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니는 살인 행위가 남기는 고통에 대해 킴이 한 말을 생각해보았다. 맞는 이야기였다. 때로 살인범이 남긴 고통은 유가족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는다. 그 고통은 배우자, 아이들, 부모를 고독하게 만들고 그들의 삶을 슬픔과 분노로 채운다. 그러나 때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슬픔도, 그 어떤 감정도 남아 있지 않은 경우. 거니는 그런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았다. 흉측하게 살다가 흉측하게 죽어간 사람들. 마약상, 포주, 조직폭력배, 진짜 총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불량 청소년들. 인간의 잔혹성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보기 좋게 뛰어넘는다. --- p.41
착한 양치기는 첫 번째 두 문장으로 자신의 소신을 정리한 셈이었다. ‘1. 돈에 대한 사랑, 즉 탐욕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면 돈을 척결하는 것으로 위대한 선을 달성할 수 있다. 2. 탐욕은 진공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숙주로 존재하므로 그 숙주를 척결하는 것으로 탐욕을 척결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노골적일 수가 있을까. 착한 양치기의 살인 파티는 인상적인 사건이었다. 그 사건은 흥행 영화의 모든 공식을 갖추었다. 단순한 전제, 단기간의 집중적인 공격, 극도의긴장감, 적나라한 협박, 부유층과 특권층에 대한 극적인 공격, 단순한 희생자 선정, 끔찍한 대면의 순간. 전설로 남을 만한 사건이었고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p.81~82
“이 세상은 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온통 악과 악의 거울이지요. 살인과 언론 말입니다. 당신이 왜 거기 서 있는지 알아야겠습니다.” “뉴스가 폭력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제 견해를 묻는 겁니까? 그러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죠? 클린터의 목에서 거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바보들의 드라마죠. 구더기들이 지휘하는. 과장, 쓰레기, 거짓말. 그게 바로 뉴스 아닙니까. 무지의 찬양!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갈등의 양산! 분노와 혐오를 오락으로 파는 것! 그중에서도 램 뉴스가 단연 가장 비열하죠. 돼지들을 살찌우려고 담즙과 똥을 토해내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