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영웅전설』은 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 라는 매우 묵직한 주제를 만화라는 대단히 가벼운 양식을 차용해 천착한 작품이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 미국이 창조한 지구적 영웅들의 활약상을 뒤집어 봄으로써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가속화되고 있는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의 실체를 폭로하고 그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작가는 자칫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도 있는 이러한 내용을 '참을 수 없는 만화의 가벼움'에 실어 전달함으로써 한 편의 유쾌한 소설로 만드는 데 성공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종횡무진 계속되는 작가의 입담도 어지간하고 현실을 비틀어보는 시선도 예리함을 잃지 않고 있다. --- 남진우(시인, 문학평론가)
이 소설 『지구영웅전설』은 일단 재미있다. 그 재미는 우선 경쾌한 입심과 다양한 지식, 그리고 세상을 뒤집어 보는 시선으로부터 나온다. 단선적인 전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단숨에 읽을 수 있는 것은 그 재미의 무기들을 잘 활용하는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더구나 그 재미를 가지고 겨냥하는 문제의식도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향유하는 문화의 배후에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지는 않은가, 세계문화를 조정하려는 자본주의는 어떤 속성을 지니고 있는가, 인종적 열등의식은 미국식 제국주의에 의해 어떻게 조성되는가 등등, 흥미로운 질문들이 던져지고 있는 것이다. --- 이인성(소설가, 서울대 불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