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6
제1권 9 제2권 277 제3권 493 해설_미운 오리 새끼의 눈부신 비상 763 제인 오스틴 연보 775 |
Jane Austen
제인 오스틴의 다른 상품
패니 프라이스는 겨우 열 살이었다. 첫인상으로 봐서는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구석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친척들 눈에 거슬리는 면은 없었다. 나이에 비해 몸집이 작은 편이고 안색은 밝지 않았으며, 눈에 띄게 예쁘지도 않았다. 무척 겁이 많고 수줍음을 많이 탔으며, 주목받지 않으려고 움츠리기만 했다. 하지만 어색해하면서도 태도가 상스럽지는 않았고 목소리도 예뻤다. 말할 때 짓는 표정도 귀여웠다. 토머스 경과 레이디 버트럼은 아주 다정하게 아이를 맞아주었다. 아이가 너무 주눅 들어 있는 것을 본 토머스 경은 달래주려고 온갖 것을 다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부적절하기 짝이 없는 그 근엄한 거동부터 거두었어야 했다. --- p.25~26
“금지된 일이라니요! 말도 안 돼요! 그런 식으로 나갈 수 있고말고요. 그렇게 하겠어요. 아시다시피 러시워스 씨는 곧 돌아올 테고, 우리가 그 사람 시야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혹시 우리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해도 프라이스 양이 친절하게 사정을 설명해주실 겁니다. 저기 저 작은 언덕 근처나 그 언덕 위의 작은 참나무 숲에서 우리를 찾을 수 있을 거고요.” 패니는 부적절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두 사람을 만류하려 했다. “그러다 다칠 거예요, 언니.” 그녀가 큰 소리로 말했다. “담장 못에 긁혀 분명 다칠 거예요. 겉옷도 찢어질 거고요. 은장으로 굴러떨어질 위험도 있어요. 가지 않는 편이 낫겠어요.” 그녀가 이런 말을 하는 동안 사촌 언니는 벌써 문을 넘어 그 반대편에 가 있었다. 무사히 성공해서 기분이 무척 좋은지 버트럼 양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 패니. 하지만 나도 무사하고 내 겉옷도 멀쩡해. 자, 그럼 안녕.” --- p.163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그는 자신이 극장 무대 위에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리고 고래고래 소리를 내지르고 있던 청년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차렸다. 청년은 그를 때려눕히기라도 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톰이 다른 쪽 문으로 들어온 시점은 예이츠가 토머스 경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예행연습의 전 과정을 통틀어 그가 시작한 연기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할 연기를 시작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는 그 순간만큼 표정을 침착하게 유지하기 힘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했다. 얼떨결에 난생처음 무대에 서게 된 아버지가 근엄하지만 황당해하며 놀라는 모습과, 격정에 빠져 있던 빌덴하임 남작이 의젓하고 여유로운 예이츠로 서서히 바뀌어가는 모습은 정말이지 대단한 구경거리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엄청난 연기였다. --- p.291 |
역사적인 데뷔작부터 미완성 유작에 이르기까지
제인 오스틴의 전 작품을 망라한 결정판! 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제인 오스틴은 모든 작가들이 꿈꾸는 별과 같은 존재다.” _조앤 K. 롤링 2017년 제인 오스틴 사후 200주년을 앞두고 시공사에서 국내 최초로 ‘제인 오스틴 전집’을 출간한다. 오늘날 셰익스피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영국 작가이자, ‘제인주의자(Janeite)’라 불리는 열혈 독자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내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오스틴은 국내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고전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특히 키라 나이틀리 주연의 2005년 작 「오만과 편견」을 비롯, 오스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상 작품들이 꾸준히 소개되면서 국내외 어느 현역 작가 못지않게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그간 오스틴의 작품은 대표작 한두 종을 위주로 여러 출판사에서 드문드문 소개되는 데 그쳤으나, 이번에 출간되는 ‘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은 첫 출간작인 『이성과 감성』부터 대표작 『오만과 편견』, 오스틴 사후에 발표된 『노생거 수도원』과 『설득』까지 장편소설 여섯 편을 빠짐없이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10대 시절 오스틴의 반짝이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중편 「레이디 수전」과,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하고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써 내려간 「왓슨 가족」, 죽기 직전까지 집필 의지를 꺾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마지막 소설 「샌디턴」 등 지금껏 한 번도 정식으로 소개된 적 없는 초기작과 미완성 유작들을 한 권으로 엮어 국내 초역으로 선보인다. 정확하고 감각적인 번역으로 원작의 묘미를 살리고, 독자들이 보다 편히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당대 영국의 관습과 표현 등은 충실한 주석을 달아 보완했다. 이에 더해 영국 문화를 알리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인 주한영국문화원의 추천을 받은 이번 전집은 제인 오스틴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추천의 말 “18세기 영국 시골 마을에서 마흔두 해 짧은 생을 살다 간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건 매우 경이로운 일이다. 남녀의 성 역할, 사회적 지위, 돈, 결혼, 그리고 사랑까지……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담긴 다양한 주제는 200년 전 햄프셔의 작은 마을에 살았던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사는 우리네 삶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요소들이다. 곧 이 위대한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꼭 200년이 된다. 부디 이 책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널리 사랑받아 다음 200년간도 유효한 고전으로 남게 되길 바란다.” _마틴 프라이어(주한영국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