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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이에몬

웃는 이에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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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480g | 137*196*30mm
ISBN13 9788991931749
ISBN10 89919317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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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몬의 몸은 야음과 뒤섞였다.
이에몬은 이와를 안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니―이에몬은 이와를 끌어당겼다.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니―이와는 몸을 맡겼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고, 그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이걸로 됐다. 남녀간의 정이란 그 이상은 전부 속임수이고, 그렇게 할 수 있는 한 그 이하는 있을 수 없으므로―.
전부, 모든 것은 먹을 칠한 듯한 칠흑 같은 어둠 속의 일이다. 불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는, 이에몬은 자신을 단단히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집요하게, 유난히 집요하게, 자신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이에몬은 이와를 꽉 안았다. --- p.150

이에몬은 장지 종이를 꼼꼼하게 발라 나간다.
가만히 쓰다듬는다.
이와를 생각한다.
이에몬은 아무래도 이와를 사랑하는 것 같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혼자 있을 때뿐이다.
어쩌다가 한순간 가슴속에 이와에 대한 마음이 스치곤 한다.
그럴 때는 반드시 어딘가 켕기는 기분이 든다. --- p.163

왜냐하면―확실히 우메의 마음은 이에몬을 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몬이 있는 동안은, 아무래도 죽을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바라보기만 해도 작은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우메는 기헤이의 꿍꿍이대로 덫에 빠져 가는 한심한 자신을 비웃었다.
그러는 한편으로 이에몬을 걱정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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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이에몬』에는 괴담에 마땅히 따르는 초현실적인 요소가 일절 배제되어, 말하자면 괴이함이 합리적으로 설명되어 있어, ‘세상에 불가사의한 것이란 없는’소설이 되었다. 말하자면 교고쿠도의 필터를 통과하고 난 후의 ‘요쓰야 괴담’이라고 할까.
원령도 신앙도 사라지고 난 후 남은 것은, 오직 이에몬과 이와의 너무나 서투르면서도 안타까운 사랑의 이야기뿐.
군더더기를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쳐내고 철저하게 계산된 문장으로 옛날이야기를 그려 낸 『웃는 이에몬』은, 교고쿠의 다른 작품의 장황함이나 기교적인 등장인물에 익숙하지 못한 독자층에게도 충분히 환영받을 만한 작품이다. 반면 깊이 있고 뛰어난 인물 묘사나 특출난 위트 덕분에 오히려 교고쿠 미스터리의 골계가 명확하게 보이기도 한다.
본격 미스터리적인 트릭을(일종의 독자 서비스적으로) 사용했느냐를 따지면 이 책은 분명 추리소설의 범주에는 속하지 않지만, 괴력난신(怪力亂神)이라고 얘기되어 오던 사건을 인간 심리 안에 풀어 낸 솜씨는 그야말로 최고의 심리 미스터리다.
오오모리 노조미 (평론가, 번역가)
교고쿠의 『웃는 이에몬』을 처음으로 읽었을 때 놀란 것은(그야말로 경악이었다), 내가 오랜 사료들을 발굴하고 조사해서 막연하게나마 연구자의 측면에서 도달하고자 한, 미스터리한 에도 시대 무가(武家)의 ‘어둠의 세계’가, 교고쿠에 의해 명확하게 재현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무서울 정도로 대단한 소설이었던가, 하고 새삼 생각했다.
다카다 마모루 (국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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