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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지의 숨결

월영지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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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153*224*20mm
ISBN13 9788993506235
ISBN10 89935062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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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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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은 나를 학문하는 사람으로 갈래 짓는다. 그렇지만 근자에 이르러 이런저런 핑계와 구실을 앞세워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위성처럼 궤도를 빙빙 돌면서 허송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다. 머지않아 터 잡고 안주했던 자리에서 내려서서 맞이할 퇴직 운운하며 지금의 정황을 변명하려는 어쭙잖은 생각으로 가득 채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천성이 게을러 바지런한 축에도 끼지 못하고 평범한 재능을 타고난 범재인 까닭에 지난날 변변하게 이룩한 업적이 없어 공허한 자기 연민에 빠져 시답잖은 변명을 늘어놓는 것 같아 입을 닫기로 했다.
예로부터 선각자들은 ‘학문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퇴보한다.’라고 하여, ‘ 학문여역수행주 불진즉퇴(學問如逆水行舟 不進卽退)’라고 엄중히 경고했음에도 우이독경인격이었기에 유구무언이 도리이지 싶다. 거기다가 주자십회(周子十悔)에서 이르는‘ 봄에 밭을 갈아서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곡식이 없어서 후회한다.’라고 독려하던 ‘춘불경종추후회(春不耕種秋後悔)’라는 말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입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면서도 야무지게 도전을 해보려고 열정을 쏟거나 실천하려는 용솟음치는 의지가 부족했고 신실함이 턱없이 부족했던 나였다.
초발심으로 돌아가 풋풋하고 꿈 많던 시절 욕심과 오기를 전제로 도전에 몰두하던 나와 만남을 꾀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니 첫 출발의 설렘이 생기를 잃고 풀죽은 일상으로 전락하여 시들해지고, 열정적으로 준비한 첫 강의에 대한 환희와 도취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평범한 생활수단의 방편으로 치부되기 시작하면서 혜안으로 헤아릴 총기를 잃고 초라한 직업인으로 굳혀지지 않았나 하는 자괴감을 강하게 부정할 자신이 없다.
--- '내 삶의 반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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