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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큰글자판)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큰글자판)

열린책들 큰 글자판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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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704쪽 | 732g | 128*188*40mm
ISBN13 9788932918006
ISBN10 893291800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미 다섯 살 때부터, 놈베코는 분뇨통을 나르는 중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통들을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자라나면서 그녀는 좀 더 재미를 느끼기 위해 복잡한 계산으로 넘어갔다. 「열다섯 통씩 세 번 나르고, 그게 일곱 번이면…… 거기다 너무 무거워서 못 나른 한 통을 빼면…… 314통!」 --- p.22

그런데 우연히도 당시 열세 살이었던 놈베코는 공동변소 분뇨 수거인용 샤워실에서 한 늙은 호색한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목적을 이루기도 전에, 소녀는 그의 허벅지에 가위를 박아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었다. 다음 날, 그녀는 B 섹터 공동변소 맞은편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갔다. 그는 초록색 칠을 한 자신의 오막살이 앞에, 허벅지에 붕대를 칭칭 감은 꼴을 하고서 캠핑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무릎에 놓인 것은……. 세상에나! 몇 권의 책이었다. 「왜 왔냐?」 그가 퉁명스레 물었다. 「내 가위 찾으러요. 어제 아저씨 허벅지에 박아 놓고 깜빡했어요.」 「버렸다.」 「그렇다면 내게 가위 하나 물어 주셔야 해요. 그런데 어떻게 아저씨가 글을 읽을 줄 알죠?」 --- p.24~25

「계산서를 준비해 드릴까요?」 처음부터 잉마르에게서 숙박비를 지불하지 않고 슬그머니 내빼려는 의도를 의심했던 호텔 주인이 물었다. 「네, 그러세요.」 이렇게 대답한 잉마르는 자기 방에 들어가 짐을 꾸린 다음 창문으로 빠져나왔다. --- p.72

「자, 여기가 앞으로 네가 지은 죄를 씻을 곳이다!」 엔지니어가 설명했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책, 경비견 그리고 지뢰밭은 몇 시간 전 판결이 내려질 당시 놈베코가 고려했던 요소들은 아니었다. 「집이 아주 아늑해 보이네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랬지?」 --- p.88

또다시 그를 구해 줘야 한다는 게 지겹기 짝이 없었지만, 어쨌든 그녀는 클리프드리프트가 든 물약 병을 호주머니에서 꺼내어 판 데르 베스타위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지금 엔지니어님께서 천식 때문에 몹시 고통스러워하신다고 모두에게 설명했다. 「자, 한 모금 쭉 들이키세요. 그럼 곧 괜찮아지셔서, 트리튬은 폭탄의 폭발력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그것의 반감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수상님께 설명드릴 수 있을 거예요.」 --- p.162

엔지니어는 친절하게도 귀띔해 주었다. 운전수와 가이드는 무장을 할 것이며, 혹시 맞닥뜨릴 수도 있는 사자뿐 아니라, 만에 하나 도주를 시도하는 하녀가 있으면 사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엔지니어는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자신도 허리에 권총을 차고 있기로 결정했단다. 탄창에 열일곱 발이 장전된, 구경 919의 글로크17이란다. 코끼리나 코뿔소를 쓰러뜨릴 수는 없겠지만, 체중 55킬로그램의 하녀 하나쯤은 너끈히 처리할 수 있단다. 「죄송하지만 전 53킬로그램이거든요.」 놈베코가 대꾸했다. --- p.176

「잘됐네!」 헨리에타는 이렇게 대꾸하며 남편이 준 선물 상자를 열었다. 그녀가 어떤 특별한 기대를 품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선물이랍시고 넣어 놓은 것이 아이슬란드 대통령 아스 게이르 아스게이르손의 사진 액자인 것을 봤을 때는…… 이제는 담배를 끊어 봐야겠다고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 p.199

팔메와 달리 카다피는 꽤 오랜 세월 동안 목숨이 붙어 있게 될 것이다. 그는 남아프리카의 저항운동 단체인 ANC에 수백 톤의 무기를 보내 주면서, 백인의 압제에 맞선 고귀한 투쟁을 침을 튀겨 가며 찬양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간다 대량학살의 장본인, 독재자 이디 아민을 자신의 궁전에 숨겨 주었다. 이게 바로 이 세상이 돌아가는 괴이한 방식들인 것이다……. --- p.213

문제는 그가 이 북적대는 대도시에 지난번에 왔던 이후로 자동차 통행이 우측 통행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는 점이었다. 그네스타에서는 거리에 차가 많지 않아 문제 될 게 없었다. 하지만 비르예르 야를스가탄 가에서, 그는 엉뚱한 방향을 쳐다보면서 횡단보도에 들어섰다. 「인생아, 내가 간다!」 그는 외쳤다. 대답한 것은 죽음이었다. 그는 곧바로 버스에 치여 즉사했다. --- p.263

「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어.」 놈베코가 대답했다. 「왜냐하면 삶이란 원래 이런 식인 것 같으니까…….」 --- p.292

놈베코는 손팻말 제작장을 나와 홀예르 2를 찾아가 말했다. 이제 아주 골치 아픈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저 시한폭탄 홀예르 1과 그의 여친이 그들의 얼굴을 전국에 알리려 스톡홀름에 올라갈 채비를 하고 있다……. 「아, 잘들 해보라고 해!」 홀예르는 얼마나 큰 재앙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고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내저었다. --- p.375

그다음에는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었으므로 홀예르는 허공으로 점프했고, 약 1초간 모종의 내적 평화를 느꼈다. 딱 1초 동안이었다. 그러고 나서 권총을 요원에게 사용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번쩍 깨달았다. 「에혀,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홀예르는 한탄했다. 늘 멍청하게 판단하고, 뒤늦게야 머리가 돌아가는 것, 이게 언제나의 자신이었다.
--- p.39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961년,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체제하에 만들어진 흑인 빈민촌 [소웨토]의 콩알만 한 판잣집에서 놈베코가 태어난다. 아버지는 그녀가 수정되자마자(!) 사라졌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법의 하얀 가루로 잊어 보려던 어머니는 일찍이 세상을 떴다. 다섯 살 때부터 공동변소에서 똥을 치우며 생계를 이어야 했던 놈베코. 그녀는 빈민촌의 여느 주민들처럼 까막눈이었지만 [셈을 할 줄 아는 능력], 즉 수(數)에 대한 감각과 세상만사를 영리하게 따져 보는 능력만은 타고났다. 문학애호가인 옆집 호색한과 라디오를 통해 글과 말을 깨우친 놈베코는 바깥세상이 너무도 궁금하다. 어느 날 강도에게 습격당해 죽은 호색한의 집에서 수백만 달러 어치의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놈베코는 그 길로 빈민촌을 탈출한다. 요하네스버그쯤 이르러 [백인의 차에 치인 죄]를 범하고 만 놈베코는 죗값을 치르기 위해 이중 철책으로 둘러싸인 비밀 핵무기 연구소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된다. 이때만 해도 그녀가 세계의 왕들과, 대통령들과 사귀고 열국(列國)을 벌벌 떨게 하고 또 세계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리라고 상상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비천한 태생이지만 두뇌만은 비범했던 한 여인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종횡무진하는 여정이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필체로 그려졌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바보들에 대한 요나스 요나손의 풍자가 오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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