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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우편 배달부

일요일의 우편 배달부

문학들 시선-01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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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09쪽 | 136*195*20mm
ISBN13 9788992680417
ISBN10 899268041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강회진
197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2004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시 「달을 베어먹으며」외 5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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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河馬


뜬금없이 당신은 하마가 보고 싶다 말했다 끝물의 벚꽃 흩날리고 손과 손 스치며 동물원 간다 봄볕 내려와 따글따글 뒹구는 나무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우리가 한 일이라고는 두어 시간 동안 하마를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무리지어 생활한다던 하마는 심드렁 홀로 집 지키고 있다 이따금 종종종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이 하마야, 하마야 악을 쓰며 불러대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하마는 비대한 몸 뒤척이며 누워만 있다 가끔 쫑긋 세워진 아이 손바닥만한 귀를 털어낼 뿐 끙, 돌아눕는 하마의 엉덩이 쪽으로 한 아이가 주먹을 먹였다
오래도록 하마를 바라보던 당신의 눈이 고요해지는 것을 본다 먼먼 생 언젠가는 이번 생을 인정할 수 있을까 이유도 알 수 없이 방바닥을 치며 통곡하던 날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 뜨겁게 거절하는 당신을 다음 생에서도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당신과 나는 무리를 이탈한 하마인지도 모를 일 불온한 사랑을 꿈구는, 하마하마한 우리는 세상이 뭐라 주먹을 먹여도 가만히 두 귀 털어내며 홀로 고요해지고 싶은 건지도

--- p.38



붉은 여우


퀭한 그림자를 닮았다
발자국마다 붉은 핏자국 선연하다
차창에 떠올랐다가 슬쩍 사라지는
낯익은 소름의 뒷모습

낡은 구두가 끌고 가는 귀갓길
입김 서려 손꽃 핀 차창에 기대
외투 안주머니 얇은 월급봉투를 더듬다가
본다, 눈 쌓인 몽골 히시건도르 초원
자작나무 그렁그렁 타오르던 밤
살짝 열린 게르 문틈으로
나를 훔쳐보던 붉은 그림자
차창에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동안
버스도 길을 멈춘다
그 밤 내내 게르 곁을 서성이며 내 잠을 갉아먹던
퀭한 눈,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
그림자에 붙들린다

흠칫 뒤돌아보는 슬픈 눈
눈 쌓인 초원을 바람처럼 내달리던 먼먼길
거침없이 상처까지 핥으며 걸어가던
붉은 여우, 반짝, 장작불에 빛나던
그날 밤 눈빛은 어디로 갔나
하늘의 대지에 닿는 별의 눈빛으로
핏자국 쓱쓱 지우며 가던 붉은 여우는

--- p.14



둥근 사막의 귀


붉은 여우 꽃 발자국 따라 가는 길 싹싸울 싹싸울 사루비아 까만 씨앗 같은 소리 들린다 모래사막에서만 자란다는 싹싸울 나무 울고 있는가 한껏 달궈진 사막에 귀를 댄다 사막을 횡단하는 숱한 발자국 소리 사막은 초원을 지나온 바람을 데려와 나를 둥글게 감싼다 내 귀는 너무도 날카로워 속울음조차 듣지 못하는데 오래 견디며 오래 곁을 내준 사막은 자잘한 풍경들로 둥근 귀를 만든다 사막 속, 무수한 귀들 돋는다

--- p.45



일요일의 우편배달부


나는 빈 냉장고에서 날마다 스멀스멀 방으로 손을 뻗치는 거대한 고구마줄기에 대해 쓴 편지를 읽는다 냉장고는 거대한 어항, 밤새 웅웅 혼자 방을 넓히며 수초를 키워내지 어항의 문을 열고, 문을 닫고, 나는 비늘갈이를 시작했어요 사랑해요 사랑하지 마 어쩌죠? 벌써 사랑해버린 걸요 어서 돌아와 예전처럼 내 가슴에 차거운 이빨을 박아주세요
토요일의 우편배달부는 휴가를 떠났다 나는 다섯 통의 편지를 써 우편함에 넣은 후 지느러미를 접고 강구江口로 간다 이제 일요일, 편지의 해독은 여인餘人의 몫이다.

--- p.36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강회진 시인은 『사막의 시인』이다. 시인의 시는 사막에서 『붉은 여우』의 눈을 뜬다. 시인에게 『홍그리엘스』, 노래하는 모래언덕에서 누군가에게 엽서를 쓰는 일은 시를 쓰는 일에 다름 아니다. 시인은 사는 일이 『모래이름』인 것을 안다. 시가 모래 위에 썼던 모든 이름처럼 지워지는 것이라는 고통도 안다. 지워지는 것에 대한 통증을 알기에 시인은 초원이 끝나는 사막으로,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땅이 끝나는 히말라야까지 『일요일의 우편배달부』처럼 떠돈다.
정일근(시인)
시인은 늘, 서정(抒情)과 야생(野生), 그 불가해한 『사이』, 혹은 살짝 열린 『틈』을 고통스럽고도 과감하게 비집고 들어간다. 좀체 화해하기 힘든 두 세계 사이와 틈에 『끼인』 채로 시인은 뜨겁게 『맨발』로 서서 거침없이 햇살을 받아먹고 수만 장의 푸른 달을 베어 먹으며 펄떡거린다. 불멸의 식욕(食慾)이자 무시무시한 탐식(貪食)이다. 아울러 슬픈 허기(虛飢)이자 채워지지 않을 결핍(缺乏)이다. 두 세계의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경계마저 정작 시인에겐 너무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될 『한곳』이라니.
이화경(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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