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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8

테메레르 8

: 폭군들의 피

판타 빌리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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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64쪽 | 782g | 148*210*35mm
ISBN13 9788901216935
ISBN10 8901216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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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대령이 죽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해. 난데없이 그런 얘길 왜 해? 어쨌든 지금 우린 바위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 못 하고 있어. 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판에 네가 멋대로 해변으로 가버리면 곤란해.”
테메레르는 어이가 없었다. 폭풍우는 그쳤고 포튼테이트 호는 침몰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침몰할 분위기도 아니었다.
“로렌스가 일본 해변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지?”
“왜냐하면 내가 내일 알을 낳을 거니까.”
이스키에르카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을 이었다.
“어쩌면 오늘일지도 몰라. 뭐든 먹어야겠어. 이따가 다시 생각해보자.”
그랜비가 이스키에르카를 쳐다보며 물었다.
“알이라니? 무슨 알? 너희 두 녀석이 설마…….”
“그래, 당연하지. 아니면 어떻게 알을 만들었겠어.”
이스키에르카는 테메레르를 쳐다보며 덧붙였다. --- p.32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소. 판관은 고문을 해서라도 그대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낼 거요. 하지만 아리카와 아씨께서는 관대한 분이시고, 막부에서도 그분의 말씀을 감히 무시하지 못하오. 아리카와 아씨께서 그대에게도 셋푸쿠의 권리가 있다고 말씀해주시기로 했소. 물론 그대가 명예로운 자살을 원할 경우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말이오.”
로렌스가 이해를 못 하는 표정을 짓자 가네코가 덧붙였다.
“나도 그대를 위해 옆에서 거들겠소. 만약에…….”
로렌스는 흠칫 놀라 그의 말을 끊었다.
“맙소사. 싫습니다. 순교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저는 그리스도교인입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시련을 견딜 뿐이지, 제 목숨을 끊는 짓은 안 합니다. 그건…….”
로렌스는‘그건 이교도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말하려다가 멈칫했다.
가네코는 자살 거부를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괴이한 일로 여기는 표정이었는데, 그런 사람 앞에서 내뱉기엔 무례한 언사인 것 같아서였다. --- p.99

그때 멀리서 천둥처럼 낮게 우르르 울리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그 소리가 점점 커지고 가까워졌다. 고개를 든 테메레르는 깜짝 놀랐다. 위쪽의 좁은 바위 지층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조심해!”
페리스가 소리쳤지만 그들 중 누구도 테메레르의 몸에 올라탈 시간이 없었다. 바윗덩어리들이 급류처럼 쏟아져 내렸다. 테메레르가 얼른 달려가 시포와 페리스를 몸으로 가리면서 앞발로 포싱을 쓸어 담듯 몸 아래로 밀어 넣었다.
바윗덩어리들이 테메레르의 엉덩이와 등으로 마구 떨어지고 자갈과 모래가 비처럼 그 위를 덮었다. 아르카디는 테메레르 덕분에 돌에 맞지 않았지만 악을 써대며 테메레르의 옆구리에 바짝 붙었다. 잠시 후 우르르 소리가 잦아들면서 더는 돌이 떨어지지 않았다. 흙먼지가 구름처럼 일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테메레르가 연거푸 재채기와 기침을 하면서 쉰 목소리로 아르카디에게 말했다.
“그만 좀 울부짖어. 소리 질러봤자 소용없어.”
테메레르는 머리를 흔들어 두텁게 내려앉은 흙을 털어냈다. 앞발로 눈을 닦고 싶었지만 자갈과 돌덩이들이 어깨뼈까지 차올라 앞발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 p.4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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