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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8

한강 8

: 제3부 불신시대

[ 양장 ]
조정래 | 해냄 | 2003년 08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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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74쪽 | 153*224*30mm
ISBN13 9788973375721
ISBN10 897337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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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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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게는 밤장사럴 안 혀도 되는 것이 또 영판 신통방통허단께로. 딴장사덜맹키로 통금이 다 되도록 장사럴 혔으면 워쩔 뻔혔어. 그 잘난 점원 노릇도 못혀묵을 판이었제. 낮장사로 일찍허니 일 끝내고 푹 쉴 수도 있으니 쌀가게만치 존 장사가 웂단 말이여. 그나저나 나가 한강가에 와서 절로 존 돈벌이가 생긴 챔인디, 한강 물기운 타고 팔자가 활짝 필라는 것일랑가? 그려, 옛날에 점쟁이 말이 물을 가차이 허먼 덕을 본다고 안했등감? 잉 맞어. 나무도 크면 영험이 있데끼 한강도 질고 큰께 영험이 있덜 안컸어? 그 영험이 나럴 돕고 우리 집안을 살펴주실란지도 몰르제. 그려, 칠성이 그놈도 등록금 제때제때 주고, 책도 다 사주고 헝께 등수가 쑥 올르덜 안 혔어. 등수가 올를수록 크고 존 회사에 취직이 된단께 얼매나 존 일이여. 칠성이 그 장헌 놈이 월급 많이 타는 회사에 떡 취직혀서 돈을 모으면 나가 쌀가게 채리고 나스는 것도 헛꿈이 아니다 그것이여. 하먼, 헛꿈이 아니고말고.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고 안 혀?

이런 들뜬 생각에 천두만의 발길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천두만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무슨 버릇처럼 바지부터 벗었다. 곧바로 남편을 뒤따라 밥상을 들고 들어온 버들댁은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를 받치고 바지를 거꾸로 들었다. 그러자 쌀이 바가지로 쏟아졌다. 그녀는 누구의 눈치를 보는 듯한 황급한 몸놀림으로 윗목에 놓인 쌀독에다 쌀을 부었다.

아내가 그러는 동안 천두만은 무심한 척 밥을 떠넣고 있었다. 1년 넘게 계속되어 온 그 일은 자식들은 아무도 모르고 내외 간에만 지키고 있는 비밀이었다. 그게 어찌 되었든 간에 자랑할 일이 못 되니까 아이들에게는 철저하게 감추어야 했다.

천두만은 기름기 자르르 도는 하얀 쌀밥을 숟가락 가득 뜨면서 가슴 뿌듯해지는 야릇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쌀을 훔쳐넣을 때의 가슴 두근거림과는 정반대의 느긋한 성취감이 쌀밥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함께 전신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건 나도 이젠 당하고만 살지 않는다는 묘한 보복감이기도 했다.

날마다 그렇게 챙긴 쌀은 다섯 식구의 식량을 너끈히 해결해 주었다. 그 쌀값을 고스란히 버는 것도 버는 것이지만, 보리밥에 넌덜머리가 난 아이들에게 쌀밥을 먹일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다.
--- pp.307~308
그는 3분 간격으로 투표장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대리투표를 하고 있었다. 기권자는 거의 있을 리 없고 돈벌이를 하려고 도시로 떠나버린 젊은이들의 투표용지가 그의 손에 들려지고 있었다. 그는 실눈이나 빈대코는 말할 것도 없고 이장에게도 그 일을 비밀로 하고 있었다. 똑같은 일을 스물다섯 번 되풀이한 다음 그는 학교를 벗어났다.
--- p.180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조정래의 작품에 이념이니 제도니 계급이니 따위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거기서 항상 '인간'과 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역사를 읽는다. 그래서 그의 책을 덮은 뒤 내가 괴로워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곤혹스런 질문이다. 이번 소설 『한강』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작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은 밖에서 참견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배경과 무대가 독자 대부분의 가시거리 밖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는 우리가 기억 세포를 어떻게 동원하느냐에 따라서 작가의 고뇌에-역사 해석에-동참하거나 '시비할'공간이 제법 열려 있다. 그 망외의 재미가 솔찮허다!
-- 정운영(경기대 교수, 중앙일보 논설위원)
숨가쁜 역사에서 부당한 권력들은 우리의 기억을 처단했고, 우리는 소금기둥이 되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내달려왔다. 그러나 조정래는 과감히 몸을 돌려 우리 근대사의 가시밭길을 혼자서 다시 걸었다. 이 고독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한강』은 '강철군화'밑에서 이루어진 근대화의 짙은 그늘을 샅샅이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분단이데올로기에 찢기고 천민자본주의에 시달리면서도 자기 길을 걸으며 역사의 빛을 만들어낸 이들의 삶을 뼈아프게 확인한다. 의태의 몸짓이 굳어져 망각의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고 여기는 이들에게도 『한강』은 경직과 마비를 풀어주는 축복의 강이 될 것이다.
-- 황광수(<실천문학>주간, 문학평론가)
『아리랑』과 『태백산맥』이 고난과 투쟁을 통해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개인들을 거인으로 부조시키고 있는 데 반해 『한강』은 역사에 의해 끊임없이 절차탁마되는 개체적 존재들을 그려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강』속의 한국인들은 끊임없이 일상성을 만들어내는 가운데서도 『아리랑』의 어미와 『태백산맥』의 아비로부터 물려받은 투쟁혼과 저항정신의 날을 세울 줄 안다.

『한강』은 오늘의 한국인들의 자기동일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당대소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늘·이곳의 뿌리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원히 묻혀버리거나 왜곡될 법한 정치사적 진실을 두루 파헤쳐내고 있어 우리 소설사에서는 보기 드문 정치소설의 정전으로 나아가게 된다. 현대 한국인의 초상화를 보고 싶은 국내외 독자들과 현대 한국사회의 풍경화를 보고 싶은 노소독자에게 바로 『한강』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 조남현(서울대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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