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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셀린 붓다

바셀린 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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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68g | 148*210*20mm
ISBN13 9788957075135
ISBN10 895707513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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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그 어떤 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단은 옳지만, 그것은 그 어떤 글도 되지 않을 수도 있다. (…) 내가 글을, 존재의 어려움에 대한, 존재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한, 그 이중적인 어려움에 대한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 이 글을 쓰게 된 경위를, 그 기원을,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을 추적하기란 어렵다. 모든 것의 근원은 어디에도 없거나 모든 것에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것은 뭔가의 근원을 알아내는 데 하등의 도움도 되지 못한다. 그리고 때로는 뭔가의 근원을 밝히는 것이 뭔가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지 않기도 한다. (…) 아마도 이 글의 기원은 없거나, 무수한 기원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5

“지금껏 글을 써오면서 거의 처음으로 나는 내가 한 어떤 여행들에 관해 이야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 또한 한다. 하지만 내가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해도 그것은 일반적인 여행기는 아닌 어떤 것이 될 것이다. 익숙한 여행기들의 형태로부터 가능한 한 멀어지려는 노력을 가능하게 해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또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여행을 통해 얻으려는 것이 결정적으로 없기 때문에, 혹은 그런 것이 설사 조금 있다 해도 그것은 스쳐 지나가는 어떤 작은 인상들 또는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지각 경험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 p.98

“나는 소통이 가능하지 않으며, 소통을 필요로 하지 않는, 어떤 자족적인 나만의 세계를 만드는 상상을 했다. 어쩌면 타인에게 이해될 수 없는 것이야말로 누군가의 고유한 부분을 이루는 것일 수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차마 마저 말할 수 없는 생각들만이 나의 진정한 생각으로 여겨졌다. 사람들 사이에 너무도 만연한 소통에의 강조는, 강요로까지 이어지는 그것은 너무도 지나쳐 결국 인간이 자신이 끝내 혼자라는 사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게 하는 측면이 있으며―결국 인간은 자신의 자아를 경험할 뿐이라는, 니체의 말은, 결국 인간은 자아에 의해 굴절된 세계를 경험할 뿐이라는 말은 얼마나 옳은가?―, 정작 필요한 단절과 고립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게 만들었으며, 어쩌면 그 가능성이 하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소통 자체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존재의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 그 안에서 침잠하며 평온을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어쩌면 보조 정원사로 일하며 자신의 세계 속에 깊이 침잠해 있던 비트겐슈타인 또한 그가 자초한 고립을 통해 세계와의 소통을, 다른 차원에서 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 p.21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잠 못 이루던 어느 밤, 남자는 창밖을 바라보며 서 있다. 한데 그 순간 남자의 눈에 희미한 그림자 하나가 보인다. 그 그림자는 남자의 방을 향해 기어 올라오고 있었고, 남자는 그 낯선 그림자가 아마도 도둑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그림자 또한 의례 도둑들이 그러하듯, 남자를 발견한 순간 흠칫 놀라고는 건물에서 떨어지고 만다. 너무도 쓸쓸히 퇴장하는 한밤의 희극 배우를 본 남자는 속으로 ‘무언가 훔치러 왔을 도둑이 훔친 것도 없이 다만 내게 무언가 남기고 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 삶이고 그래서 삶은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자신이 보고, 듣고, 여행하면서 생각한 것들, 그곳에 있었던 것들, 없었던 것들, 있었는지 없었는지 잘 모르겠는 것들, 하지만 그것이 크게 상관없는 것들, 전혀 상관없는 것들, 그리고 글로 쓰기 쉽지도 어렵지도 가능하지도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 기억하고 쓴다. 가령, 그것은 어느 날 한적한 공원 벤치에서 만난 노파와 주인 모를 늙은 개에 관한 이야기이며, 한겨울 고궁 앞에 놓여 있던 의치에 관한, 어딘가 합당해 보이는 자위행위를 하는 원숭이에 관한, 교묘히 양들의 콩밭을 뜯는 케어라는 앵무새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격정적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아홉 차례 소의 고환에서 추출한 호르몬을 맞은 히틀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꼭 그래야만 했을까 싶지만 죽고 나서야 키르케고르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었던 한 물고기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설은 그 앵무새들이 양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던가에 대해서, 키르케고르라는 이름을 가진 물고기의 무덤이 어디 있는가에 대해서, 길 가던 자라의 등을 핥던 소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정말이지 우리가 궁금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다. 그래서 아마도 기대해왔던 이야기 틀을 벗어난 이 소설에 대해, 격정적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무려 하루에 아홉 차례나 황소 고환에서 추출한 호르몬제를 맞은 히틀러와 유사한 감정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작가는, 분명한 구성이나 주제가 있는 글을 쓰지 않는 데에는 그 자체의 따분함과 전체적인 구도를 생각지 않고 세부적인 것에 몰두할 때 어떤 일그러진 글이 나올지에 대한 개인적인 궁금증, 그리고 그러한 글들이 과연 우리의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실이 그러한 글들 속에 묘사된 것과는 얼마나 다른지 아마 현실을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 박민규는 정영문을 오늘날 한국 문학의 알리바이이자, 후에 그를 읽은 독자에게는 모로코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 말한다. 이는 합당한 지적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현재 정영문처럼 아름답고 정교한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는 매우 드물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우연이든 필연이든, 지금 당신의 손에 들려진 이 책이 단순한 한 권의 소설이 아님을 알아주기 바란다. 이것은 정영문의 소설이고, 지금 당신은 정영문과 함께하고 있다. 대체 한국문학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게야! 훗날 분통을 터트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는 말없이 정영문의 소설을 그에게 내밀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정영문은 - 지금 이 순간 - 결정적인 - 많은 판결을 뒤엎을 만한 - 한국문학의 ‘알리바이’다.

이것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나는 당신이 ‘정영문’의 목격자가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그때 나는 정영문을 읽었어, 라고 언젠가 당신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프랑스며 일본이며, 단체여행 사진을 잔뜩 늘어놓은 자리에서 난 모로코를 다녀왔어, 라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모로코라고? 바셀린처럼 끈적한 누군가의 질문을, 혹은 부러움을 당신은 분명 받게 될 것이다. 잘 짜인 인생의 알리바이란 모쪼록 그런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박민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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