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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상) (큰글자판)

죄와 벌 (상) (큰글자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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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624쪽 | 664g | 128*188*35mm
ISBN13 9788932918068
ISBN10 8932918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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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그는 단호하게 승리감에 가득 차 말했다. 〈신기루 같은 것은 꺼져 버려라. 괜한 공포도 환영도 썩 꺼져 버려라……! 내겐 인생이 있다!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인가? 그 늙은 할망구와 함께 나도 죽은 것은 아니다! 천당에서 고이 잠드시길. 그걸로 된 거다. 노파도 이제 평안히 쉬셔야지! 이성과 빛의 왕국이 도래했다……. 의지와 힘의 왕국이 온 거야……. 어디 두고 보자! 한번 겨뤄 보자고!〉 --- p.418

제가 로쟈를 안 지는 1년 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는 어둡고 음울하고 오만하고 자존심이 강한 친구예요. 최근에는(어쩌면 훨씬 전부터였는지도 모르지만), 지나치게 회의적이고 우울해 보였어요. 관대하고 선량하지만, 자기감정을 밖으로 드러내기를 좋아하지 않고, 자기 심정을 토로하기보다는 마음을 모질게 먹는 편이지요. 하지만 때로는 우울증 환자 같은 면이 사라지고, 그냥 냉정하고 비인간적이다 싶을 정도로 무정할 때가 있어요. 정말로 그에게는 두 가지의 서로 대립되는 성격이 교차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때는 지독하게도 말이 없지요! --- p.475~476

저는 다만 〈비범한〉 사람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 즉 공식적인 권리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양심상…… 모든 장애를 제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말한 것뿐입니다. 그것도 만일 그의 신념(때로는 모든 인류를 위한 구원적인 신념일 수도 있지요)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요구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말입니다 --- p.577

〈나는 그것을 알았어야만 했다.〉 그는 쓰디쓴 비웃음을 머금으며 생각했다. 〈나 자신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나 자신을 예감했으면서도》, 나는 어떻게 도끼를 들고 온몸에 피를 적실 수 있었을까! 나는 미리 알았어야만 했어……. 아! 나는 미리 알고 있지 않았던가……! 〉 그는 절망에 빠져 속삭였다. --- p.610

나는 어서 뛰어넘고 싶었다…….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원칙을 죽인 것이다! 나는 원칙을 죽였지만, 도저히 그것을 뛰어넘을 수가 없어서, 아직 이쪽에 남아 있는 것이다……. --- p.612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아니에요!」 절망에 빠진 사람처럼, 소냐는 마치 누군가가 그녀를 칼로 찌르기라도 한 듯이 큰 소리로 외쳤다. 「하느님이, 하느님이 그런 무서운 일은 절대로 허락하지 않으실 거예요……!」 --- p.718~719

〈나의 행동의 어디가 그들에게는 그렇게 추악하게 여겨지는 것일까〉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그것이 악행이라는 것 때문에? 《악행》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의 양심은 편안하다. --- p.1228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불현듯 무언가 그를 사로잡아서 그녀의 발에 몸을 던지게 한 것 같았다. 그는 울면서 그녀의 무릎을 안았다. 처음 순간 그녀는 무섭도록 놀라서, 온 얼굴이 죽은 사람처럼 창백해졌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벌벌 떨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곧, 바로 그 순간에 그녀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무한한 행복감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해했다.
--- p.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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