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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일러스트 수업

런던 일러스트 수업

리뷰 총점8.5 리뷰 10건 | 판매지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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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top2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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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31쪽 | 660g | 145*195*30mm
ISBN13 9788961960649
ISBN10 896196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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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ge의 이야기
나의 카툰을 볼 때마다 친구들이 말하곤 했다. ‘먼지색’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나는 개성이 강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나의 색채가 너무 강해 오히려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나 또한 그들처럼 ‘자신’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었다. --- p.17,‘일러스트레이션 워크숍 그리고 18 프로젝트’에서

나는 그날 로빈이 던진 한마디로 충격에 사로잡혔다.
“너, 그 카툰 계속할 거야?”
로빈 쪽에서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진 질문이었을지도 모른다. … 그런데 왠지 스스로 뜨끔했다. 나, 물갈이를 하러 오지 않았던가. 뭔가 결단의 시기가 온 것 같았다. _‘로빈의 숙제’에서(p.52)

몇 푼 되지도 않는 표지 일러스트레이션 기회를 한 번 주었다고 해서 그게 대수일까 싶기도 하지만, 아니다, 역시 그건 대단한 일이었다. 대부분의 일러스트레이터-워너비들이 그 첫 데뷔 기회를 잡지 못해 몇 년을 허비하거나 결국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것은 절대 한 번의 기회로만 끝나지 않았다. 그 표지 작업이 마음에 들었는지 바로 프로젝트가 끝나기 무섭게 같은 출판사의 다른 팀에서 의뢰가 들어왔다. --- p.346,‘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에서

그렇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새로운 인생을 얻었다고 말한다면 너무 거창한 것 같다. 그것이 굳이 무언가를 버려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내가 얻은 것은 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해 묵은 내 자신을 비우는 법이었다. 과연 그것이 무언가를 버렸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일까라고 되묻는다면,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 버리지 않고도 얻을 수 있었겠지만, 단지 버리고 얻는 것의 문제가 아닌, 또 다른 하나가 보태지는 것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선택이 아닌 그 과정을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 p.429, munge's epliogue에서

sunni의 이야기
인터뷰를 무사히 끝내고 한참이 지나서야 런던으로부터 두툼한 봉투가 도착했다. 도착한 서류봉투가 이제 곧 나만을 위한 여행이 시작될 것임을 알려준다.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도 썼다. 아트디렉터로서 정신없이 보내왔던 시간들에 잠시 굿바이 하고, 오직 ‘나’라는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쳇바퀴를 벗어나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거창한 계획도, 욕망도 없었다. 그저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그림에만 모든 걸 던지고 싶었고, 내 모든 시간을 한곳에만 집중해보고 싶었다.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과연 할 수는 있을지 궁금했다. --- p.35,‘덜컥, 사표를 내다’에서

마감일이 다가와야만 폭발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작업도 훨씬 잘 되는 나의 습관이 영국에 왔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리는 없었다. 하지만 별 문제 없이 멀쩡하게 작업할 수 있었던 한국의 스피디한 주변 환경은 이곳에선 결코 기대할 수 없었다. 프린터에 작음 누제가 생기기라도 하면 예약하고 수리하는 데 3주일이나 걸리고, 프린팅 숍에 출력물을 맡기면 며칠씩 걸리는 게 일반적이며, 맡긴 다음 날 찾으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 p.104,‘첫 그림책 프로젝트, 블랙 앤드 화이트’에서

어릴 적 어떤 이유도 없이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만나면 나는 그 순간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온통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즐거움과 흥미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가는 화살처럼,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혼자서 이리저리 맞추다 보면 비밀스럽게 내면을 울리는, 하지만 여전히 실체가 모호한 뭔가가 형상화되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검은 사자』의 주인공이 만난 공중에 떠 있는 사다리 건너편의 형체 모를 희뿌연 덩어리처럼. 그것이 그 이후에 무엇으로 변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 p.251,‘파이널 프로젝트, 『검은 사자』에서

거창한 목표도, 뚜렷한 계획도 없었던 만큼 나 또한 이 긴 여행에서 돌아왔지만 얻은 것도 많지 않고 잃은 것도 크지 않다. 다만 계획표대로 짜여 있던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길고 여유로운 한숨을 쉬며 유유자적함을 벗으로 얻었고, 그저 그림 그리는 것 하나에도 온 우주를 느낄 수 있길 바라는 아주 소박한 행복주의자가 되었다는 것 정도일까.
--- p.431,‘sunni's epliogu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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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읽는 내내 가슴에 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눈물이라기보다 용암 같은 붉은 물이었다. 이들은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러운가?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일종의 성취 혹은 실패를 이미 맛본 후에 런던에 갔다. 그들은 마치 템스 강의 강물을 잘라내, 그 속에 엉켜 흐르고 있는 여러 종류의 물과, 흙과, 푸른 물풀들과, 오염을 딛고 살아남은 가지각색의 물고기들과, 플랑크톤과 산소 방울들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삶이란 걷는 것이고 얻는 것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도, 거기 가서 만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나를 실현하고 싶은 사람, 미래를 이겨내고 싶은 사람, 생을 치열하게 세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라. 두 사람은 우리가 어디로 가든, 삶은 우리가 누울 보금자리이며 내 씨앗을 심을 비옥한 토양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성표(일러스트레이터, HILLS 교수)
눈길에 발이 철벅거리며 미끄럽던 날이었다. 그날 나는 위신 떨어지게도 환영 선물 준비하는 것을 잊었었다. 이 얼마나 태만한 일인가! 그래서 그 대신 철 이른 딸기를 샀다. munge는 사무실로 쓰는 스튜디오에 살고 있었고 나는 킹스턴 MA 코스 입학 인터뷰를 위해 그곳에 가야 했다.
그녀의 작업에서는 그녀의 마음으로부터 우러난 의도와 독창성이 지도처럼 펼쳐지면서 솔직함과 진실성이 느껴졌다. 이미지를 통해 나타난 그녀의 성장과 그 고된 여정을 견딘 열정을 보는 것은 나에게 큰 즐거움이었다. 일상을 기록한 상상 속 캐릭터들, 사실적인 르포르타주, 사진, 동영상 그리고 글…… 그녀의 손끝에서 르네상스의 메뉴가 요리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졸업 작품을 기억한다. 그 애니메이션에서 예술가는 화려함과 탐욕의 속임수로부터 세상을 구해내기 위해 아름다움이라는 마술을 사용한다. 그것이야말로 이 더럽혀진 공기 속에서조차 휘날릴 만한 가치가 있는 깃발이 아닌가.
로빈 해리스(킹스턴대학교 일러스트레이션 & 애니메이션 MA 과정 부교수)
sunni는 드문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킹스턴의 일러스트레이션 과정에서 그녀는 개성 있고 감성적인 높은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녀는 재능을 가진 것은 물론, 그것을 갈고 닦아 빛나게 할 만큼의 의지와 노력도 갖춘 사람이다. 나는 그녀가 늘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림 그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을 알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그런 연마를 통해 점점 광채를 더해갔다.
나는 매우 창의적이고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 그녀가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모든 일에서 성공을 거두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제이크 에이브럼스(킹스턴대학교 일러스트레이션 & 애니메이션 BA 과정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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