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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자 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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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자 펠레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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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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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4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1.3만자, 약 7.1만 단어, A4 약 134쪽?
ISBN13 9788950917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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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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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는 목초지 위쪽 끝에 서서 집으로 가는 방향에서 떠돌고 있는 가축 떼를 불러 모았다. 가축을 불러들이는 일이 끝나자 펠레는 소를 몰며 한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소들은 종종 머리를 쭉 빼고 특유의 걸음걸이로 달렸다. 풀들의 그림자가 지면을 따라 길고 가느다란 줄을 그렸고, 소들의 그림자는 끝이 없었다. 이따금 송아지가 음매 하며 갑자기 돌진했다. 녀석들은 집이 그리운 것이다. 그리고 펠레도 집이 그리웠다.
온 마음이 벌써 집으로 들어가 있었다. 펠레는 아버지를 향한 거의 고통에 가까운 그리움을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소 떼를 몰고 모퉁이를 돌았을 때, 언저리가 빨간 눈으로 행복하게 미소 짓고 서 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우리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소년은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면서 아버지의 품속으로 뛰어 들었다.
"무슨 일이냐, 아들아? 무슨 일이야?"
노인은 목소리에 걱정을 가득 담고 떨리는 손으로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누가 너에게 고약하게 굴었니? 아니야? 그럼 다행이구나! 사람들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행복한 아이들은 하느님이 직접 돌보시니까. 만일 그랬다가는, 이 라세가 가만 두지 않을 거다. 그럼 이 아버지가 보고 싶었던 모양이구나? 네 어린 마음에 아버지가 있다니 기쁘구나. 그렇다면 라세는 행복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제 가서 저녁을 먹자꾸나. 이제 그만 울어라."
아버지는 거칠고 굽은 손가락으로 아이의 코를 닦아 주고, 천천히 식당 쪽으로 데려갔다.

--- pp. 89~90

"저리 꺼져, 이 황소 자식아!"
소년들이 펠레에게 말했다. 그들은 그 당시 맥주병을 좋아하지 않았다. 눈물이 고였지만 펠레는 굴하지 않고 부두 주위를 얼쩡거렸다.
"썩 꺼지라니까!"
소년들이 다시 한 번 말하며, 위협하려고 돌멩이를 집어 들었다.
"다른 시골뜨기들한테 가버려!"
소년들이 올라와서 펠레를 때렸다.
"뭐 때문에 여기 서서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거야? 아마 넌 어지러워서 고꾸라지고 말걸! 다른 촌뜨기들에게 썩 가버리라니까, 이 맥주병아!"
펠레는 머릿속에 끓어오르는 강렬한 결심 때문에 현기증이 났다.
"너희도 맥주병이긴 마찬가지지! 왜 물 속으로 뛰어들 배짱도 없냐?"
"저 녀석 말하는 것 좀 들어 봐! 저 애는 네가 한겨울에 그저 재미로 다리에 쥐까지 나면서 물속으로 뛰어든다고 생각하나 봐."
펠레는 그들의 의기양양한 웃음소리를 듣자마자 방파제에서 몸을 날렸다. 물에 두껍게 낀 얼음이 펠레의 머리 위를 가로막았다. 조금 후에 펠레의 정수리가 다시 나타났지만, 그는 팔로 두세 번 개헤엄을 치다가 가라앉았다.
소년들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쳤다. 그중 한 명이 배를 잡아당기는 갈고리 장대를 잡았다. 그때 헨리 보드케르가 뛰어와서 단숨에 머리부터 물속으로 뛰어들더니 사라졌다. 헨리의 이마에 부딪친 얼음 조각이 물수제비를 뜨며 요동쳤다. 숨을 쉬기 위해 헨리의 머리가 얼음 낀 물 위로 두어 번 올라왔고, 마침내 펠레와 함께 올라왔다. 소년들은 펠레를 방파제 위로 끌어올렸고, 헨리는 정신이 번쩍 나도록 펠레를 세게 때렸다.
펠레는 의식을 잃었지만 헨리가 때린 덕분에 제정신이 들었다. 펠레는 갑자기 눈을 뜨더니 벌떡 일어나서 도요새처럼 뛰어서 달아났다.
"집으로 뛰어가!" 소년들이 펠레의 뒤에서 소리쳤다.
"최대한 빨리 뛰어. 안 그러면 병이 날 테니까! 그리고 아버지한테는 그냥 물에 빠졌다고만 말해!"
펠레는 뛰었다. 그에게 조언 따위는 필요 없었다. 스톤 농장에 도착했을 때, 옷은 뻣뻣하게 얼어 있어서 바지를 벗어도 바지 혼자 서 있을 수 있을 정도였지만 몸은 토스트처럼 따끈따끈했다.

--- pp. 194~195

펠레의 생일은 6월 26일이었고, 달력에는'펠레 탄신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침에 라세는 펠레에게 뽀뽀하며 말했다.
"너에게 행복과 은총이 있기를!"
그러고 나면 바지를 끌어올릴 때 주머니에 항상 무언가 있었다. 아버지는 펠레 못지않게 들떠 있었고, 펠레가 깜짝 놀라는 것을 보기 위해 아들이 옷을 입는 동안 옆에서 지키고 서 있었다. 하지만 뭔가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일부러 뜸을 들이는 것이 펠레의 방식이었다. 그래야 즐거움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었다. 펠레는 일부러 문제의 주머니를 못 본 척 지나쳐서 라세를 어쩔 줄 모르게 만들었다.
"주머니가 왜 그러니. 불룩해 보이는구나. 간밤에 달걀을 훔쳐 온 거 아니냐?"
그제야 펠레는 주머니에서 커다란 종이 꾸러미를 꺼내서 한 겹 한 겹 펼쳤다. 그러면 라세는 매우 흥분하곤 했다.
"푸! 이건 그냥 종이잖아! 대체 주머니에 웬 쓰레기를 채워 가지고 다니는 거냐!"
하지만 가장 안쪽에는 날이 두 개 달린 주머니칼이 들어 있었다. 그러면 펠레가 눈물을 글썽이며 속삭였다.
"고마워요."
"이런, 뭘 그러니! 아주 약소한 선물인걸!"
라세는 눈썹 없는 빨간 눈을 껌뻑이며 말했다.
이런 것 말고는 생일이라 해도 평소보다 더 나을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엄숙한 마음을 품게 되었다. 태양은 어김없이 빛났고, 그날따라 유난히 밝게 빛났다. 그리고 가축들이 되새김질하는 모습도 펠레에게는 의미 있게 보였다.
"오늘이 내 생일이야!"
펠레는 어린 수소 네로의 목에 팔을 두르고 말했다.
"'생일 축하해요!'라고 말해 줄래?"
그러면 네로는 되새김질을 하면서 나온 푸른 액체와 함께 펠레의 등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 주었다. 펠레는 행복에 겨워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초록색 옥수수를 훔쳐다가 네로와 네로가 좋아하는 암송아지에게 주었다. 펠레는 새 칼이나 혹은 무엇이 됐건 생일 선물로 받은 것을 온종일 손에서 놓지 않았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유달리 진지하게 생각했다. 펠레는 그 긴 하루 전체를 축제 기분에 넘치게 만들 수 있었고, 그날이 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잠자리에 들어서도 잠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 pp. 30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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