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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태양 1
유호 | 청어람 | 2010년 09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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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02g | 138*210*30mm
ISBN13 9788925122847
ISBN10 892512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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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은 아직 한국에 있어. 인천 차이나타운 잡화상 순회를 해보면 좋을 거야. 특히 자유공원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 있는 작은 잡화상들이 마음에 들 걸?”
“충고 고맙군. 같은 이야기가 내각정보실이나 국정원에도 전달되겠지?”
“당연히. 하지만 잡화상 이야기는 빠질 거야. NSA 감청팀에서 나온 정보인데 첩보 수준이라 지부에도 공식적으로 보고되지 않았어. 아! 그리고 당신 작년에 내가 제안한 거 기억나? 솔직히 당신 이제 한국에서 살기는 틀린 것 같은데 말이야. 블랙의 문은 항상 열려 있어. 어떻게 생각해?”
로이스가 거론한 블랙은 사설 용병회사 ‘블랙워터 인터내셔널’의 약칭이었다. 세계 최대의 사설 용병부대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요인경호를 비롯한 각종 위험한 작전에 투입되는 기업형 용병이었다. 실제로 미국이 전쟁 지역에 투입한 병력의 65% 이상을 이들 블랙워터와 다인코프 등 미국의 거대 PMC들이 차지했고 당연히 이들은 지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투와 보급, 전후 복구 등의 초대형 이권사업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수익을 올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들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질 것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영입 제안, 김태훈의 대답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대답은 이미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황이 바뀌었으니까.”
“됐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유대인을 위해서 일을 하지는 않아.”
“유대인? 블랙워터는 철저히 미국을 위해 일해. 미국은 미국인의 나라고.”
김태훈은 피식 웃으며 복사본을 그녀의 손에 올려놓았다.
“술은 로이스가 사야겠어. 오늘 우린 본 적 없는 거겠지?”
“물론이야.”
고개를 까딱해 보인 로이스는 핸드백을 뒤지더니 엄지손가락만 한 전화기 하나를 건넸다.
“내가 쓰던 백업용 스크램블 필터야. 아무래도 또 봐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호호.”거울 속으로“ 돌아온 걸 환영해. 고스트.”
로이스는 기묘하게 웃으며 선글라스를 만지작거렸다. 기분 좋을 때 가끔 나오는 그녀의 습관, 이런 상황이 아주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그가 뚱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받아 들자 그녀가 말을 더했다.
“NSA에 감청당하는 거 싫어서 우리 식구들은 이걸 쓰지. GPS 추적장치는 달려 있는데 그건 알아서 해결하라고.”
대답을 삼켜 버린 그는 말없이 로이스의 뺨에 가볍게 키스하고 곧장 등을 돌렸다.
“후…….”
그는 계단에 발을 내려놓으면서 크게 심호흡부터 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국인들, 특히 CIA에 소속된 요원들은 스파이들의 세상을 ‘Mirror World’라고 표현하기를 좋아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음모와 속임수가 난무하다 보니 누가 친구인지, 누가 적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누가 누구를 공격하는 건지, 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지조차 전혀 구분이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요지경 속의 세상이라는 의미였다.
어차피 총을 다시 잡는 순간 각오했던 일, 후회도 미련도 없었다.
--- p.265-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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