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김햇살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쓴 일기가 이렇게 동화책으로 나온다니 너무너무 신기하고 즐겁습니다.
저와 사랑이 형과 한결이가 힘을 합쳐서 동화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힘이 들었지만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면서 너무 재미있고 생각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잘 완성했습니다.
저희가 태어난 곳은 모두 다른데 지금은 한 집에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가족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행복한 우리 가족이 사는 강릉으로 놀러 오세요! --- 주인공 김햇살
동산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한 그루 있었어요. 키는 어른 서너 배쯤 되고 초록 잎이 무성했어요. 가장 굵은 가지에 튼튼한 두 줄로 그네가 매여 있었지요. 다섯 살 훈이는 그네에 앉아 그넷줄을 붙잡았어요.
“준비됐어, 훈아?”
등 뒤에서 엄마가 말했어요.
“응!”
훈이는 작고 하얀 손으로 그넷줄을 꽉 잡았어요.
엄마가 등을 밀어 주자 그네가 움직였어요. 점점 높이 올라갔다 내려왔다 했지요.
“와! 신난다! 엄마, 더 밀어 줘. 더 세게, 더 세게!”
그런데 엄마가 아무 대답이 없는 거예요. 등에서 엄마의 손길도 느낄 수 없었고요. 훈이는 두 발로 땅을 디뎌 그네를 멈추었어요. 그러고는 뒤를 돌아보니, 엄마가 보이지 않았어요.
“엄마! 엄마! 엄마?”
훈이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나무 뒤, 바위 뒤, 동산 이곳저곳을 찾아다녔지만 엄마는 아무데도 없었어요.
“엄마, 엄마, 엄마……!”
“훈이가 오늘은 낮잠을 오래 자네. 훈아,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선생님이 훈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훈이는 눈을 반쯤 뜨고는 멍한 표정으로 가만히 누워 있었지요.
한 달에 한 번 오던 엄마
눈, 코, 입이 자꾸 희미해져요.
세 달이 지나도 안 오는 엄마
눈, 코, 입이 자꾸 잊혀져 가요.
훈이는 아기집에서 살아요. 아기집은 엄마 아빠 대신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사는 큰 집이에요. 훈이를 낳아 준 엄마는 한 달에 한 번씩 훈이를 찾아왔는데, 이제 오지 않아요. 훈이는 엄마 얼굴이 잘 그려지지 않아요. 그냥 희미하게, 안개처럼, 그리운 마음만 뽀얗게 남아 있어요.
21-22쪽
엄마는 안방에 가서 큰 가방을 꺼내 가지고 왔어요.
“여기다 싸.”
엄마가 다니엘에게 가방을 건넸어요.
어깨가 축 처진 다니엘은 가방을 질질 끌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그러고는 주섬주섬 옷이랑 책을 가방에 넣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문 앞에 선 채 다니엘을 지켜보았고요.
‘다니엘이 온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장난을 너무 심하게 쳐서 떠나는 건가?’
햇살이는 다니엘이 떠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엄마가 그렇게 말했으니 어쩔 수 없나 보다 싶었어요.
“잘 가.”
햇살이가 손을 흔들면서 슬픈 목소리로 다니엘에게 인사했어요.
다니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안녕.”
요한이 형도 풀죽은 목소리로 인사했어요.
다니엘은 묵묵히 짐만 쌌어요.
“빠이.”
사랑이도 굳은 얼굴로 인사했지요.
다니엘의 표정이 일그러졌어요.
“안녕, 형.”
한결이도 어두운 얼굴로 인사했지요.
다니엘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졌을 때였어요.
“너희들 정말 보자보자 하니까!”
무시무시한 고함 소리에 햇살이가 돌아보니 엄마가 붉으락푸르락해진 얼굴로 서 있었어요.
“엄마가 야단치느라고 그랬지, 정말 나가란 소리겠니? 나가긴 어딜 나가? 다 엄마 아들인데! 그리고 엄마가 나가라고 한다고 해도 형제가 돼 가지고 ‘안녕’이 뭐니? 보내지 말라고 엄마를 붙들고 매달려야지. 너희들 형제 맞니?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구나?”
엄마의 목소리는 아까 다니엘을 야단칠 때보다 백 배 천 배는 더 쩌렁쩌렁했어요.
47-48쪽
“다니엘, 도와줘!”
다니엘이 아기 한 명을 안아 주었어요. 그러고는 아기를 살살 흔들어 줬고요. 아기가 까르르 웃었지요.
햇살이는 양팔로 아기를 한 명씩 안고 바닥에 앉아 있었어요. 아기들은 땅에 엉덩이를 붙이고 허리 위쪽만 엉거주춤하게 햇살이 품에 안겨 있었지요.
“너는 형아가 안아 줄게.”
한결이가 햇살이 품에서 아기 한 명을 들어올리며 말했어요.
행복이는 바닥에 앉아 주위 친구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씨익 웃으면서 또래 여자 아기의 얼굴을 덥석 만졌어요.
“으~앙!”
여자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자, 요한이 형이 달려와 아기를 다독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행복이도 울음을 터뜨리지 뭐예요.
“행복아, 미안하다. 너는 잠깐 기다려!”
요한이 형이 여자 아기를 안아 들며 말했어요.
요한이 형이 여자 아기를 안고 춤을 추자, 두 아기의 울음이 잦아들었지요.
커다란 집에는 팔도 많지만
커다란 집에는 아기도 많지요.
많은 팔로 끙끙 열심히 해도
아기들을 모두 다 안아 주긴 힘들어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팔을 더해 줘요.
아기들을 모두, 포근히 안아 주게요.
--- 본문 중에서