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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었다

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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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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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72g | 148*210*20mm
ISBN13 9791195575985
ISBN10 11955759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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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병효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마산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경동고등학교를 거쳐 한국 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우리은행 부행장을 거쳐 우리 아비바생명 대표이사, 우리프라이빗에퀴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금은 국제자산신탁 상임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평생을 금융인으로 살아오면서 시와 문학을 멀리한 적이 없었다. 그의 일상의 페이지에는 늘 시가 함께해왔고 문학의 향취가 남아 있다.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금융 분야에서 그가 맡은 바 임무를 잘 감당해내며 삶의 여유와 품격을 지켜낼 수 있었던 데는 문학의 역할이 컸다. 진실하고 아름다운 글로 쓰인 저자의 인생 자취가 명시들과 한데 어우러져 이 책의 풍격(風格)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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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 남단의 서쪽 지역을 수직으로 가르는 서부간선도로 주변은 요즘 온통 활짝 핀 노란 개나리꽃 덤불로 덮여 있습니다. 내부순환도로를 오갈 때 마주치는 안산과 북한산 언저리에도 드문드문 핀 연분홍빛 진달래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진달래를 보면, 진달래 그 고운 꽃잎을 따먹고 놀던 어릴 적 일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봄날의 일이었습니다. 부모님께는 말씀도 드리지 않은 채 수업을 마치고 곧장 시오 리 남짓 떨어진 곳에 사는 같은 반 친구 집에 놀러 갔습니다. 그러고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친구와 함께 콧노래를 부르며 뒷산 참꽃 구경을 나섰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예쁜 꽃다발도 만들고, 탐스럽고 맛나 보이는 꽃잎도 따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친구와 헤어져서 부리나케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즈음, 곱게 노을 지던 서쪽 하늘이 차츰 빛이 바래갔습니다. 불현듯 무서운 생각이 들어 참꽃 물들었던 입술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고 걸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땅거미가 지는 어둑어둑한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대문을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날 막내의 행방을 몰라 집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참꽃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북한산 입구, 뭉텅 잘려나간 하반신을 시커먼 고무 튜브로 감싼 채 자벌레처럼 기어오던 사내가 등산객들의 다리를 붙잡았다. 몇 사람이 바구니에 동전을 던지고 거머리를 떼어내듯 지나쳤다. 붙잡은 손을 뿌리치지 못한 여고생이 엉거주춤 서자 사내는 배밀이로 밀고 온 납작 바퀴 음악통 밑에서 휴대폰을 꺼내 무 무 문자 하 한번,이라고 했다. 왜뚤삐뚤 눌러쓴 글씨의 구겨진 종이를 여고생에게 내밀었다. 나 혼 자 북 한 산 에 서 조 은 구 경 하 니 미 얀 하 오 지 배 만 이 써 려 니 답 답 하 지 ? 지 배 가 면 우 리 가 치 놀 로 가 오 사 랑 하 오. 사내는 서늘한 눈매의 여자 사진이 붙은 예쁜 열쇠고리를 마구 흔들어 보이며 연방 누른 이의 웃음을 웃었다. 여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문자를 찍어주고 있었다. 북한산 입구, 봄날이었다.
- 김주대, 「봄날」

누구에게나 봄날은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도 묵묵히 참고 견뎌내면 어김없이 따스한 봄날이 찾아오고 아름답게 꽃 피울 것이라는 작지만 단단한 믿음을 가져봅니다. 간혹 찬란한 봄을 시샘하는 황사가 하늘을 온통 누렇게 뒤덮어도, 밤새 비가 내려 막 꽃피운 꽃잎들을 대기 중에 이리저리 흩어놓아도 봄은 정녕 따사롭고 아름답습니다.
--- p.19~22p

암벽 틈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풀꽃도 피어 있다.
틈이 생명줄이다.
틈이 생명을 낳고 생명을 기른다.
틈이 생긴 구석.
사람들은 그걸 보이지 않으려 안간힘 쓴다.
하지만 그것은 누군가에게 팔을 벌리는 것.
언제든 안을 준비 돼 있다고
자기 가슴 한 쪽을 비워놓은 것.
틈은 아름다운 허점.
틈을 가진 사람만이 사랑을 낳고 사랑을 기른다.
꽃이 피는 곳.
빈곳이 걸어 나온다.
상처의 자리. 상처에 살이 차 오른 자리.
헤아릴 수 없는 쓸쓸함 오래 응시하던 눈빛이 자라는 곳.
- 배한봉, 「빈곳」

언젠가 깨진 바위틈에서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을 보고 기쁘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도저히 생명의 싹을 틔울 수 없을 것만 같은 그 자리에 어디선가 날아온 흙이 시나브로 쌓이고, 들꽃 씨앗도 떨어져 싹을 틔운 듯했습니다. 그 위에 이따금 한 번씩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며 그 식물을 키워 마침내 아름다운 꽃을 피운 듯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 가치 있는 것들은 ‘틈’에서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깨진 바위 틈새에 떨어져 싹을 틔우고, 잎과 줄기를 키우고, 마침내 예쁜 꽃을 피운 그 식물처럼, 물건과 물건의 틈, 사람과 사람의 틈에서 모든 찬란하고 향기로운 것들이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틈’을 다른 말로 바꾸면 ‘사이’입니다. ‘관계’라고도 하죠. 인간의 모든 삶은 사람과 사람 사이, 즉 관계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밀도 있는 관계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잎과 줄기를 키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젊어서는 빈틈없는 사람이 되고자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일을 해도 빈틈없이 마무리하려 노력했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책잡히지 않으려, 말과 행동에 틈을 보이지 않으려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시간이 가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틈이 없는 삶’이 아름다운 삶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됩니다. 생각에, 삶에, 관계에 적당히 틈을 남겨두고 조금은 헐겁게, 조금은 여유롭게 사는 삶이 오히려 찬란하고 향기로운 삶이란 걸 깨닫게 됩니다.

틈을 가진 사람만이, 자기 가슴 한쪽을 비워놓은 사람만이 사랑의 싹을 틔우고 사랑의 꽃을 피웁니다. 이제, 틈을 보이며 살겠습니다.
--- p.141~142

사업하다 집 날린 가장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처자식들 데리고 길거리로, 혹은 지하 단칸방으로 옮겨갔을 그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자식 하는 일이 잘되면 좋겠지만, 그마저 신통찮아 홀로 사는 아버
지의 마지막 거처까지 은행에 담보 잡히는 아들이 얼마나 못마땅했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아들의 청을 들어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누구에게나 새날이 찾아오는 것처럼
지상地上은 누구에게나 길을 내어준다
새벽의 미명未明을 가르며 달리는 사람
날마다 꿈을 꾸며 세상 속을 달리는 사람
그대 앞에 길은 그대와 함께 달린다
그대 가는 곳에 비로소 길이 열린다
(중략)
오늘 그대가 흘리는 땀과 눈물은
한겨울에도 향기 높은 꽃을 피운다
오늘 밤 불은 꺼지지 않고
침상 위로 멀리 높이 날아오르는 새
먼 바다가 그대를 향해 파도치며 달려오고
한겨울을 지낸 눈부신 봄꽃들이
사시사철 천사의 이름으로 피어서
그대 이름을 불러준다
살아가는 일에 상처받더라도
그대여, 다시 일어나라
어둠은 잠시일 뿐, 새날은 눈부시다
세상은 모두 그대의 것이다
- 김종해, 「어둠은 잠시, 새날은 눈부시다」 중에서

그래도, 다시 일어서기를 마음속으로 빕니다. 한 번 넘어지고 또 넘어져 그 상처가 깊고 아파도 이 악물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걸어가기를 빕니다. 세상은 그래도, 그대에게 길을 내어 줄 것이라고 믿어봅니다.
어둠은 잠시이고, 새날은 눈부십니다.
--- p.20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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