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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SS TRAVEL 나침반 여행

COMPASS TRAVEL 나침반 여행

: 인생의 방향을 물을 때 떠나는 여행

양재혁 글,사진 | BG북갤러리 | 2010년 09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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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9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408g | 152*196*20mm
ISBN13 9788964950043
ISBN10 896495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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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양재혁
1984년 대전 출생. 2010년 인하대 건축공학과 졸업. 현재 건설회사에서 근무 중. 어린 시절 늘 탐험가, 목수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진짜 남자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세계를 동경하면서도 비 오는 날이면 방에 혼자 앉아 시키지도 않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곤 하였다. 이렇게 거친 세계에 대한 동경과 자신 안의 감수성에 대한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공존하던 모순된 시간이 그의 학창시절이었다. 재수시절, 당시 구립도서관에서 독학하던 그의 유일한 낙은 여행서적을 읽는 일이었다. 여행서적 속에는 일반 소설책과는 다르게 거친 탐험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 돌아온 감수성이 풍부한 여행 작가들이 있었다. 일 년 동안 도서관 여행서 책장에 있는 여행 책을 모두 읽었을 때 세계여행은 그의 막연한 꿈이 되었다. 건축과에 진학했고 군대를 다녀왔다. 복학하여 조용히 건축을 공부하던 평범한 스물다섯 살 대학생이었던 그때, 인생의 방향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을 때 희미해져 가던 옛 꿈인 세계여행은 기다렸다는 듯 그의 앞에 서 있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2008년 8월 12일, 낙찻(Nouakchott)에서 오후 5시에 탄 버스가 사하라 사막, 모래의 바다를 달려, 6시간 만에 모리타니아 북쪽 끝 작은 마을 노아디부에 도착하였다. 밤 11시를 넘긴 사막의 싸늘한 밤공기에 나는 잔뜩 움츠린 몸으로 택시 기사들과 숙소까지 가격을 흥정하고 있었다.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기사들 가운데, 선뜻 200우기야로 데려다 주겠다는 기사가 있어 트렁크에 짐을 싣고 조수석에 앉았다.

낯선 사막의 어둠 속에서 혼자 택시를 탄 나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몇 안 되는 가로등이 가까스로 사막의 어둠에서 마을을 밝히고, 달리는 차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차가 어둠 속을 달리다가 다시 밝은 길로 접어들면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달렸을 때 차는 마을을 빠져나가 어두운 길로 접어들기 시작하였다. 난 이미 그 전에 몇 차례 반복했듯이, 이번에도 가로등 없는 어두운 길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5분여를 더 달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마을은 저 멀리 있고 차는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음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이봐, 멈춰! 멈춰!! 멈추라고!!!”

그는 거칠게 차를 세웠고 차가워진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며 무어라 날카롭게 외쳤다. 나 또한 질세라 고함을 꽥 질렀다. 서로를 노려보는 그 짧은 순간에 좁은 공간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스쳤고, 나는 가방을 움켜쥐고 차 문을 박차고 나갔다. 10여 미터를 달린 후 가벼워진 손을 느꼈고, 돌아보니 그가 차에서 내려 땅에 떨어진 내 카메라 가방을 집어 들고 만족한 듯 운전석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그가 멈춰 서 있는 나를 보고는 흠칫 놀라는 듯하더니 트렁크를 열고 내 큰 배낭을 던졌다. 그는 마치 ‘이 가방 줄 테니 그냥 가는 게 좋을 거야!’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그의 손 안에 있는 카메라를 되찾는가에 대한 생각이, 심장 터질 듯한 두려움만큼이나 커져 있었고 그렇게 꼼짝 않고 있는 나를 본 그는 트렁크에서 무언가 찾기 시작했다.

끝이 날카롭게 구부러진 쇠꼬챙이가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을 봤을 때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죽음이라는 내게 미처 준비되지 않은 공포가 엄습해 왔다. 죽음의 공포를 경험했던 사람들의 진부한 증언들이 늘 그렇듯이, 나 또한 그 평범함을 넘지 못하고 그간의 삶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쳐 갔다. 그것은 쇠꼬챙이가 달빛에 번쩍이는 순간처럼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막의 엄숙한 역사처럼 영원한 것이기도 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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