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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노란잠수함 클래식 우리 소설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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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98g | 131*214*20mm
ISBN13 9788955967951
ISBN10 8955967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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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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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말하던 것을 오늘 말하지 않는다는 게 깨달음의 결과라면 오늘 말하지 않은 것을 어제 말했다는 건 고스란히 무지망작의 소산인가? 우리는 어제를 기억하려 하지 않았고 오늘을 통해 내일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남겨진 게 있다면 그저 어제의 열정을 수치스러워 하는 우리, 그리고 내일에 대한 기대감을 부질없어 하는 우리가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마지막 공감대이기도 했다. 그러면 이제 더이상 우리가 만나 무슨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가? 그날 술자리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우리 중 하나가 아주 우울한 표정으로 이런 발언을 했다. 이제 내 가슴에 남겨진 건 극단적인 허무뿐이고 그 허무 속에서 끝끝내 되찾고 싶은 건 인간적인 낭만뿐이야. 나머진 아무것도 없어······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중에서

올라가고자 하는 나의 꿈과 내려오고자 하는 그녀의 꿈, 그것이 지극히 대조적인 아이러니라는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운명을 멸시하고 그것에 저항하고 싶은 격렬한 용기가 번개처럼 뇌리를 스쳐갔을 뿐이었다. 행복했던 시월 한 달, 나는 그녀에게 무엇이었던가.
---「내 마음의 옥탑방」중에서

하지만 그녀가 치마를 걷고 내 위에 곧게 앉았을 때, 나는 그녀가 말한 극에 달한 긴장의 실체를 감지할 수 있었다. 삶과 죽음 사이에 가로놓인 견딜 수 없는 긴장, 그것이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생명력이란 걸 비로소 알아차린 것이었다. 그래, 그것이 없으면 삶도 이미 죽음과 다를 바 없으리라.
---「사랑보다 낯선」중에서

밤마다 한기가 느껴졌다. 아직 무더위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는데도 그랬다. 그런 밤마다 나는 몸을 한껏 웅크리고 소파에 누워 내 주변에서 사라져버린 존재들에 관해 생각했다. 울지 못하는 존재들, 울 수 없는 존재들, 그리고 사라져버린 존재들······ 그들이 모두 말라죽은 매미의 망령이 되어 내 주변을 떠도는 것 같았다.
---「매미는 이제 이곳에 살지 않는다」중에서

청춘은 열정으로 문학을 하고, 장년은 지혜로 문학을 하는 것이니 양자는 상호보완의 관계이다.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상호보완성이 작가의 한 몸에서 구현되고 또한 체득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서두르지 말고 죽는 날까지 작가는 우주적인 탐사를 계속해야 한다. 나로부터 다른 나에게로 가는 길, 문학은 인생과 인생을 이어주는 가교이니 영원히 끊어지지 않는 우주의 다리인 것이다. 그렇게 하나 됨을 위하여, 하나 됨을 향하여, 나는 죽는 날까지 쉬지 않고 우주를 가로질러 갈 것이다.
---「나의 문학적 연대기 Across the Universe」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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