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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멸등에 걸린 바람

점멸등에 걸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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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70g | 153*224*30mm
ISBN13 9791156341918
ISBN10 115634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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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경만
거제도에서 나서 바다와 동무하며 자랐고 새벽이 아름다운 해운대에서 낭만을 즐기며 산다. 책 읽기를 좋아하며 사색과 고독을 자주 즐긴다. 느리게 걷기 예찬론자. 아이들과 함께하며 책 읽기와 논술을 가르쳤고 독서단체에서 일했다. 늘그막에는, 고향에서 동네아이 몇 둘러앉히고 읽기와 쓰기를 함께하며 내일을 이야기하기를 꿈꾸는 동심 지닌 사내.

그래도… 동그랗게 웃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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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달맞이언덕을 따라 송정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포구가 청사포이다. 동해의 시작점인 해운대와 송정 사이에는 미포, 구덕포와 더불어 아름다운 청사포가 해안가를 수놓는다. 이곳의 일출은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해안을 따라 지나던 동해남부선 열차는 영영 회귀하지 않을 심산이다. 파리하던 포구에 황홀경이 내려앉았다. 그 고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하얀 카페 3층에서 자판을 두드린다. 몇날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 오늘은 퇴고할 요량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커피 향이 고소하다. 바다의 풍요가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경이로운 저 윤슬이 나를 기쁨으로 미소 짓게 한다.

*

천성산 남쪽 기슭에 웅장한 폭포를 머금은 청룡사에 벗들과 나들이를 하였다. 바다에 살 물고기가 목어로 잠든 산사. 비 갠 뒤라 거대하게 내리꽂는 폭포 물줄기가 청량감을 더한다. 계곡에서 발 담그고 늦봄의 정취를 맘껏 즐기고 내려오는 길에 해우소에 들러 시름 내려놓는데 시선을 빼앗는 글귀가 있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
버스에 올라서야 지갑을 놓고 온 사실을 깨닫고 쩔쩔매는 아주머니에게 ‘다음에 두 배로 내세요.’라고 말하며 선하게 미소 짓는 기사 아저씨의 넉넉함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우연히 접한 글이 나를 기쁜 마음으로 이끈다.
‘살아가며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화두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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