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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수집하는 여자

냉장고를 수집하는 여자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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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36g | 128*188*20mm
ISBN13 9788970636610
ISBN10 897063661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알랭 모니에 Alain Monnier
1954년에 프랑스 남부의 나르본느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태양에너지 공학을 전공한 뒤 모로코의 수도에 있는 라바트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39세에 첫 소설 『파르포라고 서명하다』를 발표하며 문학 비평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이후 새롭게 발표하는 작품마다 정상과 일탈이 혼재하는 모순적인 인간 조건의 현상들을 다양한 서술 형식을 빌어 풀어내면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만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파르포라고 서명하다』, 『파르포의 사랑』, 『행복한 파르포』, 『정원 쪽으로』, 『한나의 그늘』, 『지상에서 생존한다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생존』 등이 있다.
역자 : 정미애
이화여자 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벨기에 루뱅대학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 한국외국어 대학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사랑을 여행하는 시간』, 『아이들만 사는 세상 알록달록 공화국』, 『세잔을 위한 진혼곡』, 『누가 랭보를 훔쳤는가』, 『마지막 수업』, 『그해 겨울엔 눈이 내렸네』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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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가 그를 선택한 건 바로 그 부재 때문이다. 화를 받아줄 상대가 필요하거나 갑자기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해지고 싶을 때를 제외하고 그녀는 ‘애인’ 없이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한다. 만나고 난 뒤 서둘러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그를 볼 때 그녀는 더없이 행복해진다. 가끔은 뭐가 그리 급하냐며 투덜거릴 때도 있지만 그건 순전히 너무 기뻐하는 속마음을 들킬까 봐 해보는 투정일 뿐이다. --- p.29

“너무 기분 상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저희 측 입장도 좀…….”
“내 기분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상관 마세요. 내가 뭘 원한 게 있나요? 당신이 저한테 암스테르담에서 전화한 거죠…….”
“로테르담이요.”
“알았다고요, 로테르담! 내 냉장고가 고장 났는데 겨우 당신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을 하려고 전화한 건가요?”
“문제가 생기면 일단 고객님께 연락을 하는 게 저희 서비스 원칙이라.”
“제 문제는 어쩌고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서비스 센터 아닌가요?”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제발 죄송하다는 말 좀 그만둘 수 없어요. 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고 묻잖아요!”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일단 냉장고 등록번호를 알려주세요. 고객 서비스 요청서를 제출해야 하거든요.” --- p.47

슬슬 약이 오른 PJD는 결국 인터뷰의 요점을 잃고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마리는 자기한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얘기했다. 그러다 이따금씩 장 위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바람에 장 위그는 얼굴을 붉히고, 땀까지 흘리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PJD는 탁월한 전문가 정신을 발휘해 인터뷰를 마무리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끌어냈다. 다들 그 말에 얼빠진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시청자 여러분, 그렇습니다. 이 냉장고들은 바로 우리에게 즉흥성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아바투와(abattoirs, 도살장)의 박물관에서 도망쳐 나온 현대 설치물인 것입니다. 마담 마리 브와에의 말을 빌리자면 순수함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해서죠. 이는 새로운 해프닝 기법의 일종으로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혼합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이를 통해 우리에게 현대 예술의 진정한 자리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벌써 6시 7분이군. 이제 끝났으니 다들 정리하죠. 고맙습니다. 방송은 내일 오후에 나갈 텐데, 다시 보고 싶으면 잊지 말고 녹화하세요. 복사 필름은 제공되지 않으니까요.
--- p.14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699유로에 구입한 냉장고가 고장 나는 바람에 마리는 대리점의 고객 전화 상담센터의 한 젊은 청년과 통화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이미 컴퓨터에 입력된 메시지를 읊을 뿐,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이어 그녀는 친절한 전화 상담원의 세계에서 벗어나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여비서에게 떨어지지만 결국 수리기사의 방문 약속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냉장고 수리를 위해서 필요한 부품은 석 달이 걸려서야 도착한다고 한다. 마리는 답변을 기다리다 지쳐 결국 소설가 친구에게서 낡은 냉장고 한 대를 빌린다. 이렇게 해서 마리의 아파트에는 냉장고가 세 대나 된다. 그런데 키치 스토어 대리점과 네덜란드 본사가 동시에 마리의 냉장고를 교환해주겠다고 나서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여기에 마리의 유부남 애인까지 마리를 위해 냉장고를 사 들고 들어오는 바람에 이제 그녀의 아파트에는 냉장고가 여섯 대나 된다. 설상가상으로 남자친구와 동거를 시작하기로 한 마리의 친구 아니크의 냉장고까지 맡게 되면서 마리는 방송국에 냉장고를 수집하는 여자로 알려지게 된다. 마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냉장고를 수집하는 여자”로 방송을 타게 되면서 마리는 각종 언론에 집중을 받게 된다. 마리와 냉장고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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