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21세기의 중국조선족 기업
1. 조선족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화(globalization)의 가속은 세계경제의 통합, 이주민의 증가, 다문화주의의 확산 등을 가져왔으며, 그 결과 글로벌네트워크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구화와 정보화의 흐름에 맞추어 세계 각국은 민족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으며, 치열한 국제경쟁에 대비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질서 속에서 새롭게 부상한 행위자는 디아스포라(diaspora), 즉 세계적으로 분산된 민족인데 약 700만 명이라는 디아스포라를 보유한 우리민족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 재외한인은 글로벌네트워크를 촉진할 수 있는 민족의 자산이다. 이렇듯 귀중한 민족의 자산인 우리의 700만 재외동포는 중국, 미국, 일본, CIS 등지에 이주하여 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300여만 명의 한인이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 중 200여만 명은 구 조선족이며 100여만 명은 신 조선족으로 중국의 코리아타운에서 혼재하여 거주하고 있다. 한편 한중수교 이후 30,000여개의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으며 17,500여개의 조선족기업 또한 중국 대도시에서 중국진출 한국기업과 강한 연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상생하고 있다. 그러나 한중수교 25년째인 지금 중국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성적표를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는 그동안 중국진출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는 데 대한 체계적인 준비 없이 단순히 인건비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진출했기 때문인데 지금에 와서는 이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 왜냐하면 중국의 기업환경이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상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강력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조선족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기업의 글로벌화 및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으로는 미래도전을 위한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일이며, 또한 중국조선족 기업의 기업가정신과 글로벌네트워크 발굴을 통하여 한국기업과의 상생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렇듯 중국에서 조선족기업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성이 더해지는 이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일은 조선족기업 2세대와 3세대 간의 전혀 다른 특성이다. 즉 조선족기업 2세대는 모국과의 관계성을 유지하면서 민족정체성도 강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3세대는 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면서도 한족(漢族)으로 동화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조선족기업가협회 등의 활동에도 소극적이어서 이들은 조선족기업 2세대와는 달리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에서의 조선족기업가는 2세대와 3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현재는 3세대 조선족기업의 비율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족기업 2세대는 많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코리안드림을 꿈꾸면서도 한국에서 3D업종에 종사하면서 사업가로의 꿈을 키워 왔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3세대는 자신의 불굴의 노력과 의지로 해외유학 등을 통하여 많은 교육을 받은 후 현지국의 굴지의 기업이나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화된 기업에서 경영마인드를 형성하고 기업을 창업함으로서 기업가정신 또한 2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예동근 외(2011) 『조선족 3세들의 서울이야기』 백산서당, pp. 8~9 참조.
따라서 조선족기업 2세대가 한국에 와서 번 돈으로 자본금 삼아 기업을 창업하여 코리안드림을 이룬 세대라면 조선족기업 3세대는 미국, 일본, 유럽, 한국 등 선진국에 유학하여 교육을 받은 후 중국에서 창업하여 성공한 글로벌네트워크형 기업가정신을 가진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심양, 북경, 청도, 상해, 천진,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활약하는 조선족기업인 2-3세대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편승하여 비약적으로 성장함으로서 기업의 성장률이 한중수교 직후에는 중국진출 한국기업에 뒤졌으나 한중수교 25년이 지난 중국조선족기업의 성장률이 중국진출 한국기업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며 또한 이들은 언어와 문화, 꽌시(觀視) 등을 앞세워 향후 중국 주류 사회에 편승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므로 이들의 기업가정신과 글로벌네트워크 구축을 연구조사하는 것은 모국인 한국의 세계화 및 거주국과의 국제관계 개선에도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며 실용성 또한 높다. 그러나 중국 내 2세대 조선족기업가의 고령화현상과 차세대 조선족기업가의 희박해져 가는 민족정체성 및 교육이나 결혼 등에 의한 한족화가 증가하고 조선족의 코리안드림 과정에서 생긴 한국인과의 애증관계에 의하여 중국 내의 한인(韓人) 즉 조선족과 한국인 간의 네트워크가 소원한 상태인데 이는 우리기업의 중국 내수시장 확장이나 세계한상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글로벌네트워크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국조선족 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관계형성 및 한상네트워크 구축을 위하여 중국조선족 기업의 기업가정신을 연구조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러나 조선족 3세대 기업인들은 모국인 한국과의 관계가 점점 소원해지고 있으며 민족정체성 또한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중국 한상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고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한편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하여 그들이 가진 기술과 경제자본 및 인적자본을 활용하는 것은 글로벌시대에 한국의 세계화 및 국가경쟁력 고취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한·중 간 경제교류와 협력의 중개자는 중국조선족 2, 3세대 기업가이며 중장기적 차원에서 한국경제발전의 실용적인 민족자원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첫째, 중국조선족 기업의 형성과정과 기업가정신을 집중 조명하고 둘째, 중국조선족 기업의 글로벌네트워크 구축실태를 파악함으로써 이를 통하여 한국기업 및 해외 한상기업과의 상생의 터전을 마련하는 데 있다.
이 연구는 중국조선족 기업의 기업가정신과 글로벌네트워크 구축문제에 대하여 기존 연구문헌과 조사 자료를 수집, 분석하여 한인기업 즉 중국조선족 기업과 한국기업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세계한상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데 이를 위하여 먼저 조선족기업이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을 선정하여 조선족기업에 대한 경제환경과 경영활동, 기업가정신, 네트워크 등을 설문조사와 면담을 통하여 자료를 수집할 것이며 이어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여 조선족기업의 경영활동과 기업가정신,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이를 통하여 세계한상기업 간의 상생방안을 도출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설문조사와 면담을 통해 조선족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 그리고 중국진출 한국기업이나 한국에 있는 기업, 나아가서는 세계한상 기업 간의 네트워크 등을 분석하고 재조명하는 것은 글로벌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중국조선족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700만 재외동포와 모국 간 발전의 돌파구를 찾는 열쇠이다.
2. 조선족기업의 글로벌네트워크와 기업가정신 연구동향
글로벌네트워크 연구
조선족경제와 경영활동 및 네트워크 관련 연구로는 임채완·이장섭(2012), 이장섭(2011), 김삼(2008), 황유복(2008), 임채완·이장섭 외(2007), 이장섭·임채완 외(2006), 최웅용·임채완·이장섭 외(2005), 이중우(2005), 정명호·오홍석(2005), 임채완(2005)의 연구가 있다. 이들의 연구에 대한 개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임채완·이장섭(2012)은 “흑룡강성 조선족기업의 성장과 기업가정신” 연구에서 흑룡강성 조선족 기업인과의 면담과 설문조사 그리고 현지의 자료나 흑룡강신문 등 조선족자료를 활용하여 흑룡강성 조선족기업의 글로벌네트워크를 파악하여 도식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 필요한 조선족기업인의 네트워크와 기업가정신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는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장섭(2011)은 중국 흑룡강성의 하얼빈시(哈??市), 목단강시(牡丹江市) 등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조선족기업인 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면담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흑룡강성 조선족기업의 경영실태를 파악하고 분석하였다. 이는 흑룡강성 조선족기업의 경영실태에 대한 최초의 연구로써 중국 동북개발에 따른 우리기업의 진출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김삼(2008)은 글로벌 경제문화네트워크 구축과 조선족의 미래라는 논문에서 중국 내 조선족경제인단체에 대한 온·오프라인 경제네트워크를 만들고 나아가서 해외 조선족기업인과 중국 내 조선족기업인을 잇는 세계적인 조선족상인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중국 내 조선족사회에 대한 투자와 조선족의 세계진출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본 논문은 조선족 및 조선족기업의 글로벌화와 발전을 위한 진일보한 주장이라고 판단되나 아쉬운 것은 이론에만 그치고 실제적인 네트워크구축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황유복(2008)은 조선족의 발전을 위한 글로벌코리안네트워크 논문에서 전 세계로 흩어진 조선족의 사회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글로벌코리안 네트워크’의 구축과 상응한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역설하면서 조선족 엘리트 경제인 등 학자들이 주축을 이루는 세계적인 글로벌코리안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현실적으로 조선족사회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처방이기는 하나,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아니하였다.
임채완·이장섭 외(2007)는 중국의 연변(延邊), 심양(瀋陽), 북경(北京), 청도(靑島), 상해(上海) 조선족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면담 등을 통하여 조선족기업의 네트워크실태를 조사연구하였다. 즉 중국조선족 기업들의 네트워크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파악하였으며 나아가서 조선족기업들의 네트워크 실태조사를 통하여 한상네트워크 구축방안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는 국내 최초로 중국조선족기업 네트워크실태를 파악하고 시사점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장섭·임채완 외(2006)는 중국의 5개 지역 즉 연변(延邊), 심양(瀋陽), 북경(北京), 청도(靑島), 상해(上海)조선족기업의 성장과정과 경영활동을 분석하였다. 즉 조선족기업의 성장과정과 조선족기업에 대한 경영활동 및 수출, 수입, 투자 등에 대하여 연구조사 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중국진출 한국기업과의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최웅용·임채완·이장섭 외(2006)는 연변(延邊), 심양(瀋陽), 하얼빈(哈??), 북경(北京), 청도(靑島)조선족사회의 경제환경과 조선족자영업자의 경영실태를 면담과 설문조사를 통하여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중국조선족 자영업자에 대한 경영실태를 분석한 연구로써 국내에서 시도한 최초의 연구이나 방대한 모집단에 비하여 표본추출이 빈약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중우(2005)는「글로벌 경쟁시대의 네트워크 전략」이라는 연구를 통하여 격심해지는 국제경쟁 속에서 한국기업들이 직면한 경쟁력 강화문제를 기업 간 정보와 자원교환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수립한 네트워크전략의 수행을 통하여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 대기업그룹의 글로벌화를 위한 전략적 경영방안을 제시하고 또한 최근 선진국기업들의 네트워크전략 수행사례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였으며 최근 한국기업의 국제화 전략변화와 네트워크전략 추진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한국의 인터넷 벤처기업과 한국의 자동차산업, 한국의 의료산업에 대한 경영혁신과 네트워크구축 전략을 분석하고 방안을 제시하였으며 결론적으로 해외 선진기업들이 첨단산업에 수행한 네트워크 전략을 간략하게 재조명하였으며, 향후 국내기업의 네트워크전략 추진에 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한국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전략경영을 국제네트워크전략을 통하여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사례를 통하여 제시한 선진적인 연구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국내에서 기업네트워크에 관한 연구가 일천한 상황에서 사회학에서 발달한 네트워크개념을 기업에 적용시킴으로서 글로벌화된 국제경영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의 생존전략을 제시한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반면에 한국기업만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사례를 제시했다는 문제점이 있다.
정명호·오홍석(2005)은「휴먼네트워크와 기업경영」의 연구를 통하여 직장 내에서 구축되는 인간관계 형성과정을 인사관리측면을 통하여 파악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연구의 주된 핵심은 사람들은 기업에서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가, 이러한 사회적 관계의 특성은 기업경영에서 어떠한 효과를 발휘하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노력하였으며 또한 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휴먼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하고, 어떻게 기업경영과 관련되는지에 대해서 연구를 통하여 파악하고 분석하였다. 이 연구의 내용은 첫째, 휴먼네트워크와 네트워크관점에서는 기업 내 네트워크의 유형을 제시하였으며 둘째, 휴먼네트워크와 기업경영에서는 조직적응과정에서 네트워크의 효과, 다운사이징과 휴먼네트워크 등을 언급하였고 셋째, 휴먼네트워크와 조직성과에서는 창의성경영과 네트워크관리 등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기업 내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직원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인사관리 측면의 연구물로서 가치가 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