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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아이러니푸르나

안나푸르나 아이러니푸르나

: 이남호의 트래킹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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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56g | 150*210*20mm
ISBN13 9788972883777
ISBN10 8972883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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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남호
1956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0년 평론으로 등단하여, 평론집으로 『한심한 영혼이』『문학의 위족』『녹색을 위한 문학』을 냈고, 지은 책으로 『일요일의 마음』『보르헤스 만나러 가는 길』『느림보다 더 느린 빠름』『상상력의 보물창고』『혼자만의 시간』『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소천비평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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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등산을 할 때 정상에 오르는 것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나에게 등산은 걷는 과정이지 어떤 목표점이나 정상이 아니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가 환호하기보다는 정상 바로 아래의 호젓한 바위에 앉아 정상을 여유 있게 바라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산행 시간이 열 시간이라면 정상에서 머무는 시간은 길어봐야 불과 십여 분이다. 그 십 분을 위해서 아홉 시간 오십 분의 소모가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 허무하다. 나에게는 십 분의 영광이 없더라도 아홉 시간 오십 분의 의미가 소중하다. 나는 산의 품 안에서 걷고 즐기기 위해 산에 가지 산정에 오르는 짧은 정복감을 위해서 산에 가지는 않는다.

비행기 밖의 풍경은 비행기가 점점 산 속에서 도시로 다가간다는 느낌을 준다. 산들이 낮아지고, 다랑논과 집들이 점차 많이 보인다. 저 좁고 가파른 다랑논들은, 생존을 위한 고통을 상징하는 것이겠지만, 멀리서 보니 아름답다. 멀리서 보면 고통과 무질서가 보이지 않는다. 집과 도로와 개천과 다리와 논밭 같은 것이 무질서해 보여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질서 있게 보인다. 더러운 것도 잘 보이지 않는다. 논리와 질서를 발견하려면 크고 높은 관점이 필요할 것이고, 진실을 발견하려면 작고 가까운 관점이 필요할 것 같다.

인간들은 목숨을 걸고 아무것도 없는 극지를 탐험한다. 또는 고비사막이나 이과수폭포나 그랜드캐니언이나 눈 덮인 산같이 결코 인간에게 친절하지 않은 거친 풍경에 큰 매력을 느끼고 그것들을 보러 멀고 힘든 여정을 마다 않고 찾아간다. 여정이 힘들고 풍경이 거칠수록 오히려 매력은 커진다. 세속을 초월한 어떤 거대한 힘에 가까이 가서 그에 대한 경외감 속에서 자신의 미약함을 기꺼이 체험하고자 한다. 내가 안나푸르나를 꿈꾸었던 것도 어쩌면 숭고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안나푸르나 산속에서도 길을 잃은 적이 없는데, 이제 도시의 조그만 산에서 오히려 길을 잃다니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어쩌면 문명과 멀리 떨어진 산속보다 문명의 도시에서 인간은 더 쉽게 길을 잃어버리는지 모른다. 시골의 길은 오랜 세월에 걸쳐 아주 천천히 그리고 단순하게 만들어진다. 그곳의 길은 땅 위에서 만들어지면서 동시에 그곳 사람들의 기억 속에도 만들어진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과 길은 쉽게 하나가 된다. 그러나 도시의 길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복잡하게 만들어진다. 도시에는 삶과 길이 하나가 되기에는 너무 많은 길이 있다. 도시와 문명 속에서 사람들은 자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길을 잃는다.

스케치는 보고 그리는 데 상당한 시간을 요구한다. 자동차에 비해 걷기가 느림의 문화이듯이, 스케치도 사진에 비해 느림의 문화이다.
옛 여행가나 탐험가들은 자신이 본 것들을 자세하게 스케치해두는 것이 상식이었다. 간혹 책이나 박물관 등에서 본 그들의 스케치는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정겨움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스케치북은 오늘날의 비디오카메라나 사진기 같은 역할을 했겠지만, 과거 그들의 스케치에 들인 시간과 수고는 그들에게 보다 많은 관찰과 통찰을 제공했을 것이다. 19세기 영국의 존 러스킨 같은 사람은, 사물에 대한 스케치 공부를 어학이나 산수처럼 교육의 필수 기본과목이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림 공부로서가 아니라 관찰 공부로서 스케치 혹은 드로잉은 중요하다. 최근에는 건축이나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스케치가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다.

등정의 어려움을 상상하면 위대한 업적에 틀림이 없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이겠지만, 목숨을 걸고 높은 설산의 꼭대기에 잠시 서보는 일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목숨을 걸고 남이 올라가보지 못한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일종의 낭만적 모험이다. 삶의 지평은 낭만적 도전이나 모험에 의해서 확장될 수 있고, 확장되어왔다. 어떤 면에서 인류 문명과 역사의 발전은 낭만적 도전과 모험의 덕분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산꼭대기에 잠시 서보려는 낭만적 모험은 어떤 현실적 의미를 가지는지 알 수가 없다.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산꼭대기에 표범이 올라와서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설산 꼭대기에 목숨 걸고 올라가는 존재는 인간 외에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이란 참으로 별난 존재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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