황광수(<실천문학>주간, 문학평론가)
『아리랑』과 『태백산맥』이 고난과 투쟁을 통해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개인들을 거인으로 부조시키고 있는 데 반해 『한강』은 역사에 의해 끊임없이 절차탁마되는 개체적 존재들을 그려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강』속의 한국인들은 끊임없이 일상성을 만들어내는 가운데서도 『아리랑』의 어미와 『태백산맥』의 아비로부터 물려받은 투쟁혼과 저항정신의 날을 세울 줄 안다.

『한강』은 오늘의 한국인들의 자기동일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당대소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늘·이곳의 뿌리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원히 묻혀버리거나 왜곡될 법한 정치사적 진실을 두루 파헤쳐내고 있어 우리 소설사에서는 보기 드문 정치소설의 정전으로 나아가게 된다. 현대 한국인의 초상화를 보고 싶은 국내외 독자들과 현대 한국사회의 풍경화를 보고 싶은 노소독자에게 바로 『한강』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 조남현(서울대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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