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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샤갈 저 / 마르크 샤갈 그림 / 이성기 역 | 서해문집 | 2003년 11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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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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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3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22*188*20mm
ISBN13 9788974831943
ISBN10 897483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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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벨라 샤갈Bella Chagall
1895년 유대계 부르주아 집안의 딸로 태어났다. 1909년 같은 유대인인 마르크 샤갈과 극적으로 만나, 1915년 결혼에 이르렀다. 그러나 불행히도 1944년 갑작스런 죽음을 맞았다. 그녀는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마르크 샤갈의 인생의 반려자였으며, 또한 그의 예술에 영감을 불어넣은 뮤즈였다.
그림 :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년 러시아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1911년 파리의 앙데팡당 전에 첫 출품하여, 괴이하고 환상적이며 특이한 화풍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결혼과 함께 한동안 고국에서 활동했으나,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맞지 않아 파리로 돌아온 뒤 프랑스와 미국을 무대로 활동하였다. 유화·판화·벽화·스테인드글라스·조각·무대 장식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과시하였다. 고향, 하늘을 나는 연인 같은 주제를 동화적으로 표현했고, 자유로운 공상과 풍부한 색채가 매력으로 꼽힌다. 작품으로 〈바이올린 연주자〉, 〈기도하고 있는 유대인〉, 〈에펠탑 앞의 신랑과 신부〉, 〈서커스〉 등이 있다.
역자 : 이성기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일 문화사와 연극학 등을 연구하였다.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광운대, 항공대 등에서 가르쳤고, 극단 “여름”에서 활동하였다. 브레히트B.Brecht의 <남자는 남자다Mann ist Mann>와 베데킨트Frank Wedekind의 <사춘기Fr hlings Erwachen>를 번역, 각색(공동)하였으며 브레히트의 달력이야기Kalendergeschichte와 서사극에 관한 논문과 글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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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주로 혼자서 자유롭게 지내며, 짐승 새끼처럼 숲 속을 휘젓고 다닌다. 키 큰 가문비나무가 향기를 뿜는다. 하늘은 나무 꼭대기 위에 불룩하게 나와 있다. 길은 밝다. 태양은 높이 떠, 전나무 꼭대기 위에서 빛난다. 때때로 나는 새의 눈이 반짝거리는 것을 보기도 한다. 발 아래에는 긴 그림자가 드리우고, 내가 움직이면 그림자도 내 앞에 드러눕는다. 나는 더 멀리, 점점 더 멀리 가서 나무 사이에 몸을 숨기고, 꺾어진 마른 나뭇가지를 구두로 부러뜨린다. 그렇게 해서 나는 숲 속의 소란함에 소리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이다. 마치 나 자신이 나뭇가지를 딱딱 쪼며 지저귀는 한 마리 새가 된 것처럼.
--- pp 171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테아, 나 집에 가야 겠어.”
마른 입술을 떼기도 힘들다. 머리가 타는 것 같다. 누군가가 가느다란 회초리로 나를 때리는 듯, 온몸이 아프다. 젊은 남자가 말한다.
“왜요? 무엇 때문에 서두르지요? 당신 목소리가 아름다워요. 당신 웃음소리를 들었거든요.”
그가 말을 한다! 그가 나에게 말을 한다! 그는 침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나를 전혀 모른다. 나에게서 뭘 원하는 걸까? 내 목소리에 대해서 뭐라고 말했지?
나는 테아를 의아스럽게 쳐다본다. 테아의 입이 열린다.
“너 알고 있잖아, 저 사람이 예술가라는 걸……. 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네게 했었잖아.”
테아에게 갑자기 활기가 넘친다. 도둑질 하다가 붙잡힌 사람처럼 내 얼굴이 새빨개진다. 탈출구를 찾으려는 듯, 테아의 말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말의 홍수가 나에게 쏟아진다.
--- pp 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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