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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의 위안

정호승의 위안

: 산문이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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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의 개정판입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1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40g | 148*210*30mm
ISBN13 9788970634081
ISBN10 8970634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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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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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가족들 그리고 지난날의 사람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가계부에서 발견한 어머니의 시들. 어쩌면 그때부터 어렴풋이 나는 시 쓰기를 희망했는지 모른다. 언제나 작고 불쌍했던 아버지. 아버지의 실패와 가난을 통해 나는 힘과 용기를 배운 셈이다. 자연과 인간을 배운 대구 신천동은 유년기와 소년기의 허섭스레기 같기도 하고 보물단지 같기도 한 온갖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나로 하여금 시를 쓰도록 북돋워준 선배들과 선생님들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어린 왕자 같은 사람인 정채봉 형, 그의 투병하던 모습이 아직도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죽은 뒤에 더욱더 빛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등불을 밝히는 사람인 성철 스님. 인간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 마더 테레사 수녀님. 내 시작(詩作) 노트 갈피 속에 끼워넣고 다니던 윤동주의 사진. 몇 년 전에 그의 무덤을 찾아 용정에 갔을 때의 이야기들. 항쟁의 선두에 선 투사이자 ‘광야’의 시인인 이육사…….

삶이 뒷받침되지 않은 시란 없으며, 삶의 진실이 뒤따르지 않은 시란 공허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는 점을 나는 미처 모르고 있었다.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 하는 문제는 어떠한 작품을 썼느냐보다도 더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 <‘광야’의 시인> 중에서

나는 눈사람이 가슴에 품고 있는 칼을 우리들이 어린 시절에 지녔던 순수와 용기와 정의의 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를 해방시켜줄 한 사람 해방자가 있다면 반드시 눈사람의 모습을 하고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고단한 삶을, 우리의 눈물과 불행을 희망과 기쁨 쪽으로 이끌어줄 사람은 반드시 희디흰 눈사람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걸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도 눈물을 흘리는 눈사람, 봄이 와도 녹지 않는 눈사람을 기다린다. 어떤 때는 기다림에 지쳐 내가 어릴 때 만들던 눈사람을 다시 만드는 꿈을 꿔보기도 한다. 그렇다. 나는 지금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 굳이 눈 내리는 들판이 아니래도 좋고, 간밤에 술꾼들이 속엣것을 토해놓은 도시의 뒷골목 어디라도 좋다.
내가 만든 눈사람과 함께 서울의 거리에 서 있고 싶다.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이나 시청 앞 광장 한복판에 한 사람 눈사람이 되어 서 있고 싶다. 눈사람이야말로 가장 순결한 사람이므로.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용기 있고 정의로운 사람이므로.
― <추억의 눈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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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한 이들에게 지고 있는 빚
늘 가난하다고 느껴지는 오늘의 내 삶이 실은 얼마나 풍요로운 것이었는지를, 다른 사람이 불행을 견뎌내는 모습을 보면서 깨닫게 된다. 돌이켜보면 나의 불행이 다른 사람에게 위안이 되었던 경우보다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면서 내가 위안받을 때가 많았다. 나의 삶을 긍정하는 가운데, 빈곤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일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

전철역 한편에 맹인들의 집합장소가 있다. 그들은 담소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의지하여 순서대로 전동차에 승차한다. 그들이 모여 있는 곳 기둥 한 귀퉁이에 한 맹인이 자기 가방에서 김밥을 꺼내 씹어먹는다. 집에서 싸온 듯 굵기가 보통 김밥의 두 배쯤 되어 보인다. 그는 밥알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비닐봉지 안에 김밥을 싼 채로 먹는다. 남들이 볼까 봐 기둥에 살짝 외롭게 등을 돌린 채, 내가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 이윽고 김밥을 꺼냈던 낡은 가방에서 하모니카를 꺼내 더듬더듬 지팡이에 기대 전동차 안에 오른다. 그가 나에게 ‘나의 불행이 당신에게 위안이 되느냐’고 자꾸 묻는 것 같았다. 나는 ‘그렇습니다. 당신의 불행이 나에게 큰 위안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그들은 우리를 위안하는 위안의 성자다. 불행한 이들에게 많은 빚을 지면서 오늘을 살고 있는 셈이다(<아래를 먼저 보세요> 요약).

잡지사 재직 시절, 강원도 탄광 마을 고한에 사는 김장순이라는 광원을 취재차 방문한 적이 있다. 순박하고 순연한, 마치 봄날의 따스한 밭흙 같은 인상을 풍기는 그를 따라 지하 막장까지 갔었다. 춥고 어두운 미로 같은 갱 속에서 그는 탄가루를 마시며 작업에 열중했다. 점심시간, 어둠 속에서 손도 씻지 않고 먹는 꽁보리밥 도시락이 내 목엔 잘 넘어가지 않았다. 그에게 소원을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물론 그건 땅 위의 직업을 갖는 거지예. 땅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직업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잘 모릅니더.” 그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지금까지도 나는 잊을 수 없다. 생활이 힘들 때마다 그의 이야기는 내게 교훈으로 떠오른다(<땅 위의 직업> 요약).

소록도엔 나환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병원이 있다. 나환자의 아버지라 불리는 신정식 병원장의 안내에 따라 나환자들의 일상을 실제로 살펴보게 된 나는 충격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그곳엔 한 나환자 부부가 마늘밭을 가꾸며 살고 있었다. 서로에게 눈이 되어주고 발이 되어주면서 함께 일군 그들의 밭은 이 일대에서 가장 잘 가꾸어지고 있는 마늘밭이었다. 그들은 성치 못한 육체임에도 하루하루를 감사와 기쁨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소록도> 요약).

◆ 자연의 위안, 그 생명의 무게
한 마리 아기참새일지라도 그 생명의 무게는 나와 똑같은 무게를 지닌다. 생명의 존귀함과 평등함을 절감하는 순간 부끄러움이 앞선다. 자연은 대면할 때마다 나를 위안하며 동시에 인생의 비밀스러운 진실을 가르치곤 한다. 겨울의 혹한을 견뎌내고 봄이 되어 향기로운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을 보며 내 생의 어두운 시간을 위안받는다. 그리고 어렸을 적 자연의 체험으로부터 내 시는 시작된다. 인간의 삶이 자연의 질서에 의해 영위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이해한다.

강물은 이제 완만히 흐름으로써 비로소 새소리와 벌레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급하게 급류가 되어 흐를 때는 자신의 욕망의 물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물은 깊게 못을 이룬 곳에서 소리가 없는 법. 이제 저 강물이 느리게 느리게 바다에 이르면 제 이름조차 없어질 것이다. 만일 강물이 바다에 이르러서도 제 이름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바다가 있을 수 있겠는가. 욕심이 많으면 인생은 급류를 타고, 욕심이 적으면 인생은 냇물이 되어 완만히 들판을 흘러간다.
― <봄의 강가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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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의 의미와 삶의 진정성
상처와 고통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밥과 물 같은 것이다. 고통을 수반하는 삶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삶이며, 고통이 있어야만 삶이 더욱 풍부해진다.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방법이 고통의 방법이라는 것을 깨우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그러나 그것을 깨닫고 난 뒤엔, 오랜 시간에 걸쳐 하늘과 땅의 호흡이 하나가 되어 무심할 때 비로소 씨앗이 마음을 움직여 꽃과 잎으로 태어난다는 사실이 인간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실패가 성공의 향기를 품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꽃들도 천둥 번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꽃들은 오히려 천둥 번개가 어떻게 치는지 알고 싶어한다. 비바람이 몰아칠 때 온몸이 뒤흔들리는 나무의 고통을 보라. 나무도 그런 고통과 시련을 통해 더 튼튼하고 아름다운 나무로 자란다. 한여름의 폭풍을 통해 꽃과 나무와 새들도 삶의 인내를 배우는 것이다.
― <태풍에 대하여> 중에서

◆ 외형과 속도에 집착하는 현대인들
네모난 수박은 유전인자를 변형시켜 재배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수박 종자를 네모난 인공의 틀 속에서 자라게 함으로써 외형만 바뀌게 만든 수박이다. 다시 말해 수박의, 둥글다는 내면의 본질은 그대로 둔 채 인위적으로 외형만 변형시킨 것이다. 연구보고에 의하면 철제와 아크릴로 네모난 수박의 외형틀을 만드는 데 무려 5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수박꽃이 피고 계란만 한 수박이 맺히기 시작하면 그 위에 철제 상자를 씌우는데 놀랍게도 수박이 자라면서 네모난 상자를 밀어내는 힘이 자그마치 1톤이나 되었다고 한다. 몇 번씩이나 상자가 깨져 재배에 실패를 거듭한 결과 오늘날의 네모난 수박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자신의 본질을 억누른 채 외형적인 모습에만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감추어진 심정이야말로, 이 네모난 수박이 느낄 모멸감과 같지 않은가(<네모난 수박> 요약).

30여 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지만 나무들만은 그때의 그 키에 몸피 또한 그대로였다.
“어째 나무들이 많이 굵어지지 않은 것 같아.”
내가 이렇게 중얼거리자 동행한 친구가 말했다.
“나무들은 그리 급할 게 없잖아.”
나무는 사람이 보기에는 자라지 않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겸손하게 속으로 나이테를 그으며 내면을 키우는 삶을 살아온 것 같았다. 30여 년이라는 시간이 똑같이 주어졌는데 왜 나무와 나는 이렇게 다른 것인가.
시간이 나무나 인간을 늙고 병들게 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결국에는 다 똑같다면, 나는 진정으로 나무들처럼 느긋하고 여유 있는 삶의 태도를 배울 필요가 있었다. 나무들은 우리 사람들처럼 한 해를 한 달처럼, 한 해를 하루처럼 살지는 않는다. 나무들은 하루를 한 해처럼 산다.
― <나무는 하루를 한 해처럼 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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