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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내 머릿속에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대체 내 머릿속에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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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7쪽 | 368g | 130*188*30mm
ISBN13 9788992525879
ISBN10 8992525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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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데니스 카스
10년간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면서 「하퍼스 매거진」, 「뉴욕 타임즈」, 「마더 존스」들의 잡지에 글을 썼다. 또한 라디오 방송국 NPR의 「이 미국인의 삶」에 출연하였으며 인사이드 닷 컴, GQ, 온라인 잡지 「슬래이트」등에도 칼럼을 써왔다. '내 머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면서 어떻게 머리로 먹고 살기를 바라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그는 신경과학의 세계에 자신의 몸을 던졌다. 자신의 뇌를 직접 연구 재료로 내놓았으며 전기 충격, 머리가 멍해지는 주의력 실험, 흡연 실헌, 스스로 고안한 스트레스 실험, 빌 마허에 얽힌 눗지 못할 코미디를 몸소 체험하고 이 책을 썼다. 그는 현재 아내 리즈와 아들 오언과 함께 미니애폴리스에 살고 있다.
역자 : 임지원
서울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인문과학서를 번역하였다. 옮긴 책으로 『넌제로』,『진화란 무엇인가』, 『보살핌』, 『루시퍼 이펙트』, 『스피노자의 뇌』, 『에덴의 용』, 『섹스의 진화』,『꿈』, 『빵의 역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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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1월, 뉴욕
의붓아버지인 빌은 정신과 의사의 방에 들어서자 갑자기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 멀쩡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었다. 여기 오기 전, 12시간 동안 빌은 완전히 미치광이였다. 늑대처럼 울부짖고,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마치 자전거를 타듯 다리를 허공으로 휘저어대며 공포와 기쁨이 반반 섞인 목소리로 “이것 봐! 내 손의 분자들이 눈에 보여!”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릇된 통찰
‘내 머리는 어떻게 돌아가는가?’라는 질문은 나를 인간의 뇌에 대한 과학으로 이끌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 일단 인터넷을 뒤적거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찾은 정보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가 밴드 공연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보냈던 90년대에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놀라운 진보를 이루어낸 듯했다. 나는 뇌영상 기술이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식별해낼 수 있다든지, 뇌에 기억을 저장하는 인공신경장치를 삽입한다든지, 원숭이로 하여금 생각만으로 멀리 떨어진 로봇의 팔을 움직이게 한다든지 하는 이야기들을 읽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인지적 혁명의 한복판을 살아가고 있었다.

나의 뇌를 만나다
나는 전 생애를 뇌에 대해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살아왔다. 그러다가 이제 갑자기 뇌에 대해 의식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내 머리 안에 뇌를 하나 가지고 있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데 곤란을 겪었다. 나는 매일 뇌에 대한 놀라운 기사들을 접한다. 뇌 안의 신경세포의 연결점의 개수가 우리 은하에 있는 별의 수보다 많다든지, 인간 뇌의 기억 용량과 처리 용량을 모방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수의 컴퓨터가 필요하다든지 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뇌는 여전히 나에게 모호하게 느껴졌다. 뇌는 마치 중동과 비슷했다. 항상 뉴스를 통해 접하지만 상상하기는 어려운 대상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결국 나는 메스꺼움을 극복하고 라르손의 탁자 위에 놓인 인간 뇌의 전체 덩어리를 손으로 들어올려 보았다. 뇌는 제법 밀도 있고 무겁지만 물에 젖은 축구공처럼 약간 탄력 있게 느껴졌다. 라르손은 진짜 살아 있는 뇌의 촉감은 그와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름알데히드가 뇌를 살짝 ‘익히는’ 효과를 내서 세포들이 원래 상태보다 더 단단하게 굳어졌다고 했다. (보존처리를 하지 않은 뇌의 경우에는 두개골 밖으로 꺼내면 마치 말랑말랑한 푸딩처럼 퍼져버릴 것이다.) 뇌를 손에 들고서 무게를 가늠해보고,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나 자신에게서 어떤 반응이 솟아날지 기다렸다. 이 뇌가 한때는 전쟁 영웅이나 콩을 재배하던 농부나 고등학교 교장의 삶을 지배했던 장본인이라는 생각에 잠시 흥미를 느꼈다. 그 밖에는 거의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예일대학교의 발달심리학자이자 《데카르트의 아기Decartes’ Baby》의 저자인 폴 블룸은 또 다른 이론을 내놓았다. 그는 우리가 모두 “상식적 이원론자”라고 말한다. 즉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마음과 몸을 분리시키는 경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두 가지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하나는 물리적 세계에 대한 사고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세계에 대한 사고방식이다. 각각의 사고방식은 진화론적 이점을 갖고 있으나 두 기능은 서로 분리되어 있고 양립할 수 없다. 사회적 뇌는 물리적 뇌를 이해할 수 없고 따라서 사회적 사고활동이 일어나는 동안 물리적 뇌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선사시대의 뇌
《진화심리학 개요Evolutionary Psychology: a Primer》의 저자인 진화심리학자, 레다 코스미데스와 존 투비의 말에 따르면 “인간의 현대적인 두개골은 석기시대의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현대적인 두개골이 석기시대의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해서 우리의 마음이 복잡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우리의 마음은 매우 복잡한 컴퓨터다. 그 복잡한 컴퓨터의 회로는 우리 조상들이 일상적으로 마주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비록 내가 21세기를 살고 있더라도 나의 뇌는 마치 지금이 선사시대인 것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인간 경험의 진보는 우리 뇌의 생물학적 진보의 결과가 아니다.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은 수천, 수만 년 동안 변화하지 않은 뇌의 산물이다. 나는 이 사실에 혼란은 물론이고 약간의 모욕마저 느꼈다. 그 오랜 기간 동안 인간의 뇌가 전혀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니!

어떤 이들은 진화심리학을 순환적이고 환원적이며 입증할 수 없는 이론들로 가득하다고 비판한다. 위대한 스티븐 제이 굴드는 진화심리학을 칵테일파티용 과학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진화심리학 이론들과 사랑에 빠졌다.

주의력 문제
나는 주의를 집중시켜야 할 때 주의가 분산되고, 주의를 분산시켜야 할 때 어딘가에 집중한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인지조절의 실패입니다.” 불행히도 인지조절의 실패는 부모나 그들의 양육방식 탓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나의 어머니는 탐욕스러울 정도로 독서에 몰두했고 언제나 맡은 일을 잘 처리했다. 양아버지도 사내 정치 능력이 떨어졌을 뿐, 로베르토 수도사에 대한 만화를 그리는 시간을 벌충하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열정과 뛰어난 솜씨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곤 했다. 거기다 자신의 지성을 살찌우는 활동에서는 집중력의 한계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보통의 주의력 실험은 어이없을 만큼 단순하다. 피험자가 컴퓨터 화면의 고정된 점을 바라보는 동안 네모 모양이 갑자기 화면 왼쪽에 나타나고 그때 기능성자기공명영상법fMRI이나 뇌파기록장치EEG가 뇌의 활동을 측정하여 피험자의 눈이 자극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는 식이다. 아니면 피험자에게 화살표가 제시되어 자신의 자발적 주의력을 특정 방향으로 돌리게 되어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감정의 소용돌이
몸과 마음 사이에 경계가 있다고 생각하듯 이성과 정서를 가르는 경계도 존재한다. 뇌과학은 나에게 정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심어주었다. 정서에 대한 과학은 주관적인 느낌을 다루는 게 아니라 객관적이고 측정할 수 있는 생리학적 반응을 그 대상으로 한다. 정서emotion는 심장박동이 증가한다든지 손바닥에 땀이 난다든지 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반응이다. 반면 느낌feeling은 정서에 대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표현이자 해석이다. 과학은 누군가가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말해줄 수 없다. 그것은 그 사람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과학은 그 사람의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다. 그 사실은 나를 뇌 깊숙한 곳에 있는 뉴런의 덩어리인 편도체amygdala로 이끌었다.

이게 다 펩티드 탓이라고?
옥시토신 처리를 받은 수컷 쥐의 경우에 다른 수컷 쥐들과 달리 다른 쥐들과 친하게 지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새끼 쥐를 어미에게서 떨어뜨렸을 때 아편을 투여해도 고통스럽게 소리 지르는 것을 막을 수 없었으나 옥시토신이나 바소프레신을 투여할 경우 울부짖음이 잦아들었다는 사실이다. 옥시토신은 산모가 아이를 분만할 때 분비되고 아마도 젖을 통해서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은 이 마술적 효과를 이중으로 얻는 셈이죠.” 카터가 말했다. “하지만 남성 역시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어쩌면 의붓아버지가 나에게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내가 주는 옥시토신의 마력을 얻을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몸의 거부
몸이 스트레스 유발원을 마주하게 되면 제일 먼저 에피네프린을 생산한다. 이것이 바로 ‘아드레날린 러시’이며 이것은 내가 공포의 조건화 실험에서 경험했던 모든 부차적인 반응들을 촉발하는 마법의 약물이다. 그러나 만일 스트레스 유발 원인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우리 몸은 그에 대항할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부신adrenal gland이다. 부신은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만들어낸다. 에피네프린이 신속하게 작용한다면 코티솔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니까 사탕이 아니라 국수인 셈이다(당류의 흡수 속도에 비유한 표현-옮긴이).
적은 양의 코티솔은 이로운 효과를 가져다준다. 사랑에 대한 수 카터의 논문에 따르면 “수컷 들쥐는 코티코스테론(corticosterone, 코티솔과 비슷한 부신 호르몬)을 주입하면 재빨리 새로운 짝과 유대를 형성한다.”고 한다. 또한 레크맨Leckman의 양육에 대한 논문에는 “처음에 혈중 코티솔 농도가 높은 엄마가 자신의 아기의 냄새를 더 잘 구별한다”고 나와 있으며 “엄마 타액의 코티솔 농도가 더 높을수록 아기에 대한 엄마의 애정 어린 접촉(젖을 먹인 후 등을 두드려 트림시키기, 쓰다듬고 톡톡 두드리고 안아주기 등)의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코티솔 농도가 너무 높거나, 또한 높은 농도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애정 어린 접촉은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방치된 새끼 쥐는 다 자란 후에도 평생 동안 과도한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된다.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한 어미 밑에서 자란 새끼 원숭이가 자라서 나은 새끼들은 다른 원숭이에 비해 문제가 있거나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코티솔 수치가 상승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뼈의 무기질이 손실되고 복부비만이 나타나며 면역계가 교란되는 상태가 나타난다.

분리된 뇌
다마지오는 이 이론을 ‘신체 표지자 가설somatic-marker hypothesis’이라고 부른다. 그는 몸soma에서 오는 감각 정보가 뇌에게 합리적 사고를 위한 물리적 기반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몸과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완전히 초연한 합리적 의사결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정신에 뭔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할 무렵의 의붓아버지의 상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때―예컨대 식료품을 사러 가서는 클래식 음악 CD만 잔뜩 사들고 들어왔을 때―나는 그가 마음속으로 가족의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다른 가능성들과 저울질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꼭 필요한 주식거리 대신 비싼 스테이크를 선택했을 때, 나는 그가 자신의 즐거움을 가족의 행복보다 우선시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사실은 옳은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었음에도 그의 고집, 이기심, 탐욕에 기울어 그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은 그가 다른 측면으로 정신을 놓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뇌가 좋아하는 것
우리는 어떤 것을 원하지 않고도 좋아할 수 있다. “도파민이 억제된 경우 사람들은 음식이든 섹스든 약물이든 어떤 종류의 쾌락적 유인물에도 동기유발이 되지 않는다”고 베리지는 보고했다. 그러나 이 피험자들에게 설탕물을 주자 의식하지 못한 채 쾌감을 느끼는 표정을 지었다. 일단 그 자극을 접하면 그들 고유의 쾌락 일람표에 따라 반응하게 된다. 우리는 또한 어떤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원할 수 있다. “쥐의 뇌의 외측시상하부구역에 자극을 가하자 단맛에 대한 쥐의 표정이 점점 혐오감을 나타내는 쪽으로 변했다. 마치 단맛이 점점 쓴맛으로 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전기자극은 쥐를 먹도록 유도했다.” 한편 둥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만들 재료가 없는 새에 대한 연구도 있다. 둥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욕구가 너무 강해지자 자기 자신의 깃털을 뽑아서 둥지를 만들었다. 그것은 물론 즐거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원하기’는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를 반드시 알지 못하고도 그것을 추구하도록 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심리적 반응에 기초한 ‘좋아하기’와 달리 ‘원하기’의 경우에는 숙고하는 것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원하기’는 꼭 합리적이거나 경험에 의해 좌우될 필요도 없다.

뇌가 원하는 것
“약물의 효과는 단순히 약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각 개인의 뇌에 있는 개별적인 생화학적 메커니즘이 관여합니다.” 그 말은 내 귀에 이렇게 들렸다. “약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약물을 좋아한다.” 그 말은 중요하게 느껴졌다. 약물은 그것을 복용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게 느껴진다. 약물 복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약물은 기분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약물중독자들이 유전적으로 약물에 더욱 취약할 뿐만 아니라 비중독자들이 유전적으로 덜 취약하다는 것이다. 약물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들을 도덕적 견고성의 문제라고 보는 것은 사실 도파민 D2 수용체가 얼마나 풍부한가의 문제이다. 그러니까 문제는 성격이 아니라 화학인 것이다.

과학자들이 자기 자신을 연구하려고 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작업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대상으로 바라볼 때 뇌는 그저 우울할 따름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나는 한 가지(정말이지 딱 한 가지)의 분명하게 좋은 소식을 접했다. 젖먹이 새끼가 있는 어미 쥐는 코카인보다 새끼에게 젖을 주는 활동을 선택했다고 한다!
어떤 시스템이든, 기능이든, 또는 단백질 분자든 좋은 쪽으로도 작용할 수 있고 나쁜 쪽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때로는 어떤 뉴스들은 그저 끔찍할 뿐이다. 한 보고에 따르면 인구 중 절반가량이 일생의 어느 한때에 정신병을 앓게 된다고 한다. 또 다른 문헌에서 읽은 내용에 따르면 나의 뇌의 도파민 D2 수용체의 수가 매 10년마다 5~6퍼센트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스무 살 때 도파민 수용체의 수가 100개였다면 70세가 될 때 그 수는 77개가 된다. 은퇴 후 나는 젊을 때보다 현저성이 1/4이나 줄어든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나는 또한 점점 불안한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내가 처음 뇌 공부를 시작할 때, 절대로 오언을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아들과의 관계를 비인간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과학의 렌즈를 통해 보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2005년 봄 무렵에 오언은 점점 사람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걷기도 하고 말을 하기 시작하고 처음에는 그저 ‘좋아하는’ 것이었던 것이 점차로 ‘원하는’ 것이 되어갔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보상 네트워크를 길들여가는 느리고도 긴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처방 약물은 안 돼!
예전에는 중독자와 비중독자, 탐식과 절제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뇌에 대해 배워나감에 따라서 그 사이에 좀 더 미묘하고 (내가 보기에는 더욱 교활하고 위험스러운) 회색의 중간지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중독의 ?우에 우리는 범인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지목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지난 20년 동안 나도 모르게 나의 뇌를 특정 자극에 반응하도록 길들이며 살아왔다. 와인 한 잔이나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하룻밤이 나를 망치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미묘한 방식으로 다른 선택 가능성을 지워버린다. 우리의 뇌는 언제나 켜져 있는 상태이다. 업무시간과 휴가시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성인이 된 우리가 그토록 혼란스러운 존재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생의 절반 동안 자신도 모르게 어떤 존재가 되어가고 그다음 남은 절반은 그 헝클어진 존재를 풀고 정리하려고 애쓰면서 보낸다.

광증의 신경생물학
지금까지 나의 노력에 커다란 구멍이 있었다! 이 커다란 구멍은 바로 기억에 관한 것이다. 만일 뇌가 일종의 기계라면 다름 아닌 학습과 기억의 기계라고 할 수 있다. 기억이라고 하면 나는 언제나 신경과학자들이 소위 ‘자서전적 기억autobiological memory’이라 부르는 기억만을 생각했다. 어떤 사건에 대한 명백한 기억 말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기억에는 훨씬 더 넓은 범주가 있다고 본다. 예컨대 나의 주의력 문제 중 일부는 단기기억 또는 작업기억의 결함 때문일지 모른다. 한편 공포의 조건화 실험에서 나의 뉴런들이 학습한 것은 일종의 ‘암묵적 기억implicit memory’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문제는 과학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기억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 하지 않은 것은 내가 더 이상의 실패와 실망을 맛볼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다. 나의 뇌는 벌거벗겨진 채 밖으로 노출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기억에 대해 공부해나가는 과정에서 나 자신에 대한 느낌을 더욱 더 악화시키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 설사 기억이 애초에 나의 마음에 대한 연구 쇼핑 목록에 들어있었다고 하더라도, 빌의 뇌와 나의 뇌에 대한 탐구를 기억의 영역까지 확장시켜나간다면 내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이 다 흐트러질 것 같았다. 과학은 이미 나에게 충분한 손상을 주었다. 비록 기억이라는 분야를 무시해버리는 것이 비겁하고 심지어 부정직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그냥 이것을 건드리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 나는 이미 충분히 기억하고 있다

계몽된 뇌
전기전도를 돕는 젤이 머리카락에 덕지덕지 발라져 있고 일부는 귀 뒤에 말라붙어 있었다. 문득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레헤리시 연구실의 스캐너 안에 들어갈 때에도 이와 비슷한 명료한 깨달음의 순간이 있었다. 두려움과 창피함이 뒤섞인 감정이었다. “도대체 어떤 종류의 동물이 자기 자신에게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과학의 찌꺼기를 온통 뒤집어쓴 채 수많은 낯선 사람들과 그들의 기계와 그들의 기묘한 믿음에 나 자신을 맡기고 그들로부터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려 들다니.


2006년 4월, 미니애폴리스
나는 이제 내 몸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한다. 아데랄이 열 알 정도 남았을 때 나는 계속 처방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시간에 따라 약효가 지속적으로 방출되는 저용량의 암페타민을 계속해서 복용할 것인가? 현저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기를 즐기는 대신, 인지능력의 감퇴를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뇌에 이로운 방향으로 생활방식을 바꿀 것인가? 결국 나는 남은 아데랄 알약을 변기에 쏟아 붓고 물을 흘려버렸다. 나는 그저 이것이 마지막이기만을 바랐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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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이라는 미지의 땅으로 모험을 떠났던 데니스 카스는 매혹적이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우리에게 되돌아왔다. 뇌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A. J. 제이컵스(『Know-it-all』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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