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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미치도록 걷다

너에게 미치도록 걷다

: 방랑작가 박인식의 부처의 길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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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703g | 153*224*30mm
ISBN13 9788956251226
ISBN10 8956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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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박인식
1951년 경북 청도 출생. 월간 『사람과 산』 발행인 겸 편집인을 역임했으며 한국 소설가협회 회원이다. 1985년 장편소설 『만년설』을 발표하면서 산이라는 화두를 문학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간 희곡집 『서문동답』, 장편소설 『백두대간』(1, 2권), 『종이비행기』(1, 2권), 실명소설 『인사동 블루스』, 기행소설 『대륙으로 사라지다』, 산악인 평전 『사람의 산』, 미술기행기 『햇살 속에 발가벗은』『그리움은 그림이다』, 기행산문집 『방랑보다 황홀한 인생은 없다』,『북한산』, 『독도』 등의 저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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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곳은 많은 듯하면서도 쉬 나타나지 않았다. 맨 먼저 남들처럼 ‘산티아고 가는 길’을 떠올렸다. 하지만 곧 고개를 가로젓게 되었다.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 구간을 걸어본 적이 있다. 더 없이 아름다운 길이고 또 걸어볼 만한 길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 길은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 문명이 관리하고 있다. 그 길에서는 진정한 자아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씻기 어려울 듯했다. 거기서는 무모함도 찾을 수 없을 듯했다. 그 길은 다만 유행이 되어버렸다.
……
내가 찾는 그 길은 무엇보다도 신비로워야 한다. 그 신비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절로 배어나야 한다. 그 아름다운 길에는 자연의 신비에 감응하는 인간의 열정이 용솟음쳐야 한다. 그 열정 때문에 그곳 삶이 현대화에 뒤처졌다 해도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선택했다는 자부심을 지닌 땅이어야 한다. 그곳에서는 종교라 해도 경전으로 전해지는 관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삶 그 자체가 종교인 땅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현대문명에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다 해도 삶의 근본은 아직 농촌공동체의 원시적 순결성에 젖줄을 대고 있어야 한다. --- pp.14-16, '불효자는 웁니다' 중에서

히말라야 산속을 걷다보면 내 배 째라는 식의 이런 네팔 배짱과 심심찮게 마주치게 된다.
“네팔 히말라야를 바꾸기 위해 당신이 여기 온 게 아닙니다. 당신을 바꿔주기 위해 네팔 히말라야가 여기 있습니다.”
네팔 국립공원 안에서 걸핏하면 나타나는 안내판에 적힌 이 표어 또한 고물 비행기의 기계적 결함을 조종술로 때울 수 있다는 네팔 사람들의 배짱과 한통속이다. 그런 공포에 휩싸여 있다가 카트만두 공항에 무사히 착륙하게 되면, 비록 귓구멍과 콧구멍을 솜뭉치로 막은 기괴한 모습이라 해도 박수를 치지 않고 어째 배길 수 있겠는가. 그때는 비행기로나마 히말라야를 무사히 넘었다는 기쁨에서 박수를 쳤던 것이다. --- p.25, '박수를 치다' 중에서

나는 헤타우다 시가지의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있다. 삼십일 만에 사백 킬로미터를 걸어 부처가 인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는 이곳에 도착한 직후다.
그간 거울도 없이 지냈고 한 번도 내 모습을 비춰볼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숙소에서 머문 적이 없었다. 한사코 노숙자에 다름없는 텐트 생활을 고집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보았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도회의 욕망에 번들거리는 눈빛만 낯익었다. 연탄 얼굴을 폐사 직전의 닭 모가지가 간신히 받치고 있었다. 곧 꺾어질 듯 가느다란 목은 자글자글 주름져 축 처졌다. 오갈 데 없는 육십 노인네가 그 가게 유리창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 쇼윈도 속의 연탄 얼굴이 내게 물었다.
너는 어디에서 왔으며, 너는 누구이고, 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pp.130-131, '연탄은 깨져 있었다' 중에서

로이는 수첩을 꺼냈다. 나는 그 메모의 사실성에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거기에는 바이샬리를 떠나 이 마을까지 오는 동안 우리가 어디서 쉬고 또 어디까지 몇 걸음쯤 걸어가서는 누가 먼저 화장실을 다녀왔고, 찻집에서 차를 마실 때 누구는 설탕을 한 스푼 넣는데 다른 이는 두 스푼 반이나 넣었고 하는 식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낱낱이 적혀 있었다.
……
육 년 고행 끝에 지쳐 쓰러진 싯다르타에게 수자타가 내놓은 음식이 바로 이 유미죽 아니던가! 쌀을 물에 불렸다가 우유로 끓여서 쑤는 이 죽은 부처 시대에도 있었던 인도의 전통 보양식이다. 이 죽을 먹고 원기를 회복한 싯다르타는 보리수 밑에서 용맹정진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 …… 열흘 만에 어머니를 잃은 부처는 과연 그 열흘 사이에 어머니 젖을 빨아보긴 했을까? 그럴 수 있었다면 수자타가 가져다준 유미죽에서 어머니 젖 맛을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 pp.198-199, '시장이 반찬이지' 중에서

쇠똥 속에 짚을 넣은 뒤 동그랗게 굴려 반죽한 다음 그걸 벽에 던져서 붙이거나 납작하게 눌러 양지 바른 곳에 널어놓고서 지글지글 끓는 햇살에 말리면 불땀 센 고하라가 된다.
고하라도 사투리가 심하다. 동네마다 또 지방마다 생김새가 다르다. 네팔에서 인도로 내려갈수록 덩치가 커지는데 역시 대국에 사는 소가 똥도 굵고 길게 누는가 보다. 햇살이 여린 네팔에서는 말리기 좋게 빚고, 모든 걸 태워버릴 듯 햇살이 이글거리는 이곳 인도에서는 말리기보다 쌓기에 좋도록 빚는다. 네팔에서는 낟가리 쌓듯 그냥 포갰고 여기서는 돌탑을 쌓듯 정교하게 쌓아 올린다. --- p.213, '쇠똥구리' 중에서

간디가 정의한 대로 인도야말로 거대한 모순 덩어리다. 쌓이면 끝내 터지게 되는 모순이다. 하지만 인도의 모순은 한 번도 터지지 않았다. 그 까닭은 축제에 있다. 아주 오랜 세월 저편부터 인도에서는 축제 없이는 하루도 해가 떠오르지 않았다. 어디서건 매일 축제가 열렸다. 그 축제의 힘이 매번 모순이라는 폭발물의 뇌관을 제거해버렸다. 축제의 나라 인도에서도 홀리 축제는 가장 격렬한 축제로 손꼽힌다. 매년 이월 말에서 삼월 초 사이 사나흘 동안 인도인들은 ‘색’이라는 뜻의 홀리 축제를 맞아 미칠 듯 사랑했던 젊은 날의 철없는 시절로 되돌아간다. --- p.224, '미치도록 사랑하고 싶을 때' 중에서

여기서 나는 이 불교 사대성지 순례길을 되돌아본다. 네 성지를 이으면 마치 북두칠성을 엎어놓은 국자 모양이 된다. 그 구도를 따라 찍은 듯한 자리에 네 성지가 위치하고 있다. 열반지 쿠시나가르의 위치가 특히 절묘하다. 탄생지와 성불지와 초전법륜지를 국자 모양으로 둥글게 이으며 화룡점정의 자리에 찍혀 있는 열반지다. 만약 열반지가 다른 성지보다 남쪽에 자리 잡았거나 동쪽으로 더 삐져나왔다면 사대성지 순례는 시대 순서를 따르지 못하게 되거나 성지를 잇는 순례길이 서로 엇갈리게 되는 부자연스러운 그림이 그려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 우려를 말끔히 가시게 하며 부처는 열반지를 초전법륜지에서 북동쪽으로 삼백 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쿠시나가르에다 찍었다. 탄생지와 고향으로 되돌아가려는 회귀본능이 그려낸 순례지도는 그렇게 해서 마무리된다 --- pp.395-396, '맨발의 나무' 중에서

작가 박인식이 소설도 시도 아니면서 그 모두를 아우르는 기행문학으로서 나침반 하나를 내놓았다. 여느 나침반과 달리 이 나침반은 부처는 누구이며 부처와 소통하고 싶은 내 안의 진정한 나는 누구인지를 깨달아 찾아가는 길을 가리켜준다. 그 길에서 시처럼 소설처럼 풀어져 나오는 이야기 자체가 이미 소중한 신비이다.
이번 박인식의 순례기가 오늘 이 인도 부처의 행적에 대해 현장감과 안목을 갖춘 귀한 증언이 될 것이다.
--- p.421, '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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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가 고수익 상품으로 변해가는 세상에 카필라 성에서 쿠시나가르를 향해 가는 순례자의 맨발은 말한다. 무소유는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임을. 부처가 거쳐 간 일생의 시간을 길 위의 공간으로 환산하는 저 발바닥의 산술. 왼발이 미래를 맞아 포옹하고 애무하면 오른발은 집착도 깨우침도 과거 속으로 버리고 길을 튼다. 길 위의 미래와 과거 사이에서 현재의 모공이 열리고 세포가 깨어난다. 투명한 정신이여, 걸어라. 걷는 것이 수행이다.
김화영(문학평론가)
작가 박인식이 소설도 시도 아니면서 그 모두를 아우르는 기행문학으로서 나침반 하나를 내놓았다. 여느 나침반과 달리 이 나침반은 부처는 누구이며 부처와 소통하고 싶은 내 안의 진정한 나는 누구인지를 깨달아 찾아가는 길을 가리켜준다. 그 길에서 시처럼 소설처럼 풀어져 나오는 이야기 자체가 이미 소중한 신비이다.
구중서(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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